“신붓값 반환 거부하면 구금”…중국 법원, 이례적 생중계

입력 2024.05.11 (06:39) 수정 2024.05.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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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에게 '차이리'라고 불리는, 일종의 신붓값을 주는 문화가 있는데요.

신부 측이 거액을 요구해 분쟁이 자주 생기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논란이 끊이질 않자, 중국 법원이 신붓값 반환을 거부하는 여성을 구금하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제 집행에 나선 법원 직원들이 가정집에 들이닥칩니다.

신랑에게 받은 신붓값, 이른바 '차이리'를 이혼 뒤에도 돌려주지 않는 여성을 구금하러 온 겁니다.

중국 법원은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법원 직원/생중계 : "남성은 (결혼 후에야) 여성이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구금 장소까지 끌려가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서도 돌려줄 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왕○○/'신붓값' 사건 피고인 : "신붓값은 다 써버렸어요. 어떻게 돌려주죠? 저는 직업도 없어요. 재산도 다 저당 잡혔다고 말했어요."]

지난 2월,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신붓값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면서 남성이 반환을 요구하면 승소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남성이 아파트를 마련해오라는 예비 처가의 압박에 가짜 현금을 준비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사회에서 무리한 신붓값을 요구하는 악습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부유층 사이에선 신붓값이 우리 돈 2억여 원에 달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결혼한 중국 신부의 약 80%가 신붓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구금 장면까지 공개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신붓값을 근절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화면제공:빌리빌리·더우인·하오칸스핀/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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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붓값 반환 거부하면 구금”…중국 법원, 이례적 생중계
    • 입력 2024-05-11 06:38:59
    • 수정2024-05-11 08:02:41
    뉴스광장 1부
[앵커]

중국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에게 '차이리'라고 불리는, 일종의 신붓값을 주는 문화가 있는데요.

신부 측이 거액을 요구해 분쟁이 자주 생기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논란이 끊이질 않자, 중국 법원이 신붓값 반환을 거부하는 여성을 구금하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제 집행에 나선 법원 직원들이 가정집에 들이닥칩니다.

신랑에게 받은 신붓값, 이른바 '차이리'를 이혼 뒤에도 돌려주지 않는 여성을 구금하러 온 겁니다.

중국 법원은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법원 직원/생중계 : "남성은 (결혼 후에야) 여성이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구금 장소까지 끌려가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서도 돌려줄 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왕○○/'신붓값' 사건 피고인 : "신붓값은 다 써버렸어요. 어떻게 돌려주죠? 저는 직업도 없어요. 재산도 다 저당 잡혔다고 말했어요."]

지난 2월,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신붓값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면서 남성이 반환을 요구하면 승소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남성이 아파트를 마련해오라는 예비 처가의 압박에 가짜 현금을 준비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사회에서 무리한 신붓값을 요구하는 악습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부유층 사이에선 신붓값이 우리 돈 2억여 원에 달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결혼한 중국 신부의 약 80%가 신붓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구금 장면까지 공개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신붓값을 근절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화면제공:빌리빌리·더우인·하오칸스핀/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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