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3년간 5·18 기념사 분석

입력 2024.05.22 (21:46) 수정 2024.05.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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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이 지난 주말에 열렸죠.

윤석열 대통령이 3년 연속 참석하면서 기념사의 메시지가 주목되는데요.

오늘은 5·18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앞으로의 계승 방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통령 기념사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죠.

[기자]

네, 특히 보수 정부의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만 왔습니다.

당시에 대통령 참석 여부를 떠나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까지 있었던 걸 생각해 보면 그만큼 5·18의 위상이 공고해졌고, 그래서 대통령의 기념사에 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앵커]

그러면 올해 5·18 기념사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좀 정리를 해 주실까요?

[기자]

네. 눈에 띄는 문장 그리고 전체 기념사가 어떻게 어떤 흐름을 가지고 좀 쓰여졌는지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기념사 첫 부분을 보면 5월의 상징이기도 하죠.

이팝나무 꽃을 언급하면서 44년 전 광주시민들의 투쟁과 희생을 되새겼습니다.

이 덕분에 자유민주주의도 꽃 피웠다는 그런 언급도 했고요.

그런데 이 "하지만"이라는 접속어에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정치적 자유가 확장이 됐지만 경제적 자유, 경제적 자유라는 조금 생소한 표현을 썼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고 한 건데 그러면서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서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높이는 게 오월 정신 계승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다시 이걸 정리를 해보면 먼저 5·18과 광주에 감사를 한 뒤에 오월 정신을 '자유민주주의'로 재해석하고 이를 계승하기 위해서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서 쓰여졌습니다.

[앵커]

오월 정신이 경제성장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그러면 이쯤에서 지난 기념사는 어땠는지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사실 이런 흐름이 전체 기념사 3년간의 기념사에서 유사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념사를 보면 마찬가지로 오월 영령에 감사를 표한 다음에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다" 라고 했고요.

그 후에 이 "AI 첨단 기술 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뤄서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으로 5월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이렇게 썼습니다.

그리고 2022년 기념사도 한번 보면요.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다", 비슷한 표현이 등장을 하죠.

또 역시 "AI와 첨단 과학기술로 산업 고도화를 이뤄야 한다" 이렇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2024년뿐 아니라 22년, 23년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 반복된다. 이런 점을 분석을 통해서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진짜 들어보니까 역대 어떤 기념사의 표현이나 흐름이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흐름만 비슷한 게 아니라 문장 구조 그리고 표현까지 거의 유사하게 나와서 이게 지난해에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좀 보여드리면요. 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다" 앞서도 읽어드린 표현인데요.

그리고 "AI와 첨단 기술 기반의 고도화를 이뤄야 한다" 이게 2022년과 23년에 거의 유사하게 이렇게 서술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23년에는 기념사 분량도 굉장히 짧아서 '성의가 없다.' 2022년을 기념사 내용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 아니냐' 이런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반면 올해는 비유도 활용하고 또 경제성장에 더해서 '분배'도 언급하는 등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긴 하는데, 진상규명이나 가해자 처벌 같은 구체적 내용이 없어서 '알맹이가 빠졌다' 이런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거기다가 사실 올해 무엇보다 주목됐던 주제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내용이었는데 이게 지금 이 내용도 좀 빠졌어요. 이게 사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헌법 수록 약속이 말씀하신 대로 공약이었는데 올해를 포함해서 3년간의 기념사에 이걸 약속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기념사들과 올해 것의 차이점은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 좀 살펴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022년과 23년의 기념사를 보면 "오월 정신이 헌법 정신 그 자체다" 해서 헌법이라는 말이 언급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이 헌법이라는 말 자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예 이게 누락이 된 건데,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벌써 야권을 중심으로 5·18 정신 수록을 비롯한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이런 해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제 5·18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위한 개헌 논의도 이 부분 좀 잘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오늘 내용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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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3년간 5·18 기념사 분석
    • 입력 2024-05-22 21:46:03
    • 수정2024-05-22 22:07:12
    뉴스9(광주)
[앵커]

5·18 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이 지난 주말에 열렸죠.

윤석열 대통령이 3년 연속 참석하면서 기념사의 메시지가 주목되는데요.

오늘은 5·18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앞으로의 계승 방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통령 기념사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 기자,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죠.

[기자]

네, 특히 보수 정부의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만 왔습니다.

당시에 대통령 참석 여부를 떠나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까지 있었던 걸 생각해 보면 그만큼 5·18의 위상이 공고해졌고, 그래서 대통령의 기념사에 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앵커]

그러면 올해 5·18 기념사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좀 정리를 해 주실까요?

[기자]

네. 눈에 띄는 문장 그리고 전체 기념사가 어떻게 어떤 흐름을 가지고 좀 쓰여졌는지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기념사 첫 부분을 보면 5월의 상징이기도 하죠.

이팝나무 꽃을 언급하면서 44년 전 광주시민들의 투쟁과 희생을 되새겼습니다.

이 덕분에 자유민주주의도 꽃 피웠다는 그런 언급도 했고요.

그런데 이 "하지만"이라는 접속어에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정치적 자유가 확장이 됐지만 경제적 자유, 경제적 자유라는 조금 생소한 표현을 썼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고 한 건데 그러면서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서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높이는 게 오월 정신 계승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다시 이걸 정리를 해보면 먼저 5·18과 광주에 감사를 한 뒤에 오월 정신을 '자유민주주의'로 재해석하고 이를 계승하기 위해서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서 쓰여졌습니다.

[앵커]

오월 정신이 경제성장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그러면 이쯤에서 지난 기념사는 어땠는지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사실 이런 흐름이 전체 기념사 3년간의 기념사에서 유사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념사를 보면 마찬가지로 오월 영령에 감사를 표한 다음에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다" 라고 했고요.

그 후에 이 "AI 첨단 기술 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뤄서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으로 5월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이렇게 썼습니다.

그리고 2022년 기념사도 한번 보면요.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다", 비슷한 표현이 등장을 하죠.

또 역시 "AI와 첨단 과학기술로 산업 고도화를 이뤄야 한다" 이렇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2024년뿐 아니라 22년, 23년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 반복된다. 이런 점을 분석을 통해서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진짜 들어보니까 역대 어떤 기념사의 표현이나 흐름이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흐름만 비슷한 게 아니라 문장 구조 그리고 표현까지 거의 유사하게 나와서 이게 지난해에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좀 보여드리면요. 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다" 앞서도 읽어드린 표현인데요.

그리고 "AI와 첨단 기술 기반의 고도화를 이뤄야 한다" 이게 2022년과 23년에 거의 유사하게 이렇게 서술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23년에는 기념사 분량도 굉장히 짧아서 '성의가 없다.' 2022년을 기념사 내용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 아니냐' 이런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반면 올해는 비유도 활용하고 또 경제성장에 더해서 '분배'도 언급하는 등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긴 하는데, 진상규명이나 가해자 처벌 같은 구체적 내용이 없어서 '알맹이가 빠졌다' 이런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거기다가 사실 올해 무엇보다 주목됐던 주제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내용이었는데 이게 지금 이 내용도 좀 빠졌어요. 이게 사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헌법 수록 약속이 말씀하신 대로 공약이었는데 올해를 포함해서 3년간의 기념사에 이걸 약속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기념사들과 올해 것의 차이점은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 좀 살펴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022년과 23년의 기념사를 보면 "오월 정신이 헌법 정신 그 자체다" 해서 헌법이라는 말이 언급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이 헌법이라는 말 자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예 이게 누락이 된 건데,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벌써 야권을 중심으로 5·18 정신 수록을 비롯한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이런 해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제 5·18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위한 개헌 논의도 이 부분 좀 잘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오늘 내용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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