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처럼 떠오른 열기구 성화대…파리의 새 랜드마크 될까?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4.08.10 (13:00) 수정 2024.08.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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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자 프랑스 파리 상공에 떠오르는 열기구. 에펠탑과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치 달처럼 파리 야경을 빛내는 열기구는 2024 파리올림픽의 성화대입니다.

파리 전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목격되는 열기구 성화대가 파리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의 입소문까지 타면서 SNS엔 열기구 성화대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당이 어디인지까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파리시 역시 카루젤 광장과 샹젤리제 거리와 리볼리가 등 열기구 성화대를 잘 볼 수 있는 장소 5곳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파리 시내에서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촬영하는 사람들.파리 시내에서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촬영하는 사람들.

개선문 사이로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개선문 사이로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

■ 낮 시간대엔 무료 개방…10만 장 이미 매진

올림픽 성화대는 통상 주 경기장에 세워지지만, 이번에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도록 파리 시내 튈르리 정원에 설치했습니다.

올림픽 성화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올림픽 성화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해가 떠 있는 동안엔 튈르리 정원 연못 위에 설치된 올림픽 성화대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시간당 1,200명씩 성화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사전 예약표를 무료로 배포했는데, 사이트가 열린 지 하루 만에 10만 장의 표가 매진됐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파리 교외에 거주하는 클로에 레종 씨는 "이미 모든 표가 매진돼 입장할 수 없어 멀리서나마 성화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올림픽 정신을 잘 구현한 성화대인 것 같다. 정말 아름답다"고 극찬했습니다.

■ 열기구 성화대 어떻게 탄생했나…화석연료 대신 인공불꽃

성화대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사실 실제 불이 아닙니다. 지속 가능한 올림픽 취지에 맞춰 화석연료 대신 수증기와 LED로 만든 인공불꽃이 사용됐습니다. 프랑스 전력공사 EDF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했습니다.

LED의 밝기는 4백만루멘으로 강력해 대낮에도 불꽃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시간당 25㎾의 전력과 2∼3㎥의 물이 사용되며, 이 물의 일부는 다시 물방울 형태로 연못에 떨어져 순환됩니다.

실제 성화는 안전하게 랜턴에 담아 역시 튈르리 정원 한쪽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열기구 모양으로 성화대를 만든 건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1783년 열기구를 최초로 발명한 이들이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튈르리 정원은 몽골피에 형제가 최초로 열기구를 띄웠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영감을 얻어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고안해낸 마티외 르아뇌르 디자이너는 "가능한 한 접근하기 쉽고, 눈에 잘 띄고, 개방적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성화대도, 또 실제 불꽃이 아닌 성화대도 처음이다. 많은 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보기 위해 거리로 몰린 사람들.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보기 위해 거리로 몰린 사람들.

■ 새 랜드마크로 떠오른 열기구 성화대...영구 보존까지?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는 현지시각 11일 올림픽 폐막식 이후에도 자리를 지킵니다. 다만 성화대를 밝히는 불꽃은 잠시 꺼졌다가 오는 28일 패럴림픽 개막과 함께 다시 불을 밝힐 예정입니다.

패럴림픽 개막식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콩코르드 광장으로 이어지는 성화대 옆에서 열릴 예정인 만큼,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성화대는 패럴림픽이 종료되는 9월 8일 이후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성화대를 내친 김에 그대로 존치시키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배경으로 실제 성화가 담긴 랜턴을 들고 있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배경으로 실제 성화가 담긴 랜턴을 들고 있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

안 이달고 파리시장과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올림픽 성화대를 계속 튈르리 정원에 보관하자고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도 영구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올림픽 성화대를 영구 보존할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으며, 가브리엘 아탈 총리 역시 "좋은 아이디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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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처럼 떠오른 열기구 성화대…파리의 새 랜드마크 될까?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4-08-10 13:00:15
    • 수정2024-08-10 13:30:56
    올림픽 뉴스

어둠이 깔리자 프랑스 파리 상공에 떠오르는 열기구. 에펠탑과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치 달처럼 파리 야경을 빛내는 열기구는 2024 파리올림픽의 성화대입니다.

파리 전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목격되는 열기구 성화대가 파리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의 입소문까지 타면서 SNS엔 열기구 성화대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당이 어디인지까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파리시 역시 카루젤 광장과 샹젤리제 거리와 리볼리가 등 열기구 성화대를 잘 볼 수 있는 장소 5곳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파리 시내에서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촬영하는 사람들.
개선문 사이로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
■ 낮 시간대엔 무료 개방…10만 장 이미 매진

올림픽 성화대는 통상 주 경기장에 세워지지만, 이번에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도록 파리 시내 튈르리 정원에 설치했습니다.

올림픽 성화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해가 떠 있는 동안엔 튈르리 정원 연못 위에 설치된 올림픽 성화대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시간당 1,200명씩 성화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사전 예약표를 무료로 배포했는데, 사이트가 열린 지 하루 만에 10만 장의 표가 매진됐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파리 교외에 거주하는 클로에 레종 씨는 "이미 모든 표가 매진돼 입장할 수 없어 멀리서나마 성화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올림픽 정신을 잘 구현한 성화대인 것 같다. 정말 아름답다"고 극찬했습니다.

■ 열기구 성화대 어떻게 탄생했나…화석연료 대신 인공불꽃

성화대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사실 실제 불이 아닙니다. 지속 가능한 올림픽 취지에 맞춰 화석연료 대신 수증기와 LED로 만든 인공불꽃이 사용됐습니다. 프랑스 전력공사 EDF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했습니다.

LED의 밝기는 4백만루멘으로 강력해 대낮에도 불꽃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시간당 25㎾의 전력과 2∼3㎥의 물이 사용되며, 이 물의 일부는 다시 물방울 형태로 연못에 떨어져 순환됩니다.

실제 성화는 안전하게 랜턴에 담아 역시 튈르리 정원 한쪽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열기구 모양으로 성화대를 만든 건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1783년 열기구를 최초로 발명한 이들이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튈르리 정원은 몽골피에 형제가 최초로 열기구를 띄웠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영감을 얻어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고안해낸 마티외 르아뇌르 디자이너는 "가능한 한 접근하기 쉽고, 눈에 잘 띄고, 개방적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성화대도, 또 실제 불꽃이 아닌 성화대도 처음이다. 많은 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보기 위해 거리로 몰린 사람들.
■ 새 랜드마크로 떠오른 열기구 성화대...영구 보존까지?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는 현지시각 11일 올림픽 폐막식 이후에도 자리를 지킵니다. 다만 성화대를 밝히는 불꽃은 잠시 꺼졌다가 오는 28일 패럴림픽 개막과 함께 다시 불을 밝힐 예정입니다.

패럴림픽 개막식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콩코르드 광장으로 이어지는 성화대 옆에서 열릴 예정인 만큼,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성화대는 패럴림픽이 종료되는 9월 8일 이후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성화대를 내친 김에 그대로 존치시키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열기구 형태의 올림픽 성화대를 배경으로 실제 성화가 담긴 랜턴을 들고 있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
안 이달고 파리시장과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올림픽 성화대를 계속 튈르리 정원에 보관하자고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도 영구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올림픽 성화대를 영구 보존할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으며, 가브리엘 아탈 총리 역시 "좋은 아이디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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