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동성애·성전환’…미국 대선 쟁점 된 ‘LGBTQ’

입력 2024.10.17 (15:31) 수정 2024.10.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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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치러질 미국 대선의 쟁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성소수자 문제입니다.

민주당은 성소수자의 권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공화당은 이 같은 성소수자 정책을 대표적인 좌편향 정책으로 규정하고 이를 되돌리겠다는 입장인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군대에서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밝히는 이른바 커밍아웃을 했다는 이유로 군대에서 쫓겨났던 군인들이 명예 제대하게 됐다면서요?

[기자]

미 국방부는 성적 지향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군에서 쫓겨났던 800명 이상의 퇴역 군인들이 명예 제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1년 전부터 퇴역 군인 기록을 재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그 결과가 나온 건데요.

미국은 1990년대 이른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에 따라 군에서 성적 지향을 밝히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힌 수천 명이 군대에서 쫓겨나게 됐는데요.

이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명예 제대 소식을 발표하면서 군 복무를 위해 나섰지만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외면당한 용감한 미국인들의 봉사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성소수자 관련해 군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군인들을 사면했는데요.

이 밖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국 단위의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정부 기관 차원에서 성소수자 평등을 지원하도록 독려해 왔습니다.

[앵커]

민주당이 이들을 위해 많은 정책을 펼쳤는데, 미국에서는 이른바 LGBTQ로 불리는 성소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죠?

[기자]

민주당은 성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왔는데, 클린턴 정부 때부터 시작된 이 같은 정책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더 크게 확대됐습니다.

미국 성소수자 수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매년 급증해 30년 안에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지난여름에 열린 미국에서 가장 큰 성소수자 축제라고 불리는 뉴욕프라이드 행진 모습입니다.

2만 5천여 명이 퍼레이드에 동참하고 관람객도 250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뉴욕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 행진이 있었고 주요 언론들이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미국 최대 성소수자 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은 민주당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수백억 원의 후원금을 낼 뿐 아니라 정치 광고와 유세 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민주당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성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정책을 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캐더린 로칸드로/시카고 유권자 : "저는 이 나라의 여성과 성소수자들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보수층은 아주 큰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트럼프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양새죠?

[기자]

성소수자 정책이 확대되자 학부모와 보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성 정체성 관련 교육과 서적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학년 학생들에게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도록 하는 교육 법안을 채택한 주가 늘었는데요.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인 '자유를 위한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동성애 등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르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민주당의 정책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창립됐는데 불과 3년 만에 미국 전역에 10만 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단체로 성장했고, 트럼프 후보를 초청한 모임도 열고 있는데요.

또, 미국의 일부 기독교 단체도 최근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트럼프 후보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성소수자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보수 학부모 단체와 기독교 단체 등 종교 단체 중심으로 민주당의 성소수자 정책에 반대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빌리 플럼/조지아주 유권자 : "어린아이들에게 트랜스젠더나 드래그 퀸 같은 모든 이데올로기에 관해 얘기하고 책을 읽도록 할 때는 경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저는 조카들이 있는데 이런 일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다양한 성정체성을 인정하자는 입장인데, 보수 단체들은 이 같은 정책이 미국에 위협이 될 거로 보고 있는 거죠?

[기자]

보수 유권자들은 미국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 공동체로 가족과 교회를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정체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걸 넘어 장려하게 되면 가족뿐 아니라 교회 등 미국의 핵심 공동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성소수자 차별 방지 정책을 넘어서서, 성 중립 화장실을 공공기관에 설치하도록 하는 정책 등을 펼치자 너무 과도하다는 거부감이 보수 유권자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지난 3월 트랜스젠더 관련 기념일에 바이든 대통령이 트렌스젠더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며 격려했는데, 마침, 이날이 부활절과 같은 날이어서 기독교인들이 크게 분노했다고 합니다.

성소수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점차 미국에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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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동성애·성전환’…미국 대선 쟁점 된 ‘LGBTQ’
    • 입력 2024-10-17 15:31:02
    • 수정2024-10-17 16: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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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치러질 미국 대선의 쟁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성소수자 문제입니다.

민주당은 성소수자의 권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공화당은 이 같은 성소수자 정책을 대표적인 좌편향 정책으로 규정하고 이를 되돌리겠다는 입장인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군대에서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밝히는 이른바 커밍아웃을 했다는 이유로 군대에서 쫓겨났던 군인들이 명예 제대하게 됐다면서요?

[기자]

미 국방부는 성적 지향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군에서 쫓겨났던 800명 이상의 퇴역 군인들이 명예 제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1년 전부터 퇴역 군인 기록을 재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그 결과가 나온 건데요.

미국은 1990년대 이른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에 따라 군에서 성적 지향을 밝히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힌 수천 명이 군대에서 쫓겨나게 됐는데요.

이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명예 제대 소식을 발표하면서 군 복무를 위해 나섰지만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외면당한 용감한 미국인들의 봉사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성소수자 관련해 군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군인들을 사면했는데요.

이 밖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국 단위의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정부 기관 차원에서 성소수자 평등을 지원하도록 독려해 왔습니다.

[앵커]

민주당이 이들을 위해 많은 정책을 펼쳤는데, 미국에서는 이른바 LGBTQ로 불리는 성소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죠?

[기자]

민주당은 성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왔는데, 클린턴 정부 때부터 시작된 이 같은 정책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더 크게 확대됐습니다.

미국 성소수자 수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매년 급증해 30년 안에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지난여름에 열린 미국에서 가장 큰 성소수자 축제라고 불리는 뉴욕프라이드 행진 모습입니다.

2만 5천여 명이 퍼레이드에 동참하고 관람객도 250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뉴욕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 행진이 있었고 주요 언론들이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미국 최대 성소수자 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은 민주당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수백억 원의 후원금을 낼 뿐 아니라 정치 광고와 유세 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민주당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성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정책을 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캐더린 로칸드로/시카고 유권자 : "저는 이 나라의 여성과 성소수자들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보수층은 아주 큰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트럼프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양새죠?

[기자]

성소수자 정책이 확대되자 학부모와 보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성 정체성 관련 교육과 서적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학년 학생들에게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도록 하는 교육 법안을 채택한 주가 늘었는데요.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인 '자유를 위한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동성애 등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르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민주당의 정책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창립됐는데 불과 3년 만에 미국 전역에 10만 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단체로 성장했고, 트럼프 후보를 초청한 모임도 열고 있는데요.

또, 미국의 일부 기독교 단체도 최근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트럼프 후보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성소수자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보수 학부모 단체와 기독교 단체 등 종교 단체 중심으로 민주당의 성소수자 정책에 반대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빌리 플럼/조지아주 유권자 : "어린아이들에게 트랜스젠더나 드래그 퀸 같은 모든 이데올로기에 관해 얘기하고 책을 읽도록 할 때는 경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저는 조카들이 있는데 이런 일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다양한 성정체성을 인정하자는 입장인데, 보수 단체들은 이 같은 정책이 미국에 위협이 될 거로 보고 있는 거죠?

[기자]

보수 유권자들은 미국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 공동체로 가족과 교회를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정체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걸 넘어 장려하게 되면 가족뿐 아니라 교회 등 미국의 핵심 공동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성소수자 차별 방지 정책을 넘어서서, 성 중립 화장실을 공공기관에 설치하도록 하는 정책 등을 펼치자 너무 과도하다는 거부감이 보수 유권자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지난 3월 트랜스젠더 관련 기념일에 바이든 대통령이 트렌스젠더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며 격려했는데, 마침, 이날이 부활절과 같은 날이어서 기독교인들이 크게 분노했다고 합니다.

성소수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점차 미국에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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