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속수무책, 암담한 농심

<앵커 멘트>
이번 폭설로 특히 농촌지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축사와 비닐하우스 대부분이 무너졌습니다 피해현장을 윤수희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한우를 키우던 축사 지붕이 산산조각 난 채 내려앉았습니다.

지붕이 무너진 것은 어제 오후, 지난 4일 폭설에 이어 또 다시 내린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서윤호 (폭설 피해 농민): "어제 눈이 좀 녹았는데..녹은데다 다시 와버리니까 하중을 못 버틴 것 같아요"

준공한 지 이제 갓 한 달이 넘은 사료 공장도 지붕 일부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눈이 계속 쌓이면서 그동안 잘 버텼던 비닐하우스도 속속 쓰러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미 무너진 비닐하우스는 아예 응급 복구를 포기한 곳도 많습니다.

또 다시 내리는 눈으로 응급복구가 늦어지면서 이처럼 무너져내린 비닐하우스 안에는 수확을 기다리던 고추가 모두 얼어죽었습니다

<인터뷰>한경수 (폭설 피해 농민): "어제만 (눈이) 안 와도 어떻게 해볼라고 했는데..안 돼요.."

지난 4일 폭설에 무너진 양계장, 더 이상 피해를 막기 위해 눈을 쓸어내려 봐도 농가만의 힘으론 역부족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에 축사 붕괴까지 또 언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지 조마조마합니다.

<인터뷰>나승남 (폭설 피해 농민): "보온덮개 한 장 드는 것도 어렵습니다. 복구라는 자체가..그렇다 보니까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거죠..눈 녹기만 바라면서.."

그러나 지속되는 한파에 자원봉사 손길마저 거의 끊긴데다 오늘 하루 전남에서 동원된 장비라고는 굴삭기와 트럭 십여 대가 고작입니다.

<인터뷰>박병헌 (나주시 문평면 농정팀장): "지속적으로 눈이 오고 있고 중장비, 크레인이라든가..지원이 안되기 때문에 복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쌀 값 폭락에다 고유가로 암담한 호남 지역 농민들이 잇따르는 폭설 피해 속에 복구마저 늦어지면서 어느 해 보다 힘든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