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지통실 위치가”…‘계엄 후폭풍’ 군 기밀 공개 논란도

입력 2024.12.11 (13:42) 수정 2024.12.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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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질의하시는 중에 굉장히 정보 요원들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인데 그 정보 요원들 이름을 대면 큰일 납니다. 그 부분도 마찬가지고 그다음에 시설에 대한 얘기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저는 지금 저희가 물론 답변을 드리지만 저희들이 쌓아온 그 굉장한 자산들이 그냥 함부로 하나씩 날아가는 것이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이상입니다."
-이진우 수방사령관, 어제 국방위 긴급 현안 질의 중


■ "합참 지통실 위치가…" "그런 걸 얘기해도 되는 겁니까?"

어제 국회 국방위에서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두 번째 현안 질의가 진행됐습니다. 구속의 기로에 있던 김용현 장관을 대신해 집무를 보는 장관 직무대행 김선호 차관과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군인들의 지휘관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자정이 넘어서까지 진행되는 질의에서는 당일 상황에 대한 수많은 증언이 나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당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합참 지휘통제실 결심지원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바가 있냐고 묻자,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이 '잘 대답하라고'고 재차 묻자, 박 전 사령관은 '그런 곳이 아니다'라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이후 윤 대통령이 합참 지통실을 찾았지만, 간단한 상황 보고 후 긴 침묵이 이어졌다고 답했습니다. 이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박 전 사령관은 질의가 끝난 뒤 부연 설명을 하겠다며 입을 엽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금 발언 드릴 수 있는 시간을 주실 수 있겠냐"며 말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휘 통제하는 곳의 위치에 대한 개념을 좀 설명드리고 싶다"며 정확한 층수를 언급합니다. 곧바로 성 위원장이 "그런 걸 다 얘기해도 되냐"고 제지합니다. 이에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다시 정정하지만, 여전히 지휘통제실의 위치를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이어 박 전 사령관은 전투통제실에 대한 설명을 이어갑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선호 차관이 재차 이를 제지합니다. 김 차관은 "지금 총장(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이 중요한 전투 시설에 대한 개념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건 끊어달라"라고 요청한 겁니다. 그렇게 박 전 사령관의 추가 설명은 끝이 났습니다.

■ "답변드리지만 그동안 쌓아온 자산 날아가 마음 아파"

저녁 정회를 앞두고 추가 발언이 있냐는 성일종 위원장의 질문에 비상계엄과 관련해 직무 정지된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손을 들고 앞에 나섰습니다. 이 사령관은 "정보 요원들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인데 그 정보 요원들 이름을 대면 큰일 난다"며 "저희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드리고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자산이 날아가는 것이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질의 과정에서 정보사 특정 부대나 합참 벙커 등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는데 이 역시 모두 군 기밀로 분류되는 사안들입니다. 앞서 국회 정보위에서는 국정원 관계자 등의 출석이 예정돼 있던 현안 질의를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요구가 나오면서 사실상 파행한 적이 있습니다. 전례 없는 '비상계엄 사태'에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질의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지만, 답변 과정에서 기밀 공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성일종 위원장 역시 "질의할 때 지켜야 할 부분, 또 정보와 관련되는 이런 부분들은 좀 유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국방부는 대통령실과도 논의하지 않고 자체적인 직무 정지 인사 조처를 잇달아 발표하는 등 비상계엄 후폭풍을 진화하며 군 내부의 동요를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후폭풍은 '군사 기밀 공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군의 의지와는 다르게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픽: 반윤미
영상편집: 전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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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2-11 15: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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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질의하시는 중에 굉장히 정보 요원들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인데 그 정보 요원들 이름을 대면 큰일 납니다. 그 부분도 마찬가지고 그다음에 시설에 대한 얘기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저는 지금 저희가 물론 답변을 드리지만 저희들이 쌓아온 그 굉장한 자산들이 그냥 함부로 하나씩 날아가는 것이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이상입니다."
-이진우 수방사령관, 어제 국방위 긴급 현안 질의 중


■ "합참 지통실 위치가…" "그런 걸 얘기해도 되는 겁니까?"

어제 국회 국방위에서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두 번째 현안 질의가 진행됐습니다. 구속의 기로에 있던 김용현 장관을 대신해 집무를 보는 장관 직무대행 김선호 차관과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군인들의 지휘관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자정이 넘어서까지 진행되는 질의에서는 당일 상황에 대한 수많은 증언이 나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당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합참 지휘통제실 결심지원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바가 있냐고 묻자,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이 '잘 대답하라고'고 재차 묻자, 박 전 사령관은 '그런 곳이 아니다'라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이후 윤 대통령이 합참 지통실을 찾았지만, 간단한 상황 보고 후 긴 침묵이 이어졌다고 답했습니다. 이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박 전 사령관은 질의가 끝난 뒤 부연 설명을 하겠다며 입을 엽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금 발언 드릴 수 있는 시간을 주실 수 있겠냐"며 말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휘 통제하는 곳의 위치에 대한 개념을 좀 설명드리고 싶다"며 정확한 층수를 언급합니다. 곧바로 성 위원장이 "그런 걸 다 얘기해도 되냐"고 제지합니다. 이에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다시 정정하지만, 여전히 지휘통제실의 위치를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이어 박 전 사령관은 전투통제실에 대한 설명을 이어갑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선호 차관이 재차 이를 제지합니다. 김 차관은 "지금 총장(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이 중요한 전투 시설에 대한 개념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건 끊어달라"라고 요청한 겁니다. 그렇게 박 전 사령관의 추가 설명은 끝이 났습니다.

■ "답변드리지만 그동안 쌓아온 자산 날아가 마음 아파"

저녁 정회를 앞두고 추가 발언이 있냐는 성일종 위원장의 질문에 비상계엄과 관련해 직무 정지된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손을 들고 앞에 나섰습니다. 이 사령관은 "정보 요원들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인데 그 정보 요원들 이름을 대면 큰일 난다"며 "저희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드리고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자산이 날아가는 것이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질의 과정에서 정보사 특정 부대나 합참 벙커 등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는데 이 역시 모두 군 기밀로 분류되는 사안들입니다. 앞서 국회 정보위에서는 국정원 관계자 등의 출석이 예정돼 있던 현안 질의를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요구가 나오면서 사실상 파행한 적이 있습니다. 전례 없는 '비상계엄 사태'에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질의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지만, 답변 과정에서 기밀 공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성일종 위원장 역시 "질의할 때 지켜야 할 부분, 또 정보와 관련되는 이런 부분들은 좀 유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국방부는 대통령실과도 논의하지 않고 자체적인 직무 정지 인사 조처를 잇달아 발표하는 등 비상계엄 후폭풍을 진화하며 군 내부의 동요를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후폭풍은 '군사 기밀 공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군의 의지와는 다르게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픽: 반윤미
영상편집: 전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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