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K] 폭염·폭우·가뭄…기후 위기로 농작물 피해
입력 2024.12.25 (21:46)
수정 2024.12.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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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 해 제주 현안과 과제를 돌아보는 연말 기획 '기록 K' 세 번째 순서입니다.
역대급 폭염을 비롯해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제주 농업의 현주소를 임연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2024년 제주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올여름 제주지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26.3도, 역대 가장 높은 수칩니다.
폭염 일수도 21.3일,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해가 진 밤에도 꺾이지 않는 폭염의 기세로 두 달 이상 열대야가 나타나며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가을엔 늦더위와 함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지난달 1일.
11월 한 달간 내리는 평균 강수량에 3배가 넘는 물폭탄이 이날 쏟아졌습니다.
11월 하루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건 1923년 제주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100년 넘게 겪어본 적 없는 날씨였습니다.
[서민아/제주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 "제주도의 일반적인 기후 특성마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계절의 기후 변동성이 커져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 기후를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올해 이상 기후는 특히 농민들에겐 재난과 같았습니다.
올봄,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알맹이가 제대로 영글지 않는 벌마늘 현상이 도내 마늘밭 절반에서 확인됐고, 비를 맞은 메밀 이삭에 싹이 나는 '수발아' 현상으로 인해 도내 메밀밭의 40%가 농사를 망쳤습니다.
여름엔 당근밭이 바싹 메말라 싹도 제대로 틔우질 못했습니다.
이동식 물탱크까지 투입됐지만 농업용수 해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김경찬/월정리장/지난 8월 : "구좌 전 지역이고 성산, 표선 지역까지. 지금 당근 농가들은 지금 전쟁입니다. 물과의 전쟁."]
제주 대표 작물인 감귤도 폭염을 견디지 못하긴 마찬가지.
껍질이 벌어지는 '열과' 피해 규모가 커지자, 참다못한 농민들이 머리띠를 둘러야 했습니다.
["특별대책 수립을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육상뿐 아니라 바다 역시 펄펄 끓었습니다.
올해 두 달 넘게 이어진 고수온으로 도내 양식 넙치 221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3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칩니다.
잦은 이상 기후로 제주 농수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채호진/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 : "지금 농민들이 걱정하는 건 생산비나 이런 것이 오르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고. 기후 재난을 어떻게 버텨낼 건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로 인해 농민들에겐 다가올 새해가 희망과 기대보단 불안과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박미나·고준용
올 한 해 제주 현안과 과제를 돌아보는 연말 기획 '기록 K' 세 번째 순서입니다.
역대급 폭염을 비롯해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제주 농업의 현주소를 임연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2024년 제주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올여름 제주지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26.3도, 역대 가장 높은 수칩니다.
폭염 일수도 21.3일,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해가 진 밤에도 꺾이지 않는 폭염의 기세로 두 달 이상 열대야가 나타나며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가을엔 늦더위와 함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지난달 1일.
11월 한 달간 내리는 평균 강수량에 3배가 넘는 물폭탄이 이날 쏟아졌습니다.
11월 하루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건 1923년 제주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100년 넘게 겪어본 적 없는 날씨였습니다.
[서민아/제주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 "제주도의 일반적인 기후 특성마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계절의 기후 변동성이 커져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 기후를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올해 이상 기후는 특히 농민들에겐 재난과 같았습니다.
올봄,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알맹이가 제대로 영글지 않는 벌마늘 현상이 도내 마늘밭 절반에서 확인됐고, 비를 맞은 메밀 이삭에 싹이 나는 '수발아' 현상으로 인해 도내 메밀밭의 40%가 농사를 망쳤습니다.
여름엔 당근밭이 바싹 메말라 싹도 제대로 틔우질 못했습니다.
이동식 물탱크까지 투입됐지만 농업용수 해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김경찬/월정리장/지난 8월 : "구좌 전 지역이고 성산, 표선 지역까지. 지금 당근 농가들은 지금 전쟁입니다. 물과의 전쟁."]
제주 대표 작물인 감귤도 폭염을 견디지 못하긴 마찬가지.
껍질이 벌어지는 '열과' 피해 규모가 커지자, 참다못한 농민들이 머리띠를 둘러야 했습니다.
["특별대책 수립을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육상뿐 아니라 바다 역시 펄펄 끓었습니다.
올해 두 달 넘게 이어진 고수온으로 도내 양식 넙치 221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3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칩니다.
잦은 이상 기후로 제주 농수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채호진/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 : "지금 농민들이 걱정하는 건 생산비나 이런 것이 오르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고. 기후 재난을 어떻게 버텨낼 건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로 인해 농민들에겐 다가올 새해가 희망과 기대보단 불안과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박미나·고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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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제주 현안과 과제를 돌아보는 연말 기획 '기록 K' 세 번째 순서입니다.
역대급 폭염을 비롯해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제주 농업의 현주소를 임연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2024년 제주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올여름 제주지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26.3도, 역대 가장 높은 수칩니다.
폭염 일수도 21.3일,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해가 진 밤에도 꺾이지 않는 폭염의 기세로 두 달 이상 열대야가 나타나며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가을엔 늦더위와 함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지난달 1일.
11월 한 달간 내리는 평균 강수량에 3배가 넘는 물폭탄이 이날 쏟아졌습니다.
11월 하루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건 1923년 제주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100년 넘게 겪어본 적 없는 날씨였습니다.
[서민아/제주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 "제주도의 일반적인 기후 특성마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계절의 기후 변동성이 커져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 기후를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올해 이상 기후는 특히 농민들에겐 재난과 같았습니다.
올봄,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알맹이가 제대로 영글지 않는 벌마늘 현상이 도내 마늘밭 절반에서 확인됐고, 비를 맞은 메밀 이삭에 싹이 나는 '수발아' 현상으로 인해 도내 메밀밭의 40%가 농사를 망쳤습니다.
여름엔 당근밭이 바싹 메말라 싹도 제대로 틔우질 못했습니다.
이동식 물탱크까지 투입됐지만 농업용수 해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김경찬/월정리장/지난 8월 : "구좌 전 지역이고 성산, 표선 지역까지. 지금 당근 농가들은 지금 전쟁입니다. 물과의 전쟁."]
제주 대표 작물인 감귤도 폭염을 견디지 못하긴 마찬가지.
껍질이 벌어지는 '열과' 피해 규모가 커지자, 참다못한 농민들이 머리띠를 둘러야 했습니다.
["특별대책 수립을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육상뿐 아니라 바다 역시 펄펄 끓었습니다.
올해 두 달 넘게 이어진 고수온으로 도내 양식 넙치 221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3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칩니다.
잦은 이상 기후로 제주 농수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채호진/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 : "지금 농민들이 걱정하는 건 생산비나 이런 것이 오르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고. 기후 재난을 어떻게 버텨낼 건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로 인해 농민들에겐 다가올 새해가 희망과 기대보단 불안과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박미나·고준용
올 한 해 제주 현안과 과제를 돌아보는 연말 기획 '기록 K' 세 번째 순서입니다.
역대급 폭염을 비롯해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제주 농업의 현주소를 임연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2024년 제주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올여름 제주지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26.3도, 역대 가장 높은 수칩니다.
폭염 일수도 21.3일,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해가 진 밤에도 꺾이지 않는 폭염의 기세로 두 달 이상 열대야가 나타나며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가을엔 늦더위와 함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쏟아졌던 지난달 1일.
11월 한 달간 내리는 평균 강수량에 3배가 넘는 물폭탄이 이날 쏟아졌습니다.
11월 하루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건 1923년 제주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100년 넘게 겪어본 적 없는 날씨였습니다.
[서민아/제주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 "제주도의 일반적인 기후 특성마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계절의 기후 변동성이 커져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 기후를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올해 이상 기후는 특히 농민들에겐 재난과 같았습니다.
올봄,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알맹이가 제대로 영글지 않는 벌마늘 현상이 도내 마늘밭 절반에서 확인됐고, 비를 맞은 메밀 이삭에 싹이 나는 '수발아' 현상으로 인해 도내 메밀밭의 40%가 농사를 망쳤습니다.
여름엔 당근밭이 바싹 메말라 싹도 제대로 틔우질 못했습니다.
이동식 물탱크까지 투입됐지만 농업용수 해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김경찬/월정리장/지난 8월 : "구좌 전 지역이고 성산, 표선 지역까지. 지금 당근 농가들은 지금 전쟁입니다. 물과의 전쟁."]
제주 대표 작물인 감귤도 폭염을 견디지 못하긴 마찬가지.
껍질이 벌어지는 '열과' 피해 규모가 커지자, 참다못한 농민들이 머리띠를 둘러야 했습니다.
["특별대책 수립을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육상뿐 아니라 바다 역시 펄펄 끓었습니다.
올해 두 달 넘게 이어진 고수온으로 도내 양식 넙치 221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3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칩니다.
잦은 이상 기후로 제주 농수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채호진/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 : "지금 농민들이 걱정하는 건 생산비나 이런 것이 오르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고. 기후 재난을 어떻게 버텨낼 건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로 인해 농민들에겐 다가올 새해가 희망과 기대보단 불안과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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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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