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이어진 필사의 탈출

<앵커 멘트>

고속도로에 갇힌 운전자들은 눈보라속에 새벽까지필사의 탈출에 나서야 했습니다.
평소 30분거리를 빠져나오는데 10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유철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휴게소와 광주요금소 사이 18킬로미터구간, 어제와 오늘 새벽 사이 이 구간에 진입한 차량들은 속속 눈보라 속에 갇혀들었습니다.

어제 오후 12시 40분부터 차량 진입을 통제했지만 이미 진입한 천 2백여대의 차량은 꼼짝달싹 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박창수 (서울시 쌍문동): "서울에서 10시에 출발했거든요, 10시에 출발했으니까 거의 14시간 걸렸네요."

중앙분리대를 개방해 상,하행선 모두를 하행시켰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차 연료가 바닥나 히터조차 가동하지 못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얼어 붙었습니다.

<인터뷰>황용식 (차량 운전자): "기름 지원도 없고 환장해요 환장해 다 같은 마음일 거에요."

치워도 치워도 밤새 계속된 눈은 자꾸만 쌓여가기만 했습니다.

제설작업이 계속되면서 밀려난 눈이 도로갓길과 중앙분리대에 어른 무릎만큼이나 쌓였습니다.

군장병과 자원봉사자들이 음식물과 연료를 공급하기도 했지만 수많은 운전자들의 추위를 견디게 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했습니다.

평소 30분 정도면 통과하는 거리를 눈보라와 살을 에는 추위을 버티며 운전자들은 10시여 시간 만에 겨우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KBS 뉴스 유철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