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北 위조지폐’ 한-미 갈등

입력 2005.12.23 (22:1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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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위폐 의혹을 놓고 한미 두 나라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브시바오 주한 미대사가 연일 북한 위폐문제를 거론하자 우리 정부는 확인된 것이 아니라며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김정환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수퍼 노트로 알려진 미화 100달러 짜리 위폐 1700장이 국내에서 적발됐습니다.

브시바오 대사는 오늘 한 강연에서 북한의 위폐로 확인됐다며 이를 북한의 위폐 제조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인터뷰>알렉산더 브시바오 (주한 미 대사): "미 정부는 법의학이라든가 정보 분석 과정을 거쳐서 북한산이라고 믿게끔 된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또 북한이 위폐의 제조와 유통을 중단해도, 검증까지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알렉산더 브시바오 (주한 미국 대사): "북한이 불법 행동을 포기했다는 것을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같은 발언은 결국 대북 압박이 현실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북한 위폐 제조의 개연성과, 미국이 제시하는 증거의 신빙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보다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이 증거로 제시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다는 시변색 잉크를 북한이 수입했다지만 이 잉크는 90여 개 나라가 쓰는데다, 북한의 위폐 활동이 2000년 이후 확인되지 않고 있어, 확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근, 북한과 거래했던 마카오의 한 은행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아직은 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조사 결과가 주목됩니다.

미국의 강공이 주한 미대사에 의해 주도되면서 정부의 고민과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브시바오 대사의 위폐 발언은 미 재무부가 나서서 했어야 할 사안으로 신중하지 못한 것이었다.

한.미관계를 고민 하는 주한대사인지 대북 정책 집행자인지 모르겠다는 등 정부 당국자들의 비판도 비등하고 있습니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오늘 귀국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위폐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일절 말문을 닫는 등 곤혹스런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같은 기류는 결국 위폐 문제가 6자회담의 발목을 잡고 있고, 북미간의 갈등으로 6자회담의 틀이 깨질 우려가 크다는 정부의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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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北 위조지폐’ 한-미 갈등
    • 입력 2005-12-23 21:33:23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북한의 위폐 의혹을 놓고 한미 두 나라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브시바오 주한 미대사가 연일 북한 위폐문제를 거론하자 우리 정부는 확인된 것이 아니라며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김정환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수퍼 노트로 알려진 미화 100달러 짜리 위폐 1700장이 국내에서 적발됐습니다. 브시바오 대사는 오늘 한 강연에서 북한의 위폐로 확인됐다며 이를 북한의 위폐 제조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인터뷰>알렉산더 브시바오 (주한 미 대사): "미 정부는 법의학이라든가 정보 분석 과정을 거쳐서 북한산이라고 믿게끔 된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또 북한이 위폐의 제조와 유통을 중단해도, 검증까지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알렉산더 브시바오 (주한 미국 대사): "북한이 불법 행동을 포기했다는 것을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같은 발언은 결국 대북 압박이 현실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북한 위폐 제조의 개연성과, 미국이 제시하는 증거의 신빙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보다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이 증거로 제시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다는 시변색 잉크를 북한이 수입했다지만 이 잉크는 90여 개 나라가 쓰는데다, 북한의 위폐 활동이 2000년 이후 확인되지 않고 있어, 확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근, 북한과 거래했던 마카오의 한 은행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아직은 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조사 결과가 주목됩니다. 미국의 강공이 주한 미대사에 의해 주도되면서 정부의 고민과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브시바오 대사의 위폐 발언은 미 재무부가 나서서 했어야 할 사안으로 신중하지 못한 것이었다. 한.미관계를 고민 하는 주한대사인지 대북 정책 집행자인지 모르겠다는 등 정부 당국자들의 비판도 비등하고 있습니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오늘 귀국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위폐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일절 말문을 닫는 등 곤혹스런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같은 기류는 결국 위폐 문제가 6자회담의 발목을 잡고 있고, 북미간의 갈등으로 6자회담의 틀이 깨질 우려가 크다는 정부의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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