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 순 없다”…조선 하청 노동자 삶은 그대로

입력 2025.01.17 (23:13) 수정 2025.01.1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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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하청 노동자가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호소하며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둔 일이 어느덧 3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은 삶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김옥천 기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022년 여름, 경남 거제조선소 하청 노동자 유최안 씨가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뒀습니다.

20년 경력에도 월급은 250만 원 수준이었던 유 씨는 조선소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다음 해인 2023년 3월, 조선업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상생 협약이 체결되며 하청 임금 인상률을 높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협약 체결 2년, 조선업 하청 노동자들의 삶은 과연 나아졌을까?

용접 일을 하는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전영수 씨는 2년 동안 시급이 단 600원 올랐다고 말합니다.

[전영수/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은, 뭐 빅사이클, 뭐 호황이라 해도 별로…. (다들) 똑같은 말을 해요, 그냥. '굉장히 호황이라고 하는데 왜 우리는 여전히 똑같지?'"]

다른 하청 노동자의 지난해 월급 명세서도 확인해 봤습니다.

2022년에 비해 90만 원가량 월급이 올랐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시급은 단 500원이 올랐고 근로 시간이 50시간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부는 협약 체결 이후 조선소 협력사 임금 인상률이 2023년 7.51%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처우는 크게 달라진 게 없고, 조선업 호황에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 임금이 크게 오른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보이는 겁니다.

[오세일/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 "현장에서 느끼는 노동자들 (심정)은 '그냥 상생 협약은 상생 협약이고, 하청 노동자들 임금은 임금 따로고' 이렇게 되는 거죠. 그것에 의해서 저희가 혜택받은 게 있냐…."]

여전히 위험한 작업장, 오르지 않는 월급에 조선소를 떠난 숙련 노동자 자리는 이주 노동자들이 채우는 상황.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삶은 그대로였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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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살 순 없다”…조선 하청 노동자 삶은 그대로
    • 입력 2025-01-17 23:13:52
    • 수정2025-01-18 00:04:16
    뉴스9(울산)
[앵커]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하청 노동자가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호소하며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둔 일이 어느덧 3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은 삶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김옥천 기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022년 여름, 경남 거제조선소 하청 노동자 유최안 씨가 철제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뒀습니다.

20년 경력에도 월급은 250만 원 수준이었던 유 씨는 조선소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다음 해인 2023년 3월, 조선업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상생 협약이 체결되며 하청 임금 인상률을 높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협약 체결 2년, 조선업 하청 노동자들의 삶은 과연 나아졌을까?

용접 일을 하는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전영수 씨는 2년 동안 시급이 단 600원 올랐다고 말합니다.

[전영수/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은, 뭐 빅사이클, 뭐 호황이라 해도 별로…. (다들) 똑같은 말을 해요, 그냥. '굉장히 호황이라고 하는데 왜 우리는 여전히 똑같지?'"]

다른 하청 노동자의 지난해 월급 명세서도 확인해 봤습니다.

2022년에 비해 90만 원가량 월급이 올랐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시급은 단 500원이 올랐고 근로 시간이 50시간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부는 협약 체결 이후 조선소 협력사 임금 인상률이 2023년 7.51%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처우는 크게 달라진 게 없고, 조선업 호황에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 임금이 크게 오른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보이는 겁니다.

[오세일/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 "현장에서 느끼는 노동자들 (심정)은 '그냥 상생 협약은 상생 협약이고, 하청 노동자들 임금은 임금 따로고' 이렇게 되는 거죠. 그것에 의해서 저희가 혜택받은 게 있냐…."]

여전히 위험한 작업장, 오르지 않는 월급에 조선소를 떠난 숙련 노동자 자리는 이주 노동자들이 채우는 상황.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삶은 그대로였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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