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공격 받은 홍장원, 말 바꾼 김현태…하지만 [헌재의시간]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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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헌재에 출석한 계엄군 가운데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을 되짚은 증인도 있었습니다.
6차 변론에 나온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계엄 당일 자신이 받은 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정확히 맞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당시는 국회 본관 안에 작전 요원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라'는 윤 대통령 지시도 확인했습니다.
윤갑근 변호사 - 곽종근 전 사령관 (2/6, 6차 변론)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라'는 말을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그건 대통령이 말씀하신 겁니다." |
육군 중장 출신인 신원식 안보실장도 7차 변론에 나와,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쯤 삼청동 안가에서 열린 회동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안가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해 "썩 유용한 방법은 아니다", "어떤 경우든 적절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후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은 5개월 뒤 김용현 전 장관에게 자리를 내주고 안보실장으로 교체됩니다.
신 실장에게 윤 대통령 측은 여러 차례 던진 중국의' 하이브리드 전쟁' 공작 관련 질문을 던졌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외교에 영향을 미치므로 대답하지 않겠다', '경각심은 가져야 하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일축했기 때문입니다.
■ "거짓말로 탄핵 공작" 신빙성 공격받은 홍장원, 진실은?
심판정 안팎에서 진술의 신빙성이 가장 크게 공격받은 증인은 단연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었습니다.
이른바 '홍장원 메모'를 공개하며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체포 지시를 들었고, 여인형 전 사령관이 주요 인사 10여 명의 이름을 불러줬다고 밝힌 홍 전 차장은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에 유일하게 두 차례 증인 신문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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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관 기사 : 홍장원 “여인형, 정확히 ‘체포조’ 단어 썼다”…‘메모’ 놓고 갑론을박 (2/5)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썼다는 시간과 장소, 메모 속 인원수가 자꾸 바뀐다고 지적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강하게 공격했습니다. 대통령의 '체포 지시' 자체가 없었다는 건데, 윤 대통령도 직접 홍 전 차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윤 대통령 (2/20, 10차 변론) "몇 차례 본 적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하는 것 같고 해서 제가 격려 차원의 전화를 한 건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우리 홍 차장이 여인형 사령관하고 육사 선후배잖아' 하는 얘기가 가장 중요한 얘기인데 아까 그 얘기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았습니까?" |
홍 전 처장도 결국 두 번째 신문에서 메모의 작성 경위를 두고 일부 혼선이 있었음은 인정했습니다. 경황이 없어 두 차례 통화에서 오간 대화를 한꺼번에 진술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메모의 '내용', 그리고 '체포 지시' 자체에 관해서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도 여 전 사령관도 전화에서 '간첩'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메모를 적은 이유는 방첩사가 체포하려던 명단을 기억해 둬야겠다는 생각에 보좌관을 시켜 옮겨 적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2/20, 10차 변론) "보좌관한테 정서를 시킨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제가 혼자만 가지고 있었고 혼자만 썼다면 누가 제 말을 믿어주겠습니까?" |
■ "끌어내라" 진술 뒤집은 김현태? 조성현은 "아무리 거짓말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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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정 안과 바깥에서 가장 크게 말이 달라진 인물은 김현태 특전사 707특임단장이었습니다.
김 단장은 계엄 해제 닷새 뒤,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이른바 '눈물의 기자회견'을 자청한 인물입니다. 당시 그는 "부대원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출동하라고 지시한 게 저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단장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당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을 번복했습니다. 인원 포박용으로 챙겼다던 케이블타이 역시, 문을 잠그려던 거였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 연관 기사 : 울먹였던 707단장…‘끌어내라’·‘케이블타이’ 진술 달라져 (2/7)
지난해 12월 9일 김 단장은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며,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그러나 탄핵 심판정에서 김 단장의 말은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장순욱 변호사 - 김현태 단장 (2/6, 6차 변론) "150명이 국회의원이란 거는 직접 듣진 않아도 그렇게 이해를 하셨다면서요?" "아닙니다. 당시에는 이해를 못 했습니다. 이후에 언론을 보고 이해를 한 거고 저는 사실 가결이라는 부분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

반면,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조성현 대령은 검찰에서의 진술을 흔들림 없이 유지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뒤집지도, 모른 척하지도 않았습니다. 일관되게, '인원'이 아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받았다고 했습니다.
헌재가 유일하게 채택한 직권 증인인 조 단장은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비육사'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 역시 계엄 당일 밤 부하들과 함께 국회에 투입됐고 현장에서 병력을 지휘했지만,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례적인 상황, 정상적이지 않은 임무라며 재검토를 요청했고, 후속 부대에는 서강대교를 절대 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위인 행세'를 한다는 윤 대통령 측 비난에도 조 단장은 얼굴을 붉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증인석에서 내려왔습니다. 현재 심판정에 울려 퍼진, 계엄군의 마지막 증언이었습니다.
조성현 제1경비단장 (2/13, 8차 변론) "저는 위인도 아닙니다. 저는 1경비단장으로서 제 부하들의 지휘관입니다. 제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체 거짓말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때 제가 했던 역할들을 진술할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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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 공격 받은 홍장원, 말 바꾼 김현태…하지만 [헌재의시간]③
-
- 입력 2025-03-01 13:00:07
- 수정2025-03-01 15: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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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헌재에 출석한 계엄군 가운데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을 되짚은 증인도 있었습니다.
6차 변론에 나온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계엄 당일 자신이 받은 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정확히 맞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당시는 국회 본관 안에 작전 요원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라'는 윤 대통령 지시도 확인했습니다.
윤갑근 변호사 - 곽종근 전 사령관 (2/6, 6차 변론)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라'는 말을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그건 대통령이 말씀하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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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실장에게 윤 대통령 측은 여러 차례 던진 중국의' 하이브리드 전쟁' 공작 관련 질문을 던졌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외교에 영향을 미치므로 대답하지 않겠다', '경각심은 가져야 하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일축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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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2/20, 10차 변론) "몇 차례 본 적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하는 것 같고 해서 제가 격려 차원의 전화를 한 건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우리 홍 차장이 여인형 사령관하고 육사 선후배잖아' 하는 얘기가 가장 중요한 얘기인데 아까 그 얘기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았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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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모의 '내용', 그리고 '체포 지시' 자체에 관해서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도 여 전 사령관도 전화에서 '간첩'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메모를 적은 이유는 방첩사가 체포하려던 명단을 기억해 둬야겠다는 생각에 보좌관을 시켜 옮겨 적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2/20, 10차 변론) "보좌관한테 정서를 시킨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제가 혼자만 가지고 있었고 혼자만 썼다면 누가 제 말을 믿어주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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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계엄 해제 닷새 뒤,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이른바 '눈물의 기자회견'을 자청한 인물입니다. 당시 그는 "부대원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출동하라고 지시한 게 저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단장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당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을 번복했습니다. 인원 포박용으로 챙겼다던 케이블타이 역시, 문을 잠그려던 거였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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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9일 김 단장은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며,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그러나 탄핵 심판정에서 김 단장의 말은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장순욱 변호사 - 김현태 단장 (2/6, 6차 변론) "150명이 국회의원이란 거는 직접 듣진 않아도 그렇게 이해를 하셨다면서요?" "아닙니다. 당시에는 이해를 못 했습니다. 이후에 언론을 보고 이해를 한 거고 저는 사실 가결이라는 부분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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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조성현 대령은 검찰에서의 진술을 흔들림 없이 유지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뒤집지도, 모른 척하지도 않았습니다. 일관되게, '인원'이 아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받았다고 했습니다.
헌재가 유일하게 채택한 직권 증인인 조 단장은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비육사'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 역시 계엄 당일 밤 부하들과 함께 국회에 투입됐고 현장에서 병력을 지휘했지만,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례적인 상황, 정상적이지 않은 임무라며 재검토를 요청했고, 후속 부대에는 서강대교를 절대 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위인 행세'를 한다는 윤 대통령 측 비난에도 조 단장은 얼굴을 붉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증인석에서 내려왔습니다. 현재 심판정에 울려 퍼진, 계엄군의 마지막 증언이었습니다.
조성현 제1경비단장 (2/13, 8차 변론) "저는 위인도 아닙니다. 저는 1경비단장으로서 제 부하들의 지휘관입니다. 제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체 거짓말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때 제가 했던 역할들을 진술할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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