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민간위원이 성범죄…자질 검증도 허술

[앵커]

경찰은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하 심의 기구에 외부 민간위원을 위촉하고 있는데요.

광주광역시에서 민간위원이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자질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동석한 식당 여주인에게 갑자기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남성.

강제추행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자영업자인 이 남성, 알고 보니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교통안전심의위원회 민간위원이었습니다.

수사 무마와 인사 청탁 혐의로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른바 사건 브로커 성모 씨도 광주광역시의 또 다른 경찰서 민간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업무와 상관없는 부적절한 모임이 종종 열리는 등 위원회가 인맥 관리 창구가 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전 광주광역시 ○○경찰서 민간위원/음성변조 : "(음주 운전) 단속 뜨면 너 누구야 너 나한테 연락해라. 내가 너 서장이나 누구한테 말해서 승진시켜 준다고 공공연하게…."]

경찰서장이 인정하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민간위원이 될 수 있다 보니 위촉과 자질 검증은 느슨합니다.

이러다 보니 광주광역시의 한 경찰서의 경우 민간위원 14명 가운데 13명이 자영업자로 나타났습니다.

또 10년 넘게 연임한 민간위원도 5개 경찰서에서 9명으로 파악됐습니다.

[김대근/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권한을 남용·오남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임을 좀 제한한다든지 또는 일정한 비위가 있을 때 당연 해촉을 한다든지…."]

광주경찰청은 관내 경찰서 민간위원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습니다.

또 연임 제한이나 범죄 사실 확인 등 규정의 미비점을 검토해 경찰청에 개서을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안재훈/영상편집: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