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닭날개도 파네…식재료 다양화 외

입력 2025.03.15 (08:10) 수정 2025.03.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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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에서 닭을 부위별로 구분해 판매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닭다리, 닭날개, 닭발, 닭목살 등으로 세분화해서 생산, 판매하는 건 남한에선 흔한 일인데요.

북한에선 불과 2년 전에서야 닭고기를 부위별로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사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깨끗하게 손질된 닭과 달걀이 쉴 새 없이 옮겨지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1월 완공된 광천 닭공장입니다.

이곳 닭공장은 닭 사육에 필요한 온도, 습도 조절과, 조명과 사료 공급, 배설물 처리까지 자동화된 현대적 설비를 갖췄다고, 북한 매체들은 집중 조명했는데요.

[조선중앙TV/2월 20일 : "마치도 닭알 폭포가 쏟아져 닭알 바다를 펼쳐 놓은 듯싶습니다."]

포장 작업도 자동화돼 있습니다.

닭가슴살, 닭날개, 닭발, 닭목 등 부위별로 세분화해 포장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든 광경이라는데요.

과거 북한에선 닭과 돼지 같은 육류는 부위별로 쪼개 팔지 않고 무게로 달아 팔았다고 합니다.

장마당이 활성화된 이후 최근 들어 돼지고기부터 부위별로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불과 2년 전 2023년경부터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분리해서 팔고 있는데요. 닭이 겨우 해봐야 1kg짜리인데 (이전에는) 무엇을 떼서 팔았겠어요."]

한국, 중국 등의 외부 정보를 접한 주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그 수요에 맞게 공급하는 게 매출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북한 주민들) 소득 수준 구매력이 다 다르잖아요. 천차만별이잖아요. 거기에 맞추려면 비싼 것도 있어야 하고. 매출이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죠."]

아울러 주민 식생활 수준을 높이겠다는 ‘애민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북한 당국은, 식재료의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특히 밀 경작지를 늘려 면 요리 연구를 장려하는 한편 바닷가 양식장 건설에 주력하며 각종 수산물 가공품 생산에도 공들이고 있습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함께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식재료로 다양한 식품 생산을 꾀하면서 주민들 입맛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복지시설 선전…내부 지지 모으기▲

북한 매체가 최근 보육시설과 양로원 시설들을 소개하며 '사회주의 복지'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을 국가가 나서서 잘 보살펴 ‘불행의 나락에서 헤매야 할 생들이 행복의 절정에서 복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런데 보육시설은 지역별로 시설 차이가 크고 양로원은 입소 자격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밝은 표정으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이곳은 고아들을 위한 보육시설인데요 4세 미만의 아이는 육아원, 4세에서 5세 아이는 애육원으로 나뉘어 지냅니다.

[리은주/평양육아원 책임보육원 : "어릴 때 부모들을 잃은 아이들이어서 마음에 그늘이 질 세라..."]

북한 매체들은 최근 이같은 보육시설과 양로원을 선전하고 있는데요.

"불행의 나락에서 헤매야 할 생들이 행복의 절정에서 복된 삶을 누리는 곳"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노숙 아동 이른바 꽃제비 출신의 탈북민은 당시 열악했던 상황을 털어놓습니다.

[이순실/탈북민/북한 꽃제비, 간호장교 출신 : "여기 보육원 애육원에 가서도 굶어 죽는 애들이 많았거든요. 얼굴이 땡땡 부어서. 입는 옷도 여기저기서 다 (해진 옷) 모아서 입히거든요."]

지역별로 시설 차이도 크고 먹거리와 옷가지 등 제반 지원도 충분치 않았다고 하네요.

[이순실/탈북민/북한 꽃제비, 간호장교 출신 : "관리가 안 되는 게, 먹을 게 없는 게, 해만 뜨면 나가서 그냥 주워 먹고 저녁에 들어오는데..."]

또 노인 복지시설에 입소하려면 ‘정치적 충성 계층’이란 자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혁명 투사, 혹은 전쟁 노병, 영예의 군인 등과 같이 이런 정치적 충성 계층을 우대하게 되어 있어서 모두 다 양로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회주의 복지 선전은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통해 내부 지지 세력을 모으는데 효과가 있고, 외부적으론 국제 원조를 받아내는데 활용된다고 합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국내적으로 정치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대상으로, 또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협력을 끌어내는 대상으로서 육아원, 애육원, 양로원들을 정책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당의 배려와 사회주의식 복지를 강조하는 북한 매체들.

결국엔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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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닭날개도 파네…식재료 다양화 외
    • 입력 2025-03-15 08:10:27
    • 수정2025-03-15 08:53:51
    남북의 창
[앵커]

최근 북한에서 닭을 부위별로 구분해 판매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닭다리, 닭날개, 닭발, 닭목살 등으로 세분화해서 생산, 판매하는 건 남한에선 흔한 일인데요.

북한에선 불과 2년 전에서야 닭고기를 부위별로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사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깨끗하게 손질된 닭과 달걀이 쉴 새 없이 옮겨지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1월 완공된 광천 닭공장입니다.

이곳 닭공장은 닭 사육에 필요한 온도, 습도 조절과, 조명과 사료 공급, 배설물 처리까지 자동화된 현대적 설비를 갖췄다고, 북한 매체들은 집중 조명했는데요.

[조선중앙TV/2월 20일 : "마치도 닭알 폭포가 쏟아져 닭알 바다를 펼쳐 놓은 듯싶습니다."]

포장 작업도 자동화돼 있습니다.

닭가슴살, 닭날개, 닭발, 닭목 등 부위별로 세분화해 포장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든 광경이라는데요.

과거 북한에선 닭과 돼지 같은 육류는 부위별로 쪼개 팔지 않고 무게로 달아 팔았다고 합니다.

장마당이 활성화된 이후 최근 들어 돼지고기부터 부위별로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불과 2년 전 2023년경부터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분리해서 팔고 있는데요. 닭이 겨우 해봐야 1kg짜리인데 (이전에는) 무엇을 떼서 팔았겠어요."]

한국, 중국 등의 외부 정보를 접한 주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그 수요에 맞게 공급하는 게 매출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김영희/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객원연구원 : "(북한 주민들) 소득 수준 구매력이 다 다르잖아요. 천차만별이잖아요. 거기에 맞추려면 비싼 것도 있어야 하고. 매출이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죠."]

아울러 주민 식생활 수준을 높이겠다는 ‘애민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북한 당국은, 식재료의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특히 밀 경작지를 늘려 면 요리 연구를 장려하는 한편 바닷가 양식장 건설에 주력하며 각종 수산물 가공품 생산에도 공들이고 있습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함께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식재료로 다양한 식품 생산을 꾀하면서 주민들 입맛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복지시설 선전…내부 지지 모으기▲

북한 매체가 최근 보육시설과 양로원 시설들을 소개하며 '사회주의 복지'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을 국가가 나서서 잘 보살펴 ‘불행의 나락에서 헤매야 할 생들이 행복의 절정에서 복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런데 보육시설은 지역별로 시설 차이가 크고 양로원은 입소 자격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밝은 표정으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이곳은 고아들을 위한 보육시설인데요 4세 미만의 아이는 육아원, 4세에서 5세 아이는 애육원으로 나뉘어 지냅니다.

[리은주/평양육아원 책임보육원 : "어릴 때 부모들을 잃은 아이들이어서 마음에 그늘이 질 세라..."]

북한 매체들은 최근 이같은 보육시설과 양로원을 선전하고 있는데요.

"불행의 나락에서 헤매야 할 생들이 행복의 절정에서 복된 삶을 누리는 곳"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노숙 아동 이른바 꽃제비 출신의 탈북민은 당시 열악했던 상황을 털어놓습니다.

[이순실/탈북민/북한 꽃제비, 간호장교 출신 : "여기 보육원 애육원에 가서도 굶어 죽는 애들이 많았거든요. 얼굴이 땡땡 부어서. 입는 옷도 여기저기서 다 (해진 옷) 모아서 입히거든요."]

지역별로 시설 차이도 크고 먹거리와 옷가지 등 제반 지원도 충분치 않았다고 하네요.

[이순실/탈북민/북한 꽃제비, 간호장교 출신 : "관리가 안 되는 게, 먹을 게 없는 게, 해만 뜨면 나가서 그냥 주워 먹고 저녁에 들어오는데..."]

또 노인 복지시설에 입소하려면 ‘정치적 충성 계층’이란 자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혁명 투사, 혹은 전쟁 노병, 영예의 군인 등과 같이 이런 정치적 충성 계층을 우대하게 되어 있어서 모두 다 양로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회주의 복지 선전은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통해 내부 지지 세력을 모으는데 효과가 있고, 외부적으론 국제 원조를 받아내는데 활용된다고 합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국내적으로 정치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대상으로, 또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협력을 끌어내는 대상으로서 육아원, 애육원, 양로원들을 정책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당의 배려와 사회주의식 복지를 강조하는 북한 매체들.

결국엔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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