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도로건설 예산 낭비 공방

입력 2006.01.12 (22:0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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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00억 원의 국가예산이 드는 도로 건설 사업이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되면서 처음으로 타당성 재검증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가 서로 다른 기관에 재검증을 맡겨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석조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평에서 여주로 연결되는 국도 37호선입니다.

국도건설 5개년 계획에 따라 현재의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총사업비 1,771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 사업인데다 이미 설계 비용으로 39억 원이 지출됐지만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기획예산처가 예산 낭비라며 처음으로 타당성 재검증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진영곤(기획예산처 성과관리본부장) : "금년 상반기 중 동사업의 타당성 재검증을 실시하여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사업을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도로에서 서쪽으로 불과 5KM 지점에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건설중인 만큼 국도 확장은 중복 투자라는 입장입니다.

건설교통부는 이도로의 하루 교통량이 2009년이면 14,000여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기획예산처는 건교부의 예측은 객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교통량이 10,000여 대 수준으로 줄어든데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기획예산처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인근에 고속도로가 뚫린다 해도 국도와 고속도로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예산 낭비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부처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타당성 재검증 용역도 기획예산처는 KDI에, 건교부는 교통연구원에 따로 요청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박지홍(건설교통부 도로건설팀 사무관) : "이 연구 용역결과와 기획예산처의 타당성 재검증 결과를 토대로 사업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재검증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 또 다시 부처간 마찰이 예상됩니다.

<인터뷰> 정광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어짜피 자기 부처 입장에서 논리가 도출될 수밖에 없고 그런 와중에서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부처간 협의도 끝내지 않고 타당성 재검증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예산처가 서둘러 취소 가능성을 발표한 것도 성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석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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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도로건설 예산 낭비 공방
    • 입력 2006-01-12 21:32:5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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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00억 원의 국가예산이 드는 도로 건설 사업이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되면서 처음으로 타당성 재검증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가 서로 다른 기관에 재검증을 맡겨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석조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평에서 여주로 연결되는 국도 37호선입니다. 국도건설 5개년 계획에 따라 현재의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총사업비 1,771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 사업인데다 이미 설계 비용으로 39억 원이 지출됐지만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기획예산처가 예산 낭비라며 처음으로 타당성 재검증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진영곤(기획예산처 성과관리본부장) : "금년 상반기 중 동사업의 타당성 재검증을 실시하여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사업을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도로에서 서쪽으로 불과 5KM 지점에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건설중인 만큼 국도 확장은 중복 투자라는 입장입니다. 건설교통부는 이도로의 하루 교통량이 2009년이면 14,000여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기획예산처는 건교부의 예측은 객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교통량이 10,000여 대 수준으로 줄어든데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기획예산처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인근에 고속도로가 뚫린다 해도 국도와 고속도로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예산 낭비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부처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타당성 재검증 용역도 기획예산처는 KDI에, 건교부는 교통연구원에 따로 요청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박지홍(건설교통부 도로건설팀 사무관) : "이 연구 용역결과와 기획예산처의 타당성 재검증 결과를 토대로 사업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재검증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 또 다시 부처간 마찰이 예상됩니다. <인터뷰> 정광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어짜피 자기 부처 입장에서 논리가 도출될 수밖에 없고 그런 와중에서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부처간 협의도 끝내지 않고 타당성 재검증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예산처가 서둘러 취소 가능성을 발표한 것도 성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석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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