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까짓것 하나 만들지 뭐”…머스크 창당에 트럼프는 ‘황당’?

입력 2025.07.08 (15:26) 수정 2025.07.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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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창당을 전격 선언했습니다.

갑자기 왜, 정치적 도전장을 내민 건지, 월드 이슈에서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머스크가 만든다는 신당, 대체 어떤 당이죠?

[기자]

네, 가칭 아메리카당, 그러니까 미국당인데, 정말 직관적인 이름이죠.

진짜 미국을 대표한다, 이런 의미인데요.

갑자기 머스크가 자리에 관심이 생겨서는 아닐 테고, 창당에는 내막이 있습니다.

바로 현지 시각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했기 때문인데요.

사실상 감세 및 지출 법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부유층의 세금을 감면해 준 조치를 연장하고, 국방과 국경 이민단속 지출을 늘리는 것이 골자인데요.

이 법안은 향후 10년간 3조 4천억 달러 이상, 우리 돈 4,600조 원 이상의 재정 적자를 늘릴 것으로 추산됩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다고 했을 때부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지난달 CBS 인터뷰 : "솔직히 그 막대한 지출 법안을 보고 실망했습니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늘리는 것이고, 정부효율부가 하는 일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예산 절감에 앞장섰는데, 트럼프가 거꾸로 가는걸 참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결국 이 법안이 통과되자 소셜미디어 X에 설문을 하나 올립니다.

'아메리카당을 만들어야 할까?'라는 질문이었는데, '그렇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자 창당을 선언한 건데요.

그러면서 낭비와 부패로 미국을 파산시키는 일당제에서 벗어나, '아메리카당'을 만들어 미국인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감세 법안에 대한 반발로, 일단은 '창당하겠다', 이렇게 말만 앞세우는 건 아닌가요?

지난번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다시 화해하기도 했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이미 한 차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놓고 크게 충돌한 바 있죠.

그때도 신당을 만들 때가 됐다고 언급을 했다가, 머스크가 사과하면서 갈등이 봉합됐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머스크가 입으로만 창당, 창당하는 줄 알았는데, 곧바로 당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창당신고서를 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요.

머스크는 먼저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상원 의원 2~3석과 하원 지역구 8~10개에만 집중해서 의석을 얻어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법안'도 실제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조차 단 1표 차이로 통과했거든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의석만 확보해도 미국당이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겁니다.

[크리스 메게리안/AP 기자 : "현재 진짜 위기에 처한 건 공화당의 미래입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좋아하지 않는 후보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머스크의 전략을 들어보니 '미국당'이 그냥 이름뿐인 당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급력,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네, 일단 신당이 '훼방꾼'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2000년 대선에서 녹색당 랄프 네이터 후보가 나와서 일부 주에서 민주당의 표를 가져갔던 일이 있는데요.

그때처럼 "머스크가 공화당 후보의 출마를 방해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듀크대학교 맥 맥코클 교수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머스크의 기업들은 그동안 연방 정부의 많은 계약을 따냈잖아요.

맥코클 교수는, 머스크가 이제 와서 자유주의를 내세운 새 정당의 기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때문에 일단 그의 업적을 망치고 보자, 이런 생각이 더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 미국 선거 시스템상, 제3당이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과 공화당, 이렇게 양당 체제가 공고해서 제3당이 성공하기 더 어려운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당제를 선호하는 정치 구조도 그렇고요.

이 밖의 다른 장애물도 제3당이 성공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지적되는데요.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 선거제는 소위 '승자독식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주별 선거인단 수가 정해져 있고, 해당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그 주의 표를 모두 가져갑니다.

제3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는 것이죠.

또 신규 정당을 등록하는 요건도 주마다 다르고, 지역 주민의 서명 청원서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제3당 후보들이 모든 주에 등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도 큰 걸림돌인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3당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그(머스크)가 재밌게 놀 수는 있겠지만, 전 이것(창당)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합니다."]

머스크를 두고는 완전히 탈선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전기차 사업과 우주 사업이 거액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으니,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거센 공격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진/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CBS Sunday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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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8 15:26:31
    • 수정2025-07-08 15: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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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창당을 전격 선언했습니다.

갑자기 왜, 정치적 도전장을 내민 건지, 월드 이슈에서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머스크가 만든다는 신당, 대체 어떤 당이죠?

[기자]

네, 가칭 아메리카당, 그러니까 미국당인데, 정말 직관적인 이름이죠.

진짜 미국을 대표한다, 이런 의미인데요.

갑자기 머스크가 자리에 관심이 생겨서는 아닐 테고, 창당에는 내막이 있습니다.

바로 현지 시각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했기 때문인데요.

사실상 감세 및 지출 법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부유층의 세금을 감면해 준 조치를 연장하고, 국방과 국경 이민단속 지출을 늘리는 것이 골자인데요.

이 법안은 향후 10년간 3조 4천억 달러 이상, 우리 돈 4,600조 원 이상의 재정 적자를 늘릴 것으로 추산됩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다고 했을 때부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지난달 CBS 인터뷰 : "솔직히 그 막대한 지출 법안을 보고 실망했습니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늘리는 것이고, 정부효율부가 하는 일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예산 절감에 앞장섰는데, 트럼프가 거꾸로 가는걸 참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결국 이 법안이 통과되자 소셜미디어 X에 설문을 하나 올립니다.

'아메리카당을 만들어야 할까?'라는 질문이었는데, '그렇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자 창당을 선언한 건데요.

그러면서 낭비와 부패로 미국을 파산시키는 일당제에서 벗어나, '아메리카당'을 만들어 미국인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감세 법안에 대한 반발로, 일단은 '창당하겠다', 이렇게 말만 앞세우는 건 아닌가요?

지난번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다시 화해하기도 했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이미 한 차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놓고 크게 충돌한 바 있죠.

그때도 신당을 만들 때가 됐다고 언급을 했다가, 머스크가 사과하면서 갈등이 봉합됐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머스크가 입으로만 창당, 창당하는 줄 알았는데, 곧바로 당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창당신고서를 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요.

머스크는 먼저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상원 의원 2~3석과 하원 지역구 8~10개에만 집중해서 의석을 얻어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법안'도 실제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조차 단 1표 차이로 통과했거든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의석만 확보해도 미국당이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겁니다.

[크리스 메게리안/AP 기자 : "현재 진짜 위기에 처한 건 공화당의 미래입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좋아하지 않는 후보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머스크의 전략을 들어보니 '미국당'이 그냥 이름뿐인 당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급력,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네, 일단 신당이 '훼방꾼'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2000년 대선에서 녹색당 랄프 네이터 후보가 나와서 일부 주에서 민주당의 표를 가져갔던 일이 있는데요.

그때처럼 "머스크가 공화당 후보의 출마를 방해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듀크대학교 맥 맥코클 교수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머스크의 기업들은 그동안 연방 정부의 많은 계약을 따냈잖아요.

맥코클 교수는, 머스크가 이제 와서 자유주의를 내세운 새 정당의 기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때문에 일단 그의 업적을 망치고 보자, 이런 생각이 더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 미국 선거 시스템상, 제3당이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과 공화당, 이렇게 양당 체제가 공고해서 제3당이 성공하기 더 어려운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당제를 선호하는 정치 구조도 그렇고요.

이 밖의 다른 장애물도 제3당이 성공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지적되는데요.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 선거제는 소위 '승자독식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주별 선거인단 수가 정해져 있고, 해당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그 주의 표를 모두 가져갑니다.

제3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는 것이죠.

또 신규 정당을 등록하는 요건도 주마다 다르고, 지역 주민의 서명 청원서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제3당 후보들이 모든 주에 등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도 큰 걸림돌인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3당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그(머스크)가 재밌게 놀 수는 있겠지만, 전 이것(창당)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합니다."]

머스크를 두고는 완전히 탈선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전기차 사업과 우주 사업이 거액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으니,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거센 공격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진/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CBS Sunday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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