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날개접나?

입력 2006.02.09 (22:1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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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첫 저가항공사로 청주와 제주를 오간 한성항공의 운항 중단기간이 길어지면서 재기에 성공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부실한 준비에 경영권 분쟁이 겹쳐 날개를 접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합니다.

<리포트>

국내 첫 저가항공시대를 열었던 한성항공.

취항 두 달만인 지난해 10월 말, 착륙하던 여객기 바퀴의 바람이 빠지면서 승객 60여 명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바퀴가 과열돼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생긴 사고였지만, 근본 원인은 무리한 부품비 절감이었습니다.

<인터뷰>김재준 (전 한성항공 부사장/사고당시): "ATR사에서 160만 불 어치 부품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는데 40만 불로 줄여서..."

한성항공의 사업형태는 등록만 해도 가능한 부정기 항공운송사업입니다.

자본금 50억 원을 마련해 면허를 받은 직후 대부분 돈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전 대표가 횡령했다는 의혹까지 나왔지만 무엇보다 자금 모집과 등록 등, 서둘러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준비가 미흡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부도 저가항공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한성항공에 면허를 내줬지만 지속적인 관리감독에는 소홀했습니다.

<인터뷰>조효상 (건설교통부 항공정책팀): "경영에 관한 간섭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감사다 뭐다 이런건 제도상으로 있지 않다."

이 과정에서 한성항공은 직원들 월급은 물론이고 항공기 임대료도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부터 1월말까지 운항중단을 신청했고 자금과 부품이 모자라 오는 14일까지 한 차례 더 운항중단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인터뷰>공경진 (한성항공 마케팅팀장):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안전운항을 위해 정비부품의 확보와 점검에 집중."

한성항공은 오는 15일 운항재개를 앞두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에다 안전사고까지, 시작부터 신뢰를 잃어버려 다시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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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항공, 날개접나?
    • 입력 2006-02-09 21:32:5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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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첫 저가항공사로 청주와 제주를 오간 한성항공의 운항 중단기간이 길어지면서 재기에 성공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부실한 준비에 경영권 분쟁이 겹쳐 날개를 접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합니다. <리포트> 국내 첫 저가항공시대를 열었던 한성항공. 취항 두 달만인 지난해 10월 말, 착륙하던 여객기 바퀴의 바람이 빠지면서 승객 60여 명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바퀴가 과열돼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생긴 사고였지만, 근본 원인은 무리한 부품비 절감이었습니다. <인터뷰>김재준 (전 한성항공 부사장/사고당시): "ATR사에서 160만 불 어치 부품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는데 40만 불로 줄여서..." 한성항공의 사업형태는 등록만 해도 가능한 부정기 항공운송사업입니다. 자본금 50억 원을 마련해 면허를 받은 직후 대부분 돈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전 대표가 횡령했다는 의혹까지 나왔지만 무엇보다 자금 모집과 등록 등, 서둘러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준비가 미흡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부도 저가항공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한성항공에 면허를 내줬지만 지속적인 관리감독에는 소홀했습니다. <인터뷰>조효상 (건설교통부 항공정책팀): "경영에 관한 간섭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감사다 뭐다 이런건 제도상으로 있지 않다." 이 과정에서 한성항공은 직원들 월급은 물론이고 항공기 임대료도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부터 1월말까지 운항중단을 신청했고 자금과 부품이 모자라 오는 14일까지 한 차례 더 운항중단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인터뷰>공경진 (한성항공 마케팅팀장):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안전운항을 위해 정비부품의 확보와 점검에 집중." 한성항공은 오는 15일 운항재개를 앞두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에다 안전사고까지, 시작부터 신뢰를 잃어버려 다시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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