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주차전쟁, 주차장애물 난립
입력 2000.05.2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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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주택가에 주차전쟁이 심화되면서 갖가지 볼썽 사나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차공
간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주차장애물들이 도심의 새로운 흉물로 등장했는가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된 지정주차제는 운전자들의 비협조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
고 있습니다. 성재호, 윤양균,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성재호 기자 :
대낮 주택가 골목길, 도로 안쪽에 주차금지푯말과 함께 타이어들이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옮기지 못하도록 무거운 돌까지 올려놨습니다. 돌덩어리와 쓰레기통, 심지어는 드럼통을
갖다 놓고 자물쇠로 채우기까지 했습니다.
⊙ 주민 :
이곳이 자기 땅이냐고 따져요. 그럼 우린 어디 세워요. 그러니까 이걸 해놓은 거죠.
⊙ 주민 :
자기 집 앞이니까 우선권이 있는 거죠.
⊙ 성재호 기자 :
이처럼 대낮에 주차공간이 비어있어도 곳곳에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어 정작 용무 때문에
주차를 하려는 차량들은 차를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대낮에도 주택가의 주
차난은 갈수록 도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 외지차량 운전자 :
좀 불쾌하죠... 많아야 30분, 한 시간도 안 되는데, 불편하죠.
⊙ 성재호 기자 :
주차장애물 설치는 엄연한 불법행위, 서울시가 지난 해 11월, 주차장애물 설치가 실정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단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서울시 관계자 :
도로법상 잘못이라는 유권해석을 할 수 있어도 단속은 지시 안 했어요.
- 앞으로 계획도 없어요?
네.
⊙ 성재호 기자 :
내집 앞은 내 땅이라는 잘못된 관념과 당국의 느슨한 단속 사이에서 주택가 골목길은 넘
쳐나는 주차장애물들로 흉물스럽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성재호입니다.
주차전쟁, 겉도는 지정주차제
⊙ 윤양균 기자 :
퇴근 시각인 저녁 8시쯤, 지정주차제가 실시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주택가 이면도로
입니다. 한 달에 3만 원의 주차료를 내야 차를 세울 수 있는 지정주차 구역에 이를 위반
한 얌체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 위반차량 운전자 :
집이 가까운 데 잠깐 이발하려고...
- 여기에 종종 세우십니까?
아뇨. 처음입니다.
⊙ 윤양균 기자 :
이 때문에 정작 돈을 내고 주차권을 가진 주민들은 자기 자리에 차를 세우지 못하기 일
쑤입니다.
⊙ 지정주차 운전자 :
차가 빠지니까 이제 세웠어요.
- 그 동안 다른 곳에 세웠습니까?
그럼요. 차를 댈 수 없으니까...
⊙ 윤양균 기자 :
낮 시간이 되면 업무 차 들른 외부차량까지 가세해 위반차량이 더욱 많습니다. 이렇게
지정주차 구간에 세워진 차량들 가운데는 유효기간이 지난 주차증을 부착한 채 세워진
차량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반차량에 자리를 뺏긴 운전자가
다른 지역에 차를 세웠다 주차위반으로 단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성신 / 서울 신사동 :
위반 차량때문에 제가 주차를 못하고 단속까지 당했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억울한 심정
입니다.
⊙ 윤양균 기자 :
그러나 지정주차제는 도로교통법이 아닌 주차장법의 적용을 받아 위반차량에 대해서는
이른바 딱지를 뗄 수 없고 견인만 하도록 되어 있어 단속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 서울 강남구청 단속공무원 :
(차량에) 연락처만 남기고 매일 위반합니다. (단속하면) 지나치다는 민원이 들어 와요
⊙ 윤양균 기자 :
부족한 주차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는 지정주차제가 얌체 위반차량과 실효성 없는
단속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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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취재> 주차전쟁, 주차장애물 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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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주택가에 주차전쟁이 심화되면서 갖가지 볼썽 사나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차공
간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주차장애물들이 도심의 새로운 흉물로 등장했는가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된 지정주차제는 운전자들의 비협조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
고 있습니다. 성재호, 윤양균,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성재호 기자 :
대낮 주택가 골목길, 도로 안쪽에 주차금지푯말과 함께 타이어들이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옮기지 못하도록 무거운 돌까지 올려놨습니다. 돌덩어리와 쓰레기통, 심지어는 드럼통을
갖다 놓고 자물쇠로 채우기까지 했습니다.
⊙ 주민 :
이곳이 자기 땅이냐고 따져요. 그럼 우린 어디 세워요. 그러니까 이걸 해놓은 거죠.
⊙ 주민 :
자기 집 앞이니까 우선권이 있는 거죠.
⊙ 성재호 기자 :
이처럼 대낮에 주차공간이 비어있어도 곳곳에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어 정작 용무 때문에
주차를 하려는 차량들은 차를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대낮에도 주택가의 주
차난은 갈수록 도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 외지차량 운전자 :
좀 불쾌하죠... 많아야 30분, 한 시간도 안 되는데, 불편하죠.
⊙ 성재호 기자 :
주차장애물 설치는 엄연한 불법행위, 서울시가 지난 해 11월, 주차장애물 설치가 실정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단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서울시 관계자 :
도로법상 잘못이라는 유권해석을 할 수 있어도 단속은 지시 안 했어요.
- 앞으로 계획도 없어요?
네.
⊙ 성재호 기자 :
내집 앞은 내 땅이라는 잘못된 관념과 당국의 느슨한 단속 사이에서 주택가 골목길은 넘
쳐나는 주차장애물들로 흉물스럽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성재호입니다.
주차전쟁, 겉도는 지정주차제
⊙ 윤양균 기자 :
퇴근 시각인 저녁 8시쯤, 지정주차제가 실시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주택가 이면도로
입니다. 한 달에 3만 원의 주차료를 내야 차를 세울 수 있는 지정주차 구역에 이를 위반
한 얌체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 위반차량 운전자 :
집이 가까운 데 잠깐 이발하려고...
- 여기에 종종 세우십니까?
아뇨. 처음입니다.
⊙ 윤양균 기자 :
이 때문에 정작 돈을 내고 주차권을 가진 주민들은 자기 자리에 차를 세우지 못하기 일
쑤입니다.
⊙ 지정주차 운전자 :
차가 빠지니까 이제 세웠어요.
- 그 동안 다른 곳에 세웠습니까?
그럼요. 차를 댈 수 없으니까...
⊙ 윤양균 기자 :
낮 시간이 되면 업무 차 들른 외부차량까지 가세해 위반차량이 더욱 많습니다. 이렇게
지정주차 구간에 세워진 차량들 가운데는 유효기간이 지난 주차증을 부착한 채 세워진
차량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반차량에 자리를 뺏긴 운전자가
다른 지역에 차를 세웠다 주차위반으로 단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성신 / 서울 신사동 :
위반 차량때문에 제가 주차를 못하고 단속까지 당했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억울한 심정
입니다.
⊙ 윤양균 기자 :
그러나 지정주차제는 도로교통법이 아닌 주차장법의 적용을 받아 위반차량에 대해서는
이른바 딱지를 뗄 수 없고 견인만 하도록 되어 있어 단속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 서울 강남구청 단속공무원 :
(차량에) 연락처만 남기고 매일 위반합니다. (단속하면) 지나치다는 민원이 들어 와요
⊙ 윤양균 기자 :
부족한 주차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는 지정주차제가 얌체 위반차량과 실효성 없는
단속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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