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 맹견에 물린 상처, 보상은 어디에…

입력 2006.03.0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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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맹견에 물려 희생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였죠~ 유치원 화장실에서 맹견에게 물렸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어린이의 가족들이 개 소유주와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어떻게 해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최영철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선 가족들이 소송을 내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리포트>

올해 다섯 살인 피해 학생은 앞으로 몇 년에 걸칠지 모를 치료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금전적인 보상과 더불어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학교 측의 과실을 물은 것인데요. 화면 통해서 자세한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재훈이네 집. 면회사절을 알리는 문구가 재훈이의 아픔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얼굴의 상처가 안쓰러운 5살 재훈이는 지난 해 11월, 다니던 유치원 화장실에서 맹견에게 물려 예전의 얼굴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고 당시 재훈이는 왼쪽 귀가 거의 떨어져 나가고 머리에 큰 상처를 입어 생사를 알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안종혁(38살/안재훈 군 아버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할 수도 없었고, 재훈이를 처음 본 순간 너무 놀라서 아이가 어쩌다 이렇게 됐느냐며 소리만 지르고······"

한살 터울의 형과 노는 모습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지만 재훈이는 아직도 개 짓는 소리에도 놀랄만큼 절대안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안재훈(5) :(요즘에 뭐가 제일 무서워요?) "멍멍이요. (왜요?) 그냥 무서워서요."

안과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5살 꼬마가 참기에는 치료과정이 너무 힘듭니다.재훈이는 앞으로도 안면 신경조직, 눈물샘, 침샘등의 회복수술과 머리와 얼굴의 성형수술을 남겨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재훈이 가족들을 힘겹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재훈이 부모는 사고 직후 보인 개 소유주와 학교 측의 무성의한 자세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인터뷰> 안종혁(38살/안재훈 군 아버지 ):" 치료비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학교 측과 개 주인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만 하는 것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났고······.? "

재훈이 부모는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도 없이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가해자가 보상해야 한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한 학교 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게다가 위로금 조로 학생들을 상대로 모금한 성금을 도 교육청의 보상금처럼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노마저 느낀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안종혁(38살/안재훈 군 아버지):"교육청의 성의가 아닌 어린 학생들의 성의를 통해서 이번 사건을 무마시키려 하고 보상금에 대해서는 이것으로 만족하라는 느낌을 받아서 화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는 법적인 근거를 보아도 학교측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유치원 관계자 :"안전공제라는 학생들의 보험적인 성격을 가진 제도가 있어요. 전국의 시, 도마다시행하고 있고요. 안전공제에서는 가해자가 있을 경우에는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어요."

해당 교육청 역시 현재도 성금을 모으고 있는 만큼 도의적인 책임은 다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담당교육청 관계자 :"통상적으로 가해자가 있을 경우에는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저희 나름대로 약간의 보상을 해줘요. 계속해서 성금을 모으고 있고, (가해자가) 동물이다 보니 애매모호하잖아요.?"

개 소유주 역시 개의 출입을 막지 못한 학교 책임도 있다며 보상금 170만원만을 건넨 후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개 소유주 가족 :"저희에게 돈이 있어서 보상금을 드린다는 연락을 해야 하는데 현재 돈이 없으니까 연락을 못 하잖아요."

현재 재훈이 부모는 개 소유주와 경상북도 교육청을 상대로 안전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총 6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던 지역이었지만 학교 주변에서는 여전히 여러 마리의 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2의 재훈이가 언제 발생할지 모를 상황이었는데요.

<인터뷰> 김점화(60살/ 마을주민):"지금은 조그만 강아지만 봐도 겁이 나요. 그러니까 겁이 나서 애들을 마음대로 밖에 내보낼 수가 없어요. 자동차들보다 개가 더 무서워요."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 해 말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인터뷰> 박노화( 교육인적자원부 교육행정사무관 ):"학교 안전사고로 인해 입은 피해를 신속·적정하게 보상하기 위하여 보상공제 사업을 벌이는데 필요한 절차 및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이군재 씨. 작년 12월, 길에서 자신의 딸이 이웃이 기르던 도사견에 물렸던 장면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인터뷰> 이군재(46살/피해자 아버지 ):"살이 모두 떨어져 나간 상태였어요. 동맥, 근육 다 없어졌으니까······.? 어느 부분이요?팔 뒤꿈치 부분이요. 이쪽 부분 살이 다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

현재 이 씨의 딸은 8주간의 물리치료를 비롯해 정신적인 후유증을 호소하는 상태입니다.

<인터뷰> 이군재(46살/피해자 아버지 ):"(딸이) 사고가 난 후부터는 집에 오기 싫어하고 사람 만나는 걸 두려워하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하지만 개주인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해 이씨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었는데요. 답답한 것은 개주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인터뷰> 개 소유주 :"사과는 하죠. 제 잘못인데 왜 안 하겠어요. 같은 동네에서 잘 알고 지내는 지역 선후배인데······."

외형적인 상처만큼 정신적인 피해 역시 심각한 맹견관련 사고들. 제대로 된 보상마저 받지 못해 소송이라는 제 2의 고통을 감수해야하는 현실을 입법당국은 외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앵커 멘트>

어렸을 때 개한테 약간만 물린 경험이 있어도 평생 개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맹견 관리, 정말 주인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주셔 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영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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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3-07 08: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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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맹견에 물려 희생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였죠~ 유치원 화장실에서 맹견에게 물렸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어린이의 가족들이 개 소유주와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어떻게 해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최영철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선 가족들이 소송을 내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리포트> 올해 다섯 살인 피해 학생은 앞으로 몇 년에 걸칠지 모를 치료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금전적인 보상과 더불어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학교 측의 과실을 물은 것인데요. 화면 통해서 자세한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재훈이네 집. 면회사절을 알리는 문구가 재훈이의 아픔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얼굴의 상처가 안쓰러운 5살 재훈이는 지난 해 11월, 다니던 유치원 화장실에서 맹견에게 물려 예전의 얼굴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고 당시 재훈이는 왼쪽 귀가 거의 떨어져 나가고 머리에 큰 상처를 입어 생사를 알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안종혁(38살/안재훈 군 아버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할 수도 없었고, 재훈이를 처음 본 순간 너무 놀라서 아이가 어쩌다 이렇게 됐느냐며 소리만 지르고······" 한살 터울의 형과 노는 모습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지만 재훈이는 아직도 개 짓는 소리에도 놀랄만큼 절대안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안재훈(5) :(요즘에 뭐가 제일 무서워요?) "멍멍이요. (왜요?) 그냥 무서워서요." 안과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5살 꼬마가 참기에는 치료과정이 너무 힘듭니다.재훈이는 앞으로도 안면 신경조직, 눈물샘, 침샘등의 회복수술과 머리와 얼굴의 성형수술을 남겨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재훈이 가족들을 힘겹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재훈이 부모는 사고 직후 보인 개 소유주와 학교 측의 무성의한 자세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인터뷰> 안종혁(38살/안재훈 군 아버지 ):" 치료비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학교 측과 개 주인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만 하는 것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났고······.? " 재훈이 부모는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도 없이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가해자가 보상해야 한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한 학교 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게다가 위로금 조로 학생들을 상대로 모금한 성금을 도 교육청의 보상금처럼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노마저 느낀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안종혁(38살/안재훈 군 아버지):"교육청의 성의가 아닌 어린 학생들의 성의를 통해서 이번 사건을 무마시키려 하고 보상금에 대해서는 이것으로 만족하라는 느낌을 받아서 화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는 법적인 근거를 보아도 학교측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유치원 관계자 :"안전공제라는 학생들의 보험적인 성격을 가진 제도가 있어요. 전국의 시, 도마다시행하고 있고요. 안전공제에서는 가해자가 있을 경우에는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어요." 해당 교육청 역시 현재도 성금을 모으고 있는 만큼 도의적인 책임은 다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담당교육청 관계자 :"통상적으로 가해자가 있을 경우에는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저희 나름대로 약간의 보상을 해줘요. 계속해서 성금을 모으고 있고, (가해자가) 동물이다 보니 애매모호하잖아요.?" 개 소유주 역시 개의 출입을 막지 못한 학교 책임도 있다며 보상금 170만원만을 건넨 후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개 소유주 가족 :"저희에게 돈이 있어서 보상금을 드린다는 연락을 해야 하는데 현재 돈이 없으니까 연락을 못 하잖아요." 현재 재훈이 부모는 개 소유주와 경상북도 교육청을 상대로 안전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총 6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던 지역이었지만 학교 주변에서는 여전히 여러 마리의 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2의 재훈이가 언제 발생할지 모를 상황이었는데요. <인터뷰> 김점화(60살/ 마을주민):"지금은 조그만 강아지만 봐도 겁이 나요. 그러니까 겁이 나서 애들을 마음대로 밖에 내보낼 수가 없어요. 자동차들보다 개가 더 무서워요."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 해 말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인터뷰> 박노화( 교육인적자원부 교육행정사무관 ):"학교 안전사고로 인해 입은 피해를 신속·적정하게 보상하기 위하여 보상공제 사업을 벌이는데 필요한 절차 및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이군재 씨. 작년 12월, 길에서 자신의 딸이 이웃이 기르던 도사견에 물렸던 장면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인터뷰> 이군재(46살/피해자 아버지 ):"살이 모두 떨어져 나간 상태였어요. 동맥, 근육 다 없어졌으니까······.? 어느 부분이요?팔 뒤꿈치 부분이요. 이쪽 부분 살이 다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 현재 이 씨의 딸은 8주간의 물리치료를 비롯해 정신적인 후유증을 호소하는 상태입니다. <인터뷰> 이군재(46살/피해자 아버지 ):"(딸이) 사고가 난 후부터는 집에 오기 싫어하고 사람 만나는 걸 두려워하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하지만 개주인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해 이씨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었는데요. 답답한 것은 개주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인터뷰> 개 소유주 :"사과는 하죠. 제 잘못인데 왜 안 하겠어요. 같은 동네에서 잘 알고 지내는 지역 선후배인데······." 외형적인 상처만큼 정신적인 피해 역시 심각한 맹견관련 사고들. 제대로 된 보상마저 받지 못해 소송이라는 제 2의 고통을 감수해야하는 현실을 입법당국은 외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앵커 멘트> 어렸을 때 개한테 약간만 물린 경험이 있어도 평생 개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맹견 관리, 정말 주인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주셔 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영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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