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영위원 선출 곳곳서 ‘잡음’

입력 2006.03.22 (22:15)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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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운영에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학교운영위원회가 본연의 기능을 방해받고 있습니다.

운영위원 선출과정에서부터 학교장이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승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올해 학교운영위원에 지원하기도 전에 포기해야 했습니다.

학부모위원이 이미 정해졌다며 교장이 아예 포기를 권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김 모씨(학부모) : "지원하려고 했더니 이미 다 찼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강하게 항의했더니 그러면 아무개 엄마 빼야되겠다고..."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선거로 선출해야 하는 운영위원을 간접선거로 뽑거나 일부 교사의 출마를 교장이 만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장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인사가 운영위원이 돼야 학교운영이 쉬워집니다.

<인터뷰>학교 관계자 : "많이 하신 분들은 운영위원회 돌아가는 걸 아시니까 협조를 잘해 주시죠. 학교의 어려운 사정들도 알고..."

특히 올해 시도 교육위원과 교육감 선거를 치를 지역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운영위원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경쟁이 과열돼 마찰이 더욱 심합니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2년간 전국의 초중고 514곳을 조사한 결과, 학부모위원을 무투표로 선출한 곳이 전체의 77%나 됐습니다.

또 학교운영위에서 논의된 안건 가운데 학부모위원이 제안한 건은 1.5%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93%를 학교장이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고진광(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 "학부모 자치를 위한 기관이 교장을 추종하는 거수기로서의 역할 뿐..."

선출부터 학교장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작용한 위원회가 학교운영을 얼마나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을지 학기초부터 시끄럽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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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운영위원 선출 곳곳서 ‘잡음’
    • 입력 2006-03-22 21:22:0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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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운영에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학교운영위원회가 본연의 기능을 방해받고 있습니다. 운영위원 선출과정에서부터 학교장이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승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올해 학교운영위원에 지원하기도 전에 포기해야 했습니다. 학부모위원이 이미 정해졌다며 교장이 아예 포기를 권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김 모씨(학부모) : "지원하려고 했더니 이미 다 찼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강하게 항의했더니 그러면 아무개 엄마 빼야되겠다고..."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선거로 선출해야 하는 운영위원을 간접선거로 뽑거나 일부 교사의 출마를 교장이 만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장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인사가 운영위원이 돼야 학교운영이 쉬워집니다. <인터뷰>학교 관계자 : "많이 하신 분들은 운영위원회 돌아가는 걸 아시니까 협조를 잘해 주시죠. 학교의 어려운 사정들도 알고..." 특히 올해 시도 교육위원과 교육감 선거를 치를 지역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운영위원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경쟁이 과열돼 마찰이 더욱 심합니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2년간 전국의 초중고 514곳을 조사한 결과, 학부모위원을 무투표로 선출한 곳이 전체의 77%나 됐습니다. 또 학교운영위에서 논의된 안건 가운데 학부모위원이 제안한 건은 1.5%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93%를 학교장이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고진광(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 "학부모 자치를 위한 기관이 교장을 추종하는 거수기로서의 역할 뿐..." 선출부터 학교장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작용한 위원회가 학교운영을 얼마나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을지 학기초부터 시끄럽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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