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 새 출발 위한 수용자들의 결실, 자격증

입력 2006.03.24 (09:04) 수정 2006.03.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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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엔 조금은 낯선 곳, 교도소 얘기를 준비했습니다. 요즘 교도소내의 재소자 사이에서, 자격증을 따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서, 저희가 취재해봤습니다.

교정활동의 하나로 시작한 자격증 대비반에 재소자들이 몰리면서, 자격증을 서,너개씩 따는재소자들도 생기고 있다는데요, 고민정아나운서, 어떤 자격증을, 또 어떤 생각 으로 따고 계신지궁금하네요~

<리포트>

재소자들에게 자격증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자격증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성과물이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징인데요. 작지만 소중한 꿈을 꾸는 재소자들의 이야기, 이제부터 함께 보시죠.

지난 22일, 춘천교도소에서는 뜻 깊은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한자검정시험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재소자들에게 상장과 부상이 주어졌는데요. 이 날 상을 받은 재소자는 모두 15명. 비록 종이 한 장이 다인 상장이지만 수상자에겐 남다른 의미였습니다.

<인터뷰> 김형석(가명, 40살 / 재소자 ):"(한자 교육이) 모든 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춘천교도소에서 한자 수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7월부터입니다. 수업참여는 100% 재소자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는데요. 현재는 700 여명의 수용자 중에서 600 여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태식(춘천교도소 보안관리과장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재소자들이) 그런 소양을 갖추려면 한문을 가르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해······"

재소자들은 단계별 수업이 끝난 이후, 방송강의를 들으며 시험에 대비하고 있었는데요. 수업 초기, 앉아있기도 힘들어하던 재소자들이 이제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할 만큼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상원 (춘천교도소 한문교육 담당자 ):"만점을 받기 위해 새벽 2, 3시까지 공부하시고, 한, 두 문제 틀리면 안타까워 하시고······ "

춘천교도소에서는 이러한 재소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1회에 한해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전화사용권과 면접실이 아닌 실외에서 가족을 만날 권리를 부여한 가족만남의 날 참가권 등 4종류의 처우증서를 부상으로 주고 있었습니다.또 다른 자격증 대비반. 자동차 정비 등 총 3개 학과의 자동차 관련 수업에서도 재소자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최병우(가명, 30살 / 재소자 ):"(자동차 정비과정을) 시작하면서 자격증도 따고 기능대회에 출전해 입상도 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뭐든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 "

매년 지원자가 증가해 올해는 56명이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 선발된 21명만이 수업에 임하는 만큼 자격증 취득률은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인터뷰> 원일상 ( 춘천교도소 직업훈련 교관 ):"(자격증 취득률은) 통계적으로 보면 95% 정도 되고요. 전년도에는 전원이 자격증을 취득했고, 두 개 이상 취득한 사람도 60% 정도 되었습니다."

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올해 33세의 이민수 씨. 교도소 내에서 이미 자동차정비 기능사를 비롯한 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앞으로 한자 1급 검정시험과 한식조리사 과정에도 도전할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민수(가명, 33살 / 재소자 ):"기술을 배우다 보니 아직까지는 내 삶에도 희망과 성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구나, 그때부터 자격증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교도소 내의 자격증 열풍은 전주교도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컴퓨터 관련 수업에서 만난 재소자들은 나이도 잊고 자판을 익히느라 애쓰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임정호 (전주교도소 교화계장):"초급반에 50명, 중급반에 50명 총 100여 명의 인원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형도 씨. 오른손 약지가 절단돼 자판을 치기 불편했지만 기뻐할 가족 생각에 아픔을 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형도(가명, 44살 / 재소자 ):"지금까지 아내와 딸에게 못난 모습만 보여주었는데, 제 스스로 자격증을 취득해서 가족에게 보내주었더니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

이 씨를 비롯한 재소자들은 수업이 끝나고 생활관으로 돌아 온 이후에도 자습을 잊지 않았는데요.연습용 종이자판을 이용해 자판을 익히는 동료 재소자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이 씨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인터뷰> 이형도(가명, 44살 / 재소자 ):"컴퓨터의 기능을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저 자신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는 것 같아서 큰 도움이 되었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전주교도소 내에는 컴퓨터 관련 수업 외에도 방통대 과정을 비롯해, 건설현장의 기초가 되는 벽돌 쌓는 방법을 배우는 조적과정 등이 개설돼 재소자들의 교정활동을 돕고 있었는데요. 이 분야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수상을 목표로 한 재소자가 있을 만큼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재소자들의 재활의지는 전주교도소 내의 자동차 에어백 부품 공장에서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공장은 지난 2월, 6개월 동안 생산부품의 불량비율이 100만개 중 10개 미만인 기업에게 주는 '품질장인 자격증'인 '싱글 PPM품질인증'을 받았는데요.

<인터뷰> 오세길 (전주교도소 작업훈련과장):"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저희 제품이 자동차에 조립되어 아무런 하자 없이 잘되고 있다는 것을 대단히 큰 성과라고 봐야죠."

자격증 취득을 통해 잊고 있던 땀의 가치를 알아가는 재소자들. 이들의 재활의지가 사회에서도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앵커 멘트>

네,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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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3-24 08:04:04
    • 수정2006-03-24 09: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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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엔 조금은 낯선 곳, 교도소 얘기를 준비했습니다. 요즘 교도소내의 재소자 사이에서, 자격증을 따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서, 저희가 취재해봤습니다. 교정활동의 하나로 시작한 자격증 대비반에 재소자들이 몰리면서, 자격증을 서,너개씩 따는재소자들도 생기고 있다는데요, 고민정아나운서, 어떤 자격증을, 또 어떤 생각 으로 따고 계신지궁금하네요~ <리포트> 재소자들에게 자격증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자격증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성과물이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징인데요. 작지만 소중한 꿈을 꾸는 재소자들의 이야기, 이제부터 함께 보시죠. 지난 22일, 춘천교도소에서는 뜻 깊은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한자검정시험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재소자들에게 상장과 부상이 주어졌는데요. 이 날 상을 받은 재소자는 모두 15명. 비록 종이 한 장이 다인 상장이지만 수상자에겐 남다른 의미였습니다. <인터뷰> 김형석(가명, 40살 / 재소자 ):"(한자 교육이) 모든 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춘천교도소에서 한자 수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7월부터입니다. 수업참여는 100% 재소자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는데요. 현재는 700 여명의 수용자 중에서 600 여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태식(춘천교도소 보안관리과장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재소자들이) 그런 소양을 갖추려면 한문을 가르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해······" 재소자들은 단계별 수업이 끝난 이후, 방송강의를 들으며 시험에 대비하고 있었는데요. 수업 초기, 앉아있기도 힘들어하던 재소자들이 이제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할 만큼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상원 (춘천교도소 한문교육 담당자 ):"만점을 받기 위해 새벽 2, 3시까지 공부하시고, 한, 두 문제 틀리면 안타까워 하시고······ " 춘천교도소에서는 이러한 재소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1회에 한해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전화사용권과 면접실이 아닌 실외에서 가족을 만날 권리를 부여한 가족만남의 날 참가권 등 4종류의 처우증서를 부상으로 주고 있었습니다.또 다른 자격증 대비반. 자동차 정비 등 총 3개 학과의 자동차 관련 수업에서도 재소자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최병우(가명, 30살 / 재소자 ):"(자동차 정비과정을) 시작하면서 자격증도 따고 기능대회에 출전해 입상도 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뭐든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 " 매년 지원자가 증가해 올해는 56명이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 선발된 21명만이 수업에 임하는 만큼 자격증 취득률은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인터뷰> 원일상 ( 춘천교도소 직업훈련 교관 ):"(자격증 취득률은) 통계적으로 보면 95% 정도 되고요. 전년도에는 전원이 자격증을 취득했고, 두 개 이상 취득한 사람도 60% 정도 되었습니다." 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올해 33세의 이민수 씨. 교도소 내에서 이미 자동차정비 기능사를 비롯한 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앞으로 한자 1급 검정시험과 한식조리사 과정에도 도전할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민수(가명, 33살 / 재소자 ):"기술을 배우다 보니 아직까지는 내 삶에도 희망과 성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구나, 그때부터 자격증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교도소 내의 자격증 열풍은 전주교도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컴퓨터 관련 수업에서 만난 재소자들은 나이도 잊고 자판을 익히느라 애쓰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임정호 (전주교도소 교화계장):"초급반에 50명, 중급반에 50명 총 100여 명의 인원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형도 씨. 오른손 약지가 절단돼 자판을 치기 불편했지만 기뻐할 가족 생각에 아픔을 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형도(가명, 44살 / 재소자 ):"지금까지 아내와 딸에게 못난 모습만 보여주었는데, 제 스스로 자격증을 취득해서 가족에게 보내주었더니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 이 씨를 비롯한 재소자들은 수업이 끝나고 생활관으로 돌아 온 이후에도 자습을 잊지 않았는데요.연습용 종이자판을 이용해 자판을 익히는 동료 재소자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이 씨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인터뷰> 이형도(가명, 44살 / 재소자 ):"컴퓨터의 기능을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저 자신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는 것 같아서 큰 도움이 되었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전주교도소 내에는 컴퓨터 관련 수업 외에도 방통대 과정을 비롯해, 건설현장의 기초가 되는 벽돌 쌓는 방법을 배우는 조적과정 등이 개설돼 재소자들의 교정활동을 돕고 있었는데요. 이 분야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수상을 목표로 한 재소자가 있을 만큼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재소자들의 재활의지는 전주교도소 내의 자동차 에어백 부품 공장에서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공장은 지난 2월, 6개월 동안 생산부품의 불량비율이 100만개 중 10개 미만인 기업에게 주는 '품질장인 자격증'인 '싱글 PPM품질인증'을 받았는데요. <인터뷰> 오세길 (전주교도소 작업훈련과장):"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저희 제품이 자동차에 조립되어 아무런 하자 없이 잘되고 있다는 것을 대단히 큰 성과라고 봐야죠." 자격증 취득을 통해 잊고 있던 땀의 가치를 알아가는 재소자들. 이들의 재활의지가 사회에서도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앵커 멘트> 네,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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