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대신 경찰

입력 2000.06.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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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교육현장의 황폐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광주에서 일어났습니다. 한 학생이 체벌
교사를 고발하자 이 학교는 이 학생의 지도를 경찰에 의뢰한 것입니다. 보도에 박현진
기자입니다.
⊙ 박현진 기자 :
이달 초 광주 모 중학교 학생이 체벌교사를 처벌해 달라는 글을 광주시 교육청과 경찰서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학교 유리창을 깬 학생을 학생부장과 담임 교사가 심하게 체벌
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두 교사는 폭력 혐의로 지난 12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측에서 학생을 수사해 달라는 수사의뢰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최근 학교 유리창이 100여 장이나 파손돼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유리창을 깬 학생을 수
사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학교 관계자 :
학교는 지도력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지도력에 다소라도 보탬을 얻고싶어
서 학생을 처벌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었고, 이 일로 인해서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서...
⊙ 박현진 기자 :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도 사제간의 고발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입니다.
⊙ 오의규 (광주 남부서 형사반장) :
얼마 전에 학생들에 대해서 선생님들 고발건이 들어왔었는데 이런 건에 대해서는 자체적
으로 학교 내에서 해결을...
⊙ 박현진 기자 :
학교측은 이번 고발이 보복성 내지는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오늘 오후 뒤늦게
수사의뢰를 취소했습니다. 체벌교사를 고발한 학생과 문제의 학생 수사를 경찰에 의뢰한
학교. 황폐화한 우리 교육현장의 단면이라고 교육계는 실토합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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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권 대신 경찰
    • 입력 2000-06-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교육현장의 황폐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광주에서 일어났습니다. 한 학생이 체벌 교사를 고발하자 이 학교는 이 학생의 지도를 경찰에 의뢰한 것입니다. 보도에 박현진 기자입니다. ⊙ 박현진 기자 : 이달 초 광주 모 중학교 학생이 체벌교사를 처벌해 달라는 글을 광주시 교육청과 경찰서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학교 유리창을 깬 학생을 학생부장과 담임 교사가 심하게 체벌 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두 교사는 폭력 혐의로 지난 12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측에서 학생을 수사해 달라는 수사의뢰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최근 학교 유리창이 100여 장이나 파손돼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유리창을 깬 학생을 수 사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학교 관계자 : 학교는 지도력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지도력에 다소라도 보탬을 얻고싶어 서 학생을 처벌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었고, 이 일로 인해서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서... ⊙ 박현진 기자 :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도 사제간의 고발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입니다. ⊙ 오의규 (광주 남부서 형사반장) : 얼마 전에 학생들에 대해서 선생님들 고발건이 들어왔었는데 이런 건에 대해서는 자체적 으로 학교 내에서 해결을... ⊙ 박현진 기자 : 학교측은 이번 고발이 보복성 내지는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오늘 오후 뒤늦게 수사의뢰를 취소했습니다. 체벌교사를 고발한 학생과 문제의 학생 수사를 경찰에 의뢰한 학교. 황폐화한 우리 교육현장의 단면이라고 교육계는 실토합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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