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한마리’ 때문에 노부부 살해

<앵커 멘트>

거창에서 실종된 노부부가 18일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용의자는 노부부가 키우고 있던 소 한 마리를 훔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천현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살고 있던 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91살 박모씨와 79살 이모 씨 부부.

행여나 하는 기대를 저버리고 끝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실종 18일만입니다.

경찰이 붙잡은 유력한 용의자는 박씨 부부 집에 페인트를 칠해줬던 34살 이모 씨였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박씨의 소를 훔치기 위해 밤 10시쯤 집을 찾아가 부부를 납치했다는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인터뷰>유덕진(거창서 수사과장) : "평소 알고 지냈던 사이인데 당일 알리바이가 맞지 않아 용의자로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씨는 자신의 1톤 화물차에 노부부를 태워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가 살해하고 시신을 도로변 배수로에 숨겼습니다.

이어 다음날 새벽 소를 트럭에 싣고 경북 김천의 가축시장에서 팔아 230만 원을 챙겼습니다.

18일 동안 경찰의 수색작업을 지켜보며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라던 유족들은 허탈감에 빠졌습니다.

<인터뷰>유가족 : "90평생을 사셔서 이런 일이 생기니까 우리가 볼 때 너무 허망한 거죠."

한적한 산골마을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소 한 마리를 훔치려고 노부부를 살해했다는 소식에 이웃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KBS 뉴스 천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