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도약할 수 있나?

입력 2007.01.05 (07:53) 수정 2007.01.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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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7년 새해 각 분야를 전망해보는 코너,

오늘은 우리 영화계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민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1> 전망에 앞서 우선 지난해 영화계를 간단히 정리하고 가야할 것 같네요.

<대답 1>
예, 지난해 영화계, 한마디로 '외화내빈'이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왕의 남자와 괴물, 영화계에서 '꿈의 숫자'라고 불리는 천만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구요.

또,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도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는 등 겉모습은 화려했지만, 속으론 마음 고생이 심했습니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때문입니다.

소수의 영화만 흥행에 성공하고, 85%에 달하는 영화는 적자를 봐야했는데, 평균 7~80편씩 개봉하던 한국 영화가 백 편이 넘게 개봉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죠.

영화 제작은 활발했지만, 이익을 내는 작품은 매우 드물었다는 뜻입니다.

또 스타를 앞세운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현상 중 하나입니다.

<질문 2> 그럼, 올해 우리 영화계 가장 두드러진 특징, 어떤 점을 꼽을수 있을까요?

<대답 2>
예, 우선 올 한해 조용히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지난해 우리 영화계의 저조한 흥행 성적표 때문이죠.

지난해 수익률이 크게 악화돼서, 투자자들은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투자자들의 작품 선정이 더 신중해지고 더 까다로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죠.

그래서 영화 제작사들 입장에서는 왠만큼 탄탄한 작품 아니면 투자받기가 녹록치 않을 겁니다.

작품성보다는 스타만 앞세웠거나, 어설픈 코미디로 관객 몰이를 하겠다는, 그런 설익은 기획들이, 쉽사리 영화화되기 힘들게됐다는겁니다.

당연히 영화 제작편수도 크게 줄어들겠죠.

지난해엔 백 편이 넘게 제작됐지만, 올해는 다시 예년 수준인 7,80편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화계 스스로도 그동안 방만하다고 지적받아 온 제작비의 군살 빼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수완 동국대 교수 얘기 들어보실까요..

<인터뷰>조수완(동국대 교수) : "대작들의 실패를 봐왔기 때문에 영화제작예산도 줄이려고 하는 운동 많이 할거구요. 영화 제작 예산의 거품빼기구요."

<질문 3> 그동안 한류에 있어 한국 영화의 역할도 적지않았는데, 올해 해외 수출 전망은 어떻습니까?

<대답 3>
해외 수출 전망도 그렇게 밝지 않습니다.

우선 주력 시장이었던 일본의 분위기가 갈수록 차갑게 식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 대한 한국 영화 수출액은 해마다 크게 증가해서 지난 2천 5년에는 6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작 8백 7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평균 수출 가격도 2천 5년의 37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분의 1 수준인 13만달러로 크게 줄어들었구요.

이런 수출액의 급속한 감소는 영화계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동안 영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해외 수출액으로 충당해 왔는데, 이렇게 수출이 막히게 되면, 결국 제작 여건까지 크게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싸이더스 fnh의 차승재 대표입니다.

<인터뷰>차승재(싸이더스 대표) : "천 억불 가까이 수출이 됐는데, 이 금액이 몇 백불로 떨어졌습니다. 수출액은 전부 이익이기 때문에 이익의 상당부분이 감소된 상황이어서 시장 끌고 가기 힘들 것입니다."

또,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한류의 비중을 감안하면, 한류 전반의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계가 해외 직배나 해외 합작 사업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질문 4> 지난해부터 스크린쿼터가 축소되지 않았습니까? 올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할수 있을까요?

<대답 4>
예, 지난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죠.

한국영화 의무상영제도, 스크린쿼터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절반으로 축소됐는데요, 영화계는 대규모 시위 등으로 반대 의사를 거세게 표출했었죠.

스크린 쿼터 축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의견이 좀 엇갈린데요,

일각에선 할리우드 불록버스터의 물량 공세앞에 한국 영화의 위기가 당장 찾아올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의 전망은 최근 수 년동안 지속돼 온 한국 영화의 강세를 감안하면, 올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반기부터 스크린 쿼터 축소가 시행된 지난해의 경우 오히려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거든요.

이런 수치에서 볼 수 있듯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의 취향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으리라는거죠.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인 씨제이 엔터테인먼트의 이상무 팀장입니다.

<인터뷰>이상무(CJ 엔터테인먼트 팀장) : "한국 영화 제작편수는 감소하겠지만,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영화가 제작된다면 한국영화의 강세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던 극장과 관객의 '편식'이 심화될 경우, 영화의 다양성을 해쳐 한국 영화의 체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올 한해는 여러 악조건이 겹겹이 쌓인 위기의 시기임에 분명하지만, 동시에 이를 잘 이겨낸다면 우리 영화가 더욱 내실을 다지고, 튼튼해질 수 있는 기회의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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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7-01-05 15: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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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7년 새해 각 분야를 전망해보는 코너, 오늘은 우리 영화계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민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1> 전망에 앞서 우선 지난해 영화계를 간단히 정리하고 가야할 것 같네요. <대답 1> 예, 지난해 영화계, 한마디로 '외화내빈'이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왕의 남자와 괴물, 영화계에서 '꿈의 숫자'라고 불리는 천만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구요. 또,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도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는 등 겉모습은 화려했지만, 속으론 마음 고생이 심했습니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때문입니다. 소수의 영화만 흥행에 성공하고, 85%에 달하는 영화는 적자를 봐야했는데, 평균 7~80편씩 개봉하던 한국 영화가 백 편이 넘게 개봉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죠. 영화 제작은 활발했지만, 이익을 내는 작품은 매우 드물었다는 뜻입니다. 또 스타를 앞세운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현상 중 하나입니다. <질문 2> 그럼, 올해 우리 영화계 가장 두드러진 특징, 어떤 점을 꼽을수 있을까요? <대답 2> 예, 우선 올 한해 조용히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지난해 우리 영화계의 저조한 흥행 성적표 때문이죠. 지난해 수익률이 크게 악화돼서, 투자자들은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투자자들의 작품 선정이 더 신중해지고 더 까다로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죠. 그래서 영화 제작사들 입장에서는 왠만큼 탄탄한 작품 아니면 투자받기가 녹록치 않을 겁니다. 작품성보다는 스타만 앞세웠거나, 어설픈 코미디로 관객 몰이를 하겠다는, 그런 설익은 기획들이, 쉽사리 영화화되기 힘들게됐다는겁니다. 당연히 영화 제작편수도 크게 줄어들겠죠. 지난해엔 백 편이 넘게 제작됐지만, 올해는 다시 예년 수준인 7,80편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화계 스스로도 그동안 방만하다고 지적받아 온 제작비의 군살 빼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수완 동국대 교수 얘기 들어보실까요.. <인터뷰>조수완(동국대 교수) : "대작들의 실패를 봐왔기 때문에 영화제작예산도 줄이려고 하는 운동 많이 할거구요. 영화 제작 예산의 거품빼기구요." <질문 3> 그동안 한류에 있어 한국 영화의 역할도 적지않았는데, 올해 해외 수출 전망은 어떻습니까? <대답 3> 해외 수출 전망도 그렇게 밝지 않습니다. 우선 주력 시장이었던 일본의 분위기가 갈수록 차갑게 식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 대한 한국 영화 수출액은 해마다 크게 증가해서 지난 2천 5년에는 6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작 8백 7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평균 수출 가격도 2천 5년의 37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분의 1 수준인 13만달러로 크게 줄어들었구요. 이런 수출액의 급속한 감소는 영화계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동안 영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해외 수출액으로 충당해 왔는데, 이렇게 수출이 막히게 되면, 결국 제작 여건까지 크게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싸이더스 fnh의 차승재 대표입니다. <인터뷰>차승재(싸이더스 대표) : "천 억불 가까이 수출이 됐는데, 이 금액이 몇 백불로 떨어졌습니다. 수출액은 전부 이익이기 때문에 이익의 상당부분이 감소된 상황이어서 시장 끌고 가기 힘들 것입니다." 또,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한류의 비중을 감안하면, 한류 전반의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계가 해외 직배나 해외 합작 사업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질문 4> 지난해부터 스크린쿼터가 축소되지 않았습니까? 올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할수 있을까요? <대답 4> 예, 지난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죠. 한국영화 의무상영제도, 스크린쿼터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절반으로 축소됐는데요, 영화계는 대규모 시위 등으로 반대 의사를 거세게 표출했었죠. 스크린 쿼터 축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의견이 좀 엇갈린데요, 일각에선 할리우드 불록버스터의 물량 공세앞에 한국 영화의 위기가 당장 찾아올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의 전망은 최근 수 년동안 지속돼 온 한국 영화의 강세를 감안하면, 올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반기부터 스크린 쿼터 축소가 시행된 지난해의 경우 오히려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거든요. 이런 수치에서 볼 수 있듯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의 취향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으리라는거죠.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인 씨제이 엔터테인먼트의 이상무 팀장입니다. <인터뷰>이상무(CJ 엔터테인먼트 팀장) : "한국 영화 제작편수는 감소하겠지만,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영화가 제작된다면 한국영화의 강세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던 극장과 관객의 '편식'이 심화될 경우, 영화의 다양성을 해쳐 한국 영화의 체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올 한해는 여러 악조건이 겹겹이 쌓인 위기의 시기임에 분명하지만, 동시에 이를 잘 이겨낸다면 우리 영화가 더욱 내실을 다지고, 튼튼해질 수 있는 기회의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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