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환경부, ‘실효성 논란 장비’ 도입에 예산 낭비?

입력 2007.02.02 (22:18) 수정 2007.02.02 (22: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자동차 배출가스 원격 측정 장비 도입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수입업체 말만 믿고 장비 도입을 추진한 것인지 감사원이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고 왜 문제가 되고 있는지 조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 진입로에 차량들이 들어섭니다.

운행중에 내뿜는 매연을 길가에 설치된 장비가 자동으로 감지해 기록합니다.

여기에 쓰인 것은 미국에서 개발된 자동차 배출가스 원격 측정장비, 환경부는 배출가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바로 이 장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양경연 (환경부 사무관):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시범사업을 거쳐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실효성.

안개가 끼거나 영하 7도 이하의 추운 날, 바람이 부는 곳에선 측정이 어렵습니다.

<녹취>환경관리공단 (시범사업 대행): "비가 오거나 날씨가 그렇거나, 기상 조건이 안 좋으면 장비 운영을 안 합니다."

배출가스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심지역에서도 운영에 제한을 받습니다.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1차로에서만 배출가스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주행상태에 따라 같은 차량이라도 배출가스 농도 측정값이 제각각으로 나옵니다.

<인터뷰>유환신 (호원대 자동차학부 교수): "현재 미국에서도 장비 자체의 오차 범위가 워낙 크다 보니까, 아직까지도 검증단계에 있는데."

환경부도 지난 95년에는 같은 이유를 들어 원격측정장비를 단속이나 검사 장비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같은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 1차 시범사업의 평가 내용이 담긴 이 보고서에는 원격측정장비의 도입이 효율성과 안전성, 편리성 면에서 현행 수시 점검을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라는 결론이 나와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라 장비 도입의 타당성 연구를 위한 시범사업이 확대됐습니다.

<녹취>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평가 내용이)좋다고 하니까 시범사업을 하죠, 안 좋다고 하면 시범사업을 할 이유가 없죠."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곳은 다름 아닌 이 장비의 수입업쳅니다.

<녹취>원격측정장비 수입납품업체 직원: "왜냐하면 장비 운영이나 설치 이런 것은 우리 (납품업체)가 미국에서 배워왔거든요."

더욱이 납품업체는 현재의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양정욱 (자동차안전연구소장): "수익을 추구하는 업체가 아닌 보다 객관적인 연구기관의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에 2억 원이 넘는 원격 측정장비 도입을 위한 시범연구사업에 들어간 예산만 지금까지 15억 원,

실효성 논란에다 예산 낭비 지적이 불거지면서 감사원은 현재 원격측정장비 도입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성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환경부, ‘실효성 논란 장비’ 도입에 예산 낭비?
    • 입력 2007-02-02 21:15:08
    • 수정2007-02-02 22:18:57
    뉴스 9
<앵커 멘트> 자동차 배출가스 원격 측정 장비 도입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수입업체 말만 믿고 장비 도입을 추진한 것인지 감사원이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고 왜 문제가 되고 있는지 조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 진입로에 차량들이 들어섭니다. 운행중에 내뿜는 매연을 길가에 설치된 장비가 자동으로 감지해 기록합니다. 여기에 쓰인 것은 미국에서 개발된 자동차 배출가스 원격 측정장비, 환경부는 배출가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바로 이 장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양경연 (환경부 사무관):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시범사업을 거쳐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실효성. 안개가 끼거나 영하 7도 이하의 추운 날, 바람이 부는 곳에선 측정이 어렵습니다. <녹취>환경관리공단 (시범사업 대행): "비가 오거나 날씨가 그렇거나, 기상 조건이 안 좋으면 장비 운영을 안 합니다." 배출가스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심지역에서도 운영에 제한을 받습니다.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1차로에서만 배출가스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주행상태에 따라 같은 차량이라도 배출가스 농도 측정값이 제각각으로 나옵니다. <인터뷰>유환신 (호원대 자동차학부 교수): "현재 미국에서도 장비 자체의 오차 범위가 워낙 크다 보니까, 아직까지도 검증단계에 있는데." 환경부도 지난 95년에는 같은 이유를 들어 원격측정장비를 단속이나 검사 장비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같은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 1차 시범사업의 평가 내용이 담긴 이 보고서에는 원격측정장비의 도입이 효율성과 안전성, 편리성 면에서 현행 수시 점검을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라는 결론이 나와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라 장비 도입의 타당성 연구를 위한 시범사업이 확대됐습니다. <녹취>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평가 내용이)좋다고 하니까 시범사업을 하죠, 안 좋다고 하면 시범사업을 할 이유가 없죠."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곳은 다름 아닌 이 장비의 수입업쳅니다. <녹취>원격측정장비 수입납품업체 직원: "왜냐하면 장비 운영이나 설치 이런 것은 우리 (납품업체)가 미국에서 배워왔거든요." 더욱이 납품업체는 현재의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양정욱 (자동차안전연구소장): "수익을 추구하는 업체가 아닌 보다 객관적인 연구기관의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에 2억 원이 넘는 원격 측정장비 도입을 위한 시범연구사업에 들어간 예산만 지금까지 15억 원, 실효성 논란에다 예산 낭비 지적이 불거지면서 감사원은 현재 원격측정장비 도입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성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