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만 올리는 ‘엉터리 법인화’

입력 2007.02.21 (22:22) 수정 2007.02.2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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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갈수록 오르는 대학등록금문제를 진단해보는 기획시리즈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국공립대들의 등록금 폭등 배경을 살펴봅니다.

하송연 기자는 바로 대책없는 교육부의 국공립대 법인화 방침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했습니다.

<리포트>

개강 준비에 바빠야할 캠퍼스에 등록금 납부 거부운동이 한창입니다. 서울대 개교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 신입생의 한 학기 등록금은 258만 원, 지난해보다 12.7%나 올랐습니다.

<인터뷰> 황덕일(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등록금을 왜 올리는지도 모르겠다는 입장이고 굉장히 힘들다."

30%에 가까운 등록금 인상안을 낸 이 지방국립대학, 전국 최고의 인상률에 학생들은 대학본부까지 점거하며 반발했습니다.

결국 대학측이 17%로 인상률을 낮추면서 가까스로 사태는 수습됐습니다.

<인터뷰> 정항근(전북대 기획처장): "발전기금모으기도 힘들고 기성회비도 훨씬 싸게 받았거든요. 왜냐면 지역경제가 열악해서..."

2004년을 기점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국공립대 등록금은 연간 340여만 원으로 사립대 등록금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인터뷰> 강세환(전북대 3학년): "등록금이 인상돼서 사립대랑 비슷해지면 국립대를 선호하지 않을 것 같아요."

국공립대 등록금 폭등의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스스로 재정문제를 해결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교육부의 법인화 방침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수연(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재정의 자율화가 된다는 불안감에 등록금을 인상해서 재정을 확충해놓자..."

교육부는 법인화가 되더라고 재정지원은 계속 하겠다고 말하지만 정부 보조금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어서 불안한 대학들로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인화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등록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 법인화 논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인화 추진과 함께 등록금이 폭등할 가능성은 누차 지적됐지만 교육부의 국공립대 법인화 관련 법안엔 어떤 규제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법인화에 따른 무리한 등록금 인상을 차단한 미국 일본 등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또 외국의 국공립대처럼 대학들 스스로도 재정확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터뷰> 이향철(법인화 추진 연구자): "외부로부터 받는 연구비와 기부금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

재정 확보 대책 없이 추진되는 법인화와 외부 자금 유치 대신 손쉬운 등록금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학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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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등록금만 올리는 ‘엉터리 법인화’
    • 입력 2007-02-21 21:26:00
    • 수정2007-02-21 22: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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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갈수록 오르는 대학등록금문제를 진단해보는 기획시리즈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국공립대들의 등록금 폭등 배경을 살펴봅니다. 하송연 기자는 바로 대책없는 교육부의 국공립대 법인화 방침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했습니다. <리포트> 개강 준비에 바빠야할 캠퍼스에 등록금 납부 거부운동이 한창입니다. 서울대 개교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 신입생의 한 학기 등록금은 258만 원, 지난해보다 12.7%나 올랐습니다. <인터뷰> 황덕일(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등록금을 왜 올리는지도 모르겠다는 입장이고 굉장히 힘들다." 30%에 가까운 등록금 인상안을 낸 이 지방국립대학, 전국 최고의 인상률에 학생들은 대학본부까지 점거하며 반발했습니다. 결국 대학측이 17%로 인상률을 낮추면서 가까스로 사태는 수습됐습니다. <인터뷰> 정항근(전북대 기획처장): "발전기금모으기도 힘들고 기성회비도 훨씬 싸게 받았거든요. 왜냐면 지역경제가 열악해서..." 2004년을 기점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국공립대 등록금은 연간 340여만 원으로 사립대 등록금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인터뷰> 강세환(전북대 3학년): "등록금이 인상돼서 사립대랑 비슷해지면 국립대를 선호하지 않을 것 같아요." 국공립대 등록금 폭등의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스스로 재정문제를 해결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교육부의 법인화 방침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수연(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재정의 자율화가 된다는 불안감에 등록금을 인상해서 재정을 확충해놓자..." 교육부는 법인화가 되더라고 재정지원은 계속 하겠다고 말하지만 정부 보조금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어서 불안한 대학들로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인화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등록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 법인화 논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인화 추진과 함께 등록금이 폭등할 가능성은 누차 지적됐지만 교육부의 국공립대 법인화 관련 법안엔 어떤 규제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법인화에 따른 무리한 등록금 인상을 차단한 미국 일본 등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또 외국의 국공립대처럼 대학들 스스로도 재정확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터뷰> 이향철(법인화 추진 연구자): "외부로부터 받는 연구비와 기부금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 재정 확보 대책 없이 추진되는 법인화와 외부 자금 유치 대신 손쉬운 등록금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학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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