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쇠고기 시장’의 소리없는 전쟁

입력 2007.04.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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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차만별인 한우값,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우와 수입산 사이에서 소비자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을 둘러싸고 소리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수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우 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엇갈립니다.

<인터뷰>박인성(대전시 홍도동): "아무래도 맛이 좋고 믿을 수 있으니까 수입 고기보다는..."

<인터뷰>전은주(서울시 금호동): "한우는 너무 비싸서 먹기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요."

쇠고기 값이 비싸지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가장 기다리는 곳은 바로 고기 전문점들입니다.

<인터뷰>신승진(고기전문점 주인): "가격적인 면이라든가 물량적인 면, 부드러운 맛 정도가 변하기 때문에 미산 쇠고기를 기다리고 있는 편입니다."

지난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자 덕을 본 것은 호주산 쇠고기.

미국산의 3분의 1수준이던 값이 급등해 이제는 당시 미국산 가격을 웃돌고 있습니다.

수입 쇠고기 시장의 점유율도 미국산이 세웠던 75% 기록을 지난해 호주산이 갈아치웠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당장 미국 육류업체가 현재의 까다로운 검역절차를 감수하고라도 다음주 월요일쯤 쇠고기를 들여오기 위해 통관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자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체들도 점유율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고기를 반값에 파는 할인행사까지 벌일 정도입니다.

<인터뷰>글렌 휘스트(호주 축산공사): "호주 쇠고기의 맛에 익숙해진 한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신흥 시장입니다."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 송아지는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영양분을 분석해 최상품 한우로 키우기 위해섭니다.

안전하고 품질 높은 한우로 수입 쇠고기와 승부를 겨루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이병국(한우 사육 농민): "브랜드를 가지고 최고 품질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고 그러면 한번 해볼 만 하지 않느냐,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농가들이 힘을 모아 만든 한우 상표만 3백여 개에 이릅니다.

하지만, 한우 농가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국산 한우와 뒤섞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고기가 한우인지 수입 고기인지 표시해야 하는 원산지 표시제가 올해 도입됐지만 적용 대상은 90평 이상 음식점뿐입니다.

전체 음식점의 단 1%에 불과합니다.

<인터뷰>남호경(한우협회장): "한우 고기 가격을 주고 수입육을 먹어서는 안 될 거 아닙니까. 위생적인 측면도 있지만은. 가격적인 측면도 그러니까. 실효성 있게 단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상당히 요구되는 거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제 수역 사무국, OIE의 평가를 앞두고 미국 육류 업계도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OIE가 과학적 평가에서는 미국의 광우병 발생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등급 판정은 뼈까지 수출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우석균(보건의료연합): "등급 판정 자체가 5단계에서 3단계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미국을 위한 규정이라고 비판을 받을 만큼 합리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우병 위험과 뼛조각 논란으로 1년 넘게 끌어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 속에서도 한국의 쇠고기 시장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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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쇠고기 시장’의 소리없는 전쟁
    • 입력 2007-04-19 21: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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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차만별인 한우값,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우와 수입산 사이에서 소비자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을 둘러싸고 소리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수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우 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엇갈립니다. <인터뷰>박인성(대전시 홍도동): "아무래도 맛이 좋고 믿을 수 있으니까 수입 고기보다는..." <인터뷰>전은주(서울시 금호동): "한우는 너무 비싸서 먹기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요." 쇠고기 값이 비싸지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가장 기다리는 곳은 바로 고기 전문점들입니다. <인터뷰>신승진(고기전문점 주인): "가격적인 면이라든가 물량적인 면, 부드러운 맛 정도가 변하기 때문에 미산 쇠고기를 기다리고 있는 편입니다." 지난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자 덕을 본 것은 호주산 쇠고기. 미국산의 3분의 1수준이던 값이 급등해 이제는 당시 미국산 가격을 웃돌고 있습니다. 수입 쇠고기 시장의 점유율도 미국산이 세웠던 75% 기록을 지난해 호주산이 갈아치웠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당장 미국 육류업체가 현재의 까다로운 검역절차를 감수하고라도 다음주 월요일쯤 쇠고기를 들여오기 위해 통관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자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체들도 점유율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고기를 반값에 파는 할인행사까지 벌일 정도입니다. <인터뷰>글렌 휘스트(호주 축산공사): "호주 쇠고기의 맛에 익숙해진 한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신흥 시장입니다."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 송아지는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영양분을 분석해 최상품 한우로 키우기 위해섭니다. 안전하고 품질 높은 한우로 수입 쇠고기와 승부를 겨루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이병국(한우 사육 농민): "브랜드를 가지고 최고 품질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고 그러면 한번 해볼 만 하지 않느냐,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농가들이 힘을 모아 만든 한우 상표만 3백여 개에 이릅니다. 하지만, 한우 농가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국산 한우와 뒤섞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고기가 한우인지 수입 고기인지 표시해야 하는 원산지 표시제가 올해 도입됐지만 적용 대상은 90평 이상 음식점뿐입니다. 전체 음식점의 단 1%에 불과합니다. <인터뷰>남호경(한우협회장): "한우 고기 가격을 주고 수입육을 먹어서는 안 될 거 아닙니까. 위생적인 측면도 있지만은. 가격적인 측면도 그러니까. 실효성 있게 단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상당히 요구되는 거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제 수역 사무국, OIE의 평가를 앞두고 미국 육류 업계도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OIE가 과학적 평가에서는 미국의 광우병 발생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등급 판정은 뼈까지 수출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우석균(보건의료연합): "등급 판정 자체가 5단계에서 3단계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미국을 위한 규정이라고 비판을 받을 만큼 합리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우병 위험과 뼛조각 논란으로 1년 넘게 끌어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 속에서도 한국의 쇠고기 시장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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