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재벌, 그들의 빗나간 ‘특권 의식’

입력 2007.04.3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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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 사건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재벌의 비뚤어진 특권의식, 반칙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돈의 힘을 앞세운 재벌앞에서 우리 사법 당국은 무력해진 적은 없을까요?

이 문제를 정창화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행 혐의로 재벌 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는 유례없는 사건, 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회장은 개인 문제라는 단어로 사과를 구합니다.

<녹취>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제 개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93년 외화 유출 혐의로 53일간의 옥살이를 치르기도 했던 김승연 회장.

혐의가 확정되면 과연 사법처리가 가능할까?

국민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차갑습니다.

<인터뷰> 김보빈(서울 오금동): "지금까지도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벌이 합당하게 이뤄지지 않은 면이 많이 있으니까..."

이런 인식은 지금까지 재벌 인사들의 위법에 대한 사법부의 처벌이 솜방망이였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비자금 천 억원 조성, 회삿돈 9백억 원 횡령, 계열사에 2천억 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

<녹취> 정몽구(회장/지난해 4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검찰에서 충분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재판부는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윤성진(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이제 옛말이 돼야지, 그게 자꾸만 현실에 적용이 되면 국민이 법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나라가 혼란해진단 말이야..."

회삿돈 326억원을 횡령하고 수백억원 대 비자금을 조성해 한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역시 법정 구속은 면했고, 두 달전 사면복권돼 경영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재벌과 관련된 문제일수록 사법부의 관대한 처벌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최한수(경제개혁연대 연구팀장):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봐주기 수사나 집행유예를 남발해 왔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규율의 효과가 대단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재벌들은 또 법적 책임이 불거지면 우선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삼성그룹처럼 거액의 사회 기부금 공헌 약속들을 내놓기도 합니다.

경영위기를 들먹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목진휴(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요즘 보는 비리들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을 희생시켜서 자기를 얻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그런 문제들입니다."

돈과 힘있는 이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건 더 높은 의무와 책임감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의무와 책임을 지라는 것일 겁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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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재벌, 그들의 빗나간 ‘특권 의식’
    • 입력 2007-04-30 21: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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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 사건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재벌의 비뚤어진 특권의식, 반칙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돈의 힘을 앞세운 재벌앞에서 우리 사법 당국은 무력해진 적은 없을까요? 이 문제를 정창화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행 혐의로 재벌 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는 유례없는 사건, 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회장은 개인 문제라는 단어로 사과를 구합니다. <녹취>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제 개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93년 외화 유출 혐의로 53일간의 옥살이를 치르기도 했던 김승연 회장. 혐의가 확정되면 과연 사법처리가 가능할까? 국민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차갑습니다. <인터뷰> 김보빈(서울 오금동): "지금까지도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벌이 합당하게 이뤄지지 않은 면이 많이 있으니까..." 이런 인식은 지금까지 재벌 인사들의 위법에 대한 사법부의 처벌이 솜방망이였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비자금 천 억원 조성, 회삿돈 9백억 원 횡령, 계열사에 2천억 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 <녹취> 정몽구(회장/지난해 4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검찰에서 충분한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재판부는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윤성진(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이제 옛말이 돼야지, 그게 자꾸만 현실에 적용이 되면 국민이 법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나라가 혼란해진단 말이야..." 회삿돈 326억원을 횡령하고 수백억원 대 비자금을 조성해 한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역시 법정 구속은 면했고, 두 달전 사면복권돼 경영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재벌과 관련된 문제일수록 사법부의 관대한 처벌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최한수(경제개혁연대 연구팀장):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봐주기 수사나 집행유예를 남발해 왔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규율의 효과가 대단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재벌들은 또 법적 책임이 불거지면 우선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삼성그룹처럼 거액의 사회 기부금 공헌 약속들을 내놓기도 합니다. 경영위기를 들먹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목진휴(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요즘 보는 비리들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을 희생시켜서 자기를 얻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그런 문제들입니다." 돈과 힘있는 이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건 더 높은 의무와 책임감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의무와 책임을 지라는 것일 겁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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