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비리의 온상은 ‘미협 이사장 선거’

입력 2007.05.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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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렇다면 심사가 이권으로 전락한 미술계의 이런 비리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요?

이철호 기자는 협회 이사장 선거가 바로 그 온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선거전 모습.

귀를 찢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이 곳, 3년 임기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 현장입니다.

각 후보 지지자를 전세버스로 실어나르는 모습까지 눈에 띕니다.

<녹취>협회 회원 : "(OOO 후보 지지하는 분들이세요?) 거의 다 그렇죠."

<녹취>전세버스 기사 : "(비용이 얼마에요?) 25만원이에요. 지금 이게 다 그거(유권자 태운 버스)에요."

사실상 돈으로 유권자를 동원한다는 얘기, 수억 원대에 이른다는 선거 비용, 이는 곧 미술대전 비리로 연결됩니다.

<녹취>전 미술협회 임원 : "(이사장이 회의 때) 내가 돈이 10억이 이렇게 들어갔는데 이거 하나 못하냐고 했을 정도니까. (미술대전) 심사 보는 작가도 (이사장이 마음대로) 넣기 시작하고..."

심사위원장 선정부터 비리가 개입된다는 얘깁니다.

숱한 비리에도 불구하고 미술대전이 건재한 이유는 뭘까, 바로 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윤범모(경원대 미대 교수) : "상을 타게 되면 사회에서 어쨌던 수상작가라는 말이 좋은 의미의 역할도 하니까. 세속적인 욕심, 욕망과 상이 절묘하게 조화된다고 봐야죠."

돈을 써서라도 상을 타려는 것입니다.

1,400여개에 달하는 각종 공모전도 대부분 참가비로 운영돼 주최 측은 참가자를 끌어모으는데 혈안입니다.

결국 상을 남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지역 미술 공모전 관계자 : "저희 같은 경우는 (작품 수 대비 당선작이) 52~3% 정도 될겁니다. 대부분 60~70% 뽑거든요."

공모전의 의미는 이미 잃어버렸습니다.

<인터뷰>정준모(미술평론가) : "스스로 화랑, 미술관 같은 시스템을 통해 데뷔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전을 한다던가 공모전을 통해서 등단하려는 폐단들은 없어져야..."

한때 미술인들에게 최고 권위를 자랑했던 대한민국 미술대전, 미술인의 사기를 키우기는 커녕 비리를 잉태하고 있는 미술계의 짐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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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계 비리의 온상은 ‘미협 이사장 선거’
    • 입력 2007-05-16 21:00:55
    뉴스 9
<앵커 멘트> 그렇다면 심사가 이권으로 전락한 미술계의 이런 비리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요? 이철호 기자는 협회 이사장 선거가 바로 그 온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선거전 모습. 귀를 찢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이 곳, 3년 임기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 현장입니다. 각 후보 지지자를 전세버스로 실어나르는 모습까지 눈에 띕니다. <녹취>협회 회원 : "(OOO 후보 지지하는 분들이세요?) 거의 다 그렇죠." <녹취>전세버스 기사 : "(비용이 얼마에요?) 25만원이에요. 지금 이게 다 그거(유권자 태운 버스)에요." 사실상 돈으로 유권자를 동원한다는 얘기, 수억 원대에 이른다는 선거 비용, 이는 곧 미술대전 비리로 연결됩니다. <녹취>전 미술협회 임원 : "(이사장이 회의 때) 내가 돈이 10억이 이렇게 들어갔는데 이거 하나 못하냐고 했을 정도니까. (미술대전) 심사 보는 작가도 (이사장이 마음대로) 넣기 시작하고..." 심사위원장 선정부터 비리가 개입된다는 얘깁니다. 숱한 비리에도 불구하고 미술대전이 건재한 이유는 뭘까, 바로 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윤범모(경원대 미대 교수) : "상을 타게 되면 사회에서 어쨌던 수상작가라는 말이 좋은 의미의 역할도 하니까. 세속적인 욕심, 욕망과 상이 절묘하게 조화된다고 봐야죠." 돈을 써서라도 상을 타려는 것입니다. 1,400여개에 달하는 각종 공모전도 대부분 참가비로 운영돼 주최 측은 참가자를 끌어모으는데 혈안입니다. 결국 상을 남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지역 미술 공모전 관계자 : "저희 같은 경우는 (작품 수 대비 당선작이) 52~3% 정도 될겁니다. 대부분 60~70% 뽑거든요." 공모전의 의미는 이미 잃어버렸습니다. <인터뷰>정준모(미술평론가) : "스스로 화랑, 미술관 같은 시스템을 통해 데뷔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전을 한다던가 공모전을 통해서 등단하려는 폐단들은 없어져야..." 한때 미술인들에게 최고 권위를 자랑했던 대한민국 미술대전, 미술인의 사기를 키우기는 커녕 비리를 잉태하고 있는 미술계의 짐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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