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 살인?…‘연명치료’ 논란

입력 2007.08.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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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생이 어려운 환자의 생명을 의학적으로 연장하는 연명치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타당한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폐가 딱딱하게 굳어 혼자선 숨을 쉴 수 없는 70대 환자입니다.

소생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한 달째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녹취> 환자 보호자: "산소호흡기를 교체하면 엄마가 5분을 살지,10분을 살지 모르겠는데, 제가 반대했어요."

회생은 불가능하지만 의학의 도움으로 생명 연장이 가능한 환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런 환자들이 연명 치료를 중단해 사망할 경우 보호자나 의사는 살인죄로 처벌됩니다.

집에서 놔두면 몇일 내에 사망할 환자를 병원에 데려와 수명을 연장하다가 이를 중단하면 불법이 되는 것입니다.

<인터뷰> 허대석(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병원에 와 연명치료를 하다가 이를 중단하면 살인이 되고, 집에서 자연스럽게 임종하는 분들은 자연사로 바라보고 있거든요."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위급한 다른 환자의 치료 기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또,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막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때문에 로마 교황정에서도 지난 1980년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을 '존엄사'로 인정했습니다.

미국도 당사자의 생전유언이 있을 경우 연명치료를 거부할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하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는 등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않습니다.

기계에 의존한 채 아무런 의식도 없이 생명을 연장해 가는 일, 이런 연명치료가 과연 타당한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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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엄한 죽음? 살인?…‘연명치료’ 논란
    • 입력 2007-08-10 21:37:45
    뉴스 9
<앵커 멘트> 소생이 어려운 환자의 생명을 의학적으로 연장하는 연명치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타당한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폐가 딱딱하게 굳어 혼자선 숨을 쉴 수 없는 70대 환자입니다. 소생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한 달째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녹취> 환자 보호자: "산소호흡기를 교체하면 엄마가 5분을 살지,10분을 살지 모르겠는데, 제가 반대했어요." 회생은 불가능하지만 의학의 도움으로 생명 연장이 가능한 환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런 환자들이 연명 치료를 중단해 사망할 경우 보호자나 의사는 살인죄로 처벌됩니다. 집에서 놔두면 몇일 내에 사망할 환자를 병원에 데려와 수명을 연장하다가 이를 중단하면 불법이 되는 것입니다. <인터뷰> 허대석(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병원에 와 연명치료를 하다가 이를 중단하면 살인이 되고, 집에서 자연스럽게 임종하는 분들은 자연사로 바라보고 있거든요."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위급한 다른 환자의 치료 기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또,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막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때문에 로마 교황정에서도 지난 1980년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을 '존엄사'로 인정했습니다. 미국도 당사자의 생전유언이 있을 경우 연명치료를 거부할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하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는 등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않습니다. 기계에 의존한 채 아무런 의식도 없이 생명을 연장해 가는 일, 이런 연명치료가 과연 타당한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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