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격차도 ‘학벌 조장’

입력 2007.08.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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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뿌리깊은 학력 지상주의 폐해를 짚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학벌을 조장하는 임금격차의 문제를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붕괴 직전의 공교육과 갈수록 도를 더하는 사교육 열풍, 해마다 반복되는 입시 전쟁...

모두 명문대 졸업이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인터뷰>허성희(고교생 학부모) : "명문대 나온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고 출세할 때 끈이라고 할까, 연고..."

이 때문에 비명문대 출신이 실력과 무관하게 불이익을 받는다는 불만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지방대 출신 직장인 : "학벌로 인품까지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학벌로 많이 좌우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능력과 직장 경력 등을 동일하게 계량화했을 때도, 상위 5위권 대학 출신 남성 직장인은 30위권 밖의 대학 출신보다 13%나 높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직장인의 경우, 이 같은 이른바 '명문대 효과'가 더욱 커서 졸업한 대학의 명성에 따라 최고 17%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 동부의 명문대, 이른바 아이비리그 출신이 누리는 임금 프리미엄은 5% 정도, 우리나라의 명문대 효과가 미국보다 3배나 큰 셈입니다.

<인터뷰>이경희(고려대 행정학과 BK연구교수) : "크게 프리미엄을 주다 보니까 그 학교를 가려고만 너무 입시위주로 공부를 해서 시험성적만 잘 나오게 하는 게 과연 능력을 높이는 거냐의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이런 문제는 결국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지 명문대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더 좋은 직장을 얻고 더 빨리 승진할 확률이 높은 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 전체 상장사의 대졸 이상 임원 만130여 명 가운데 상위 3개 대학 출신이 3천720명, 무려 36.7%나 됩니다.

하지만 최근 이 비중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주목해 볼만 합니다.

<인터뷰>윤정재(상장회사협의회 조사총괄과장) : "과거 학력위주로 가던 것이 능력 위주로 인사원칙이 바뀌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학벌에 연연해 더 나은 인재를 사장시키는 명문대 효과, 기업과 전체 사회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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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격차도 ‘학벌 조장’
    • 입력 2007-08-28 21:14:05
    뉴스 9
<앵커 멘트> 뿌리깊은 학력 지상주의 폐해를 짚어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학벌을 조장하는 임금격차의 문제를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붕괴 직전의 공교육과 갈수록 도를 더하는 사교육 열풍, 해마다 반복되는 입시 전쟁... 모두 명문대 졸업이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인터뷰>허성희(고교생 학부모) : "명문대 나온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고 출세할 때 끈이라고 할까, 연고..." 이 때문에 비명문대 출신이 실력과 무관하게 불이익을 받는다는 불만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지방대 출신 직장인 : "학벌로 인품까지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학벌로 많이 좌우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능력과 직장 경력 등을 동일하게 계량화했을 때도, 상위 5위권 대학 출신 남성 직장인은 30위권 밖의 대학 출신보다 13%나 높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직장인의 경우, 이 같은 이른바 '명문대 효과'가 더욱 커서 졸업한 대학의 명성에 따라 최고 17%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 동부의 명문대, 이른바 아이비리그 출신이 누리는 임금 프리미엄은 5% 정도, 우리나라의 명문대 효과가 미국보다 3배나 큰 셈입니다. <인터뷰>이경희(고려대 행정학과 BK연구교수) : "크게 프리미엄을 주다 보니까 그 학교를 가려고만 너무 입시위주로 공부를 해서 시험성적만 잘 나오게 하는 게 과연 능력을 높이는 거냐의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이런 문제는 결국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지 명문대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더 좋은 직장을 얻고 더 빨리 승진할 확률이 높은 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 전체 상장사의 대졸 이상 임원 만130여 명 가운데 상위 3개 대학 출신이 3천720명, 무려 36.7%나 됩니다. 하지만 최근 이 비중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주목해 볼만 합니다. <인터뷰>윤정재(상장회사협의회 조사총괄과장) : "과거 학력위주로 가던 것이 능력 위주로 인사원칙이 바뀌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학벌에 연연해 더 나은 인재를 사장시키는 명문대 효과, 기업과 전체 사회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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