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이상 기후로 ‘벌떼의 습격’

입력 2007.08.28 (22:40) 수정 2007.08.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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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성묘철에는 벌에 쏘이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올해는 벌떼들의 공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활동 시기도 빨라졌고, 공격성도 강해졌습니다.

그 원인을 임재성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구용으로 기르던 꿀벌 12만 마리가 하루 아침에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살아남은 꿀벌도 몸집 큰 말벌의 무차별 공격 앞에 속수무책입니다.

말벌 떼가 꿀과 유충을 빼앗기 위해 도심 대학 연구원까지 습격한 것입니다.

<녹취> 대학 관계자 : "말벌이 오면 꿀벌도 가만 있지않고, 공격을 하거든요. (결국) 말벌이 꿀을 가지고 가는 거죠."

주택가에서도 벌떼와 전쟁을 치릅니다.

마당에 벌집을 튼 말벌들이 주민들을 공격하자 구조대원들까지 나섰습니다.

대상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벌들은 꿀벌보다 10배나 큰 말벌, 폭염으로 번식기가 앞당겨지면서 공격성이 가장 강할 때여서 피해가 더욱 큽니다.

<인터뷰>이순선(말벌 피해자) : "두세 방 쏘여도 두드러기만 나고 괜찮았는데, 정신을 잃어본 적은 처음이에요."

예년보다 한 달이나 일찍 시작된 벌떼의 습격,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온난화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따뜻한 겨울과 여름 폭염 등 서식 환경이 변하면서 개체 수가 5% 이상 는 데다 생장이 빨라진 벌들이 치열한 먹이 경쟁을 벌이면서 활동이 더 왕성해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뜨거운 햇빛을 피해 주택 처마 등을 서식지로 삼는 말벌이 늘면서 주택가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습니다.

<인터뷰> 김길하(충북대학교 교수) : "한반도 아열대화 와 폭염으로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피해가 확산..."

이달 들어 발생한 벌떼 피해는 충북지역에서만 벌써 150여 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두 배가 넘습니다.

말벌의 독성은 꿀벌의 550배, 특히 노약자가 머리와 목을 쏘였을 경우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급속한 기후 변화는 이제 벌떼의 공격과 같은 또다른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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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이상 기후로 ‘벌떼의 습격’
    • 입력 2007-08-28 21:25:42
    • 수정2007-08-28 22: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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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성묘철에는 벌에 쏘이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올해는 벌떼들의 공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활동 시기도 빨라졌고, 공격성도 강해졌습니다. 그 원인을 임재성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구용으로 기르던 꿀벌 12만 마리가 하루 아침에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살아남은 꿀벌도 몸집 큰 말벌의 무차별 공격 앞에 속수무책입니다. 말벌 떼가 꿀과 유충을 빼앗기 위해 도심 대학 연구원까지 습격한 것입니다. <녹취> 대학 관계자 : "말벌이 오면 꿀벌도 가만 있지않고, 공격을 하거든요. (결국) 말벌이 꿀을 가지고 가는 거죠." 주택가에서도 벌떼와 전쟁을 치릅니다. 마당에 벌집을 튼 말벌들이 주민들을 공격하자 구조대원들까지 나섰습니다. 대상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벌들은 꿀벌보다 10배나 큰 말벌, 폭염으로 번식기가 앞당겨지면서 공격성이 가장 강할 때여서 피해가 더욱 큽니다. <인터뷰>이순선(말벌 피해자) : "두세 방 쏘여도 두드러기만 나고 괜찮았는데, 정신을 잃어본 적은 처음이에요." 예년보다 한 달이나 일찍 시작된 벌떼의 습격,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온난화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따뜻한 겨울과 여름 폭염 등 서식 환경이 변하면서 개체 수가 5% 이상 는 데다 생장이 빨라진 벌들이 치열한 먹이 경쟁을 벌이면서 활동이 더 왕성해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뜨거운 햇빛을 피해 주택 처마 등을 서식지로 삼는 말벌이 늘면서 주택가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습니다. <인터뷰> 김길하(충북대학교 교수) : "한반도 아열대화 와 폭염으로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피해가 확산..." 이달 들어 발생한 벌떼 피해는 충북지역에서만 벌써 150여 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두 배가 넘습니다. 말벌의 독성은 꿀벌의 550배, 특히 노약자가 머리와 목을 쏘였을 경우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급속한 기후 변화는 이제 벌떼의 공격과 같은 또다른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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