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못믿을 ‘HACCP’ 먹거리 납품

입력 2007.10.29 (22:14) 수정 2007.10.3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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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썹'제도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정부가 식품의 재료단계부터 위해요소를 중점관리하는 위생관리제도입니다.

그런데 해썹업체로 선정된 곳 중 일부에선 본래 목적이 무색하게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그 현장을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해썹' 지정업체입니다.

식품 원재료의 입고에서 해동과 처리, 절단, 포장까지 각단계마다 머리카락 하나까지 모든 위해요소가 차단됩니다.

20억 원을 들인 완벽한 설비로 지난 5월 식약청으로부터 '해썹' 지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일부 수산물은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가공되고 있습니다.

<녹취> 식약청 단속반: "여기 박스 여기 것 아닌 것 이외에 갖고 계신 것 다 꺼내놔요."

완벽한 위생 공정과는 거리가 먼 동네 식당 주방 같은 전혀 엉뚱한 위생환경입니다.

냉동고엔 납품을 앞둔 해산물이 해썹 업체의 이름을 달고 쌓여있습니다.

<녹취>하청업체 사장: (위해요소중점관리대상(HACCP) 업체라고 광고해서 나가는 것 모르셨어요?) 해썹 업체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경기도의 또다른 무허가 공장, 역시 유명 해썹 업체의 수산물을 하청받아 가공합니다.

우주선 수준으로 위생을 관리한다는 그 유명한 해썹 업체입니다.

해썹 업체의 포장상자와 수산물을 받아온 거래메모, 심지어 해썹 업체의 상표까지 쏟아져 나옵니다.

해당 업체들은 이들 무허가공장에선 간단한 손질만 거친 뒤 모두 해썹 공정을 다시 거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해썹업체 이사: "그 자체를 그대로 유통하는 것이 아니고 저희는 HACCP작업장에 들여와서 규격에 맞춰 다시 작업을 해서 나갔습니다."

그렇지만 해썹 업체 먹거리만 납품받아온 호텔과 종합병원, 학교급식 관계자들에겐 황당한 주장입니다.

해썹은 식품 완제품의 위생이 아닌, 식품 제조과정 전반의 완벽한 위생을 보증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녹취>초등학교 급식책임자: "우리는 완벽한 해썹 업체라고해서 한거죠. 해썹 지정업체가 아니면 (납품)받을 수가 없도록 돼 있어요."

이처럼 해썹 업체들이 정작 다른 곳에서 가공해 눈가림 납품을 해도 현행 식품위생법상 불법이 아닙니다.

때문에 해썹 지정업체에서 만들어진 식자재가, 실제로는 전혀 다른 곳에서 가공됐어도 이를 확인할 길도 처벌할 방법도 없습니다.

식약청 지정 해썹업체는 현재 315곳으로, 식약청은 오늘부터 2주동안 해썹 지정 업체들의 위탁가공 여부를 현장 점검해 적발되면 사기등의 혐의로 고발하는등 강력 조치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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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못믿을 ‘HACCP’ 먹거리 납품
    • 입력 2007-10-29 21:18:31
    • 수정2007-10-30 0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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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썹'제도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정부가 식품의 재료단계부터 위해요소를 중점관리하는 위생관리제도입니다. 그런데 해썹업체로 선정된 곳 중 일부에선 본래 목적이 무색하게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그 현장을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해썹' 지정업체입니다. 식품 원재료의 입고에서 해동과 처리, 절단, 포장까지 각단계마다 머리카락 하나까지 모든 위해요소가 차단됩니다. 20억 원을 들인 완벽한 설비로 지난 5월 식약청으로부터 '해썹' 지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일부 수산물은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가공되고 있습니다. <녹취> 식약청 단속반: "여기 박스 여기 것 아닌 것 이외에 갖고 계신 것 다 꺼내놔요." 완벽한 위생 공정과는 거리가 먼 동네 식당 주방 같은 전혀 엉뚱한 위생환경입니다. 냉동고엔 납품을 앞둔 해산물이 해썹 업체의 이름을 달고 쌓여있습니다. <녹취>하청업체 사장: (위해요소중점관리대상(HACCP) 업체라고 광고해서 나가는 것 모르셨어요?) 해썹 업체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경기도의 또다른 무허가 공장, 역시 유명 해썹 업체의 수산물을 하청받아 가공합니다. 우주선 수준으로 위생을 관리한다는 그 유명한 해썹 업체입니다. 해썹 업체의 포장상자와 수산물을 받아온 거래메모, 심지어 해썹 업체의 상표까지 쏟아져 나옵니다. 해당 업체들은 이들 무허가공장에선 간단한 손질만 거친 뒤 모두 해썹 공정을 다시 거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해썹업체 이사: "그 자체를 그대로 유통하는 것이 아니고 저희는 HACCP작업장에 들여와서 규격에 맞춰 다시 작업을 해서 나갔습니다." 그렇지만 해썹 업체 먹거리만 납품받아온 호텔과 종합병원, 학교급식 관계자들에겐 황당한 주장입니다. 해썹은 식품 완제품의 위생이 아닌, 식품 제조과정 전반의 완벽한 위생을 보증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녹취>초등학교 급식책임자: "우리는 완벽한 해썹 업체라고해서 한거죠. 해썹 지정업체가 아니면 (납품)받을 수가 없도록 돼 있어요." 이처럼 해썹 업체들이 정작 다른 곳에서 가공해 눈가림 납품을 해도 현행 식품위생법상 불법이 아닙니다. 때문에 해썹 지정업체에서 만들어진 식자재가, 실제로는 전혀 다른 곳에서 가공됐어도 이를 확인할 길도 처벌할 방법도 없습니다. 식약청 지정 해썹업체는 현재 315곳으로, 식약청은 오늘부터 2주동안 해썹 지정 업체들의 위탁가공 여부를 현장 점검해 적발되면 사기등의 혐의로 고발하는등 강력 조치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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