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게임기 열풍…‘두뇌개발’ 의문

입력 2008.02.0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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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휴대용 일제 게임기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여기엔 두뇌 개발에 좋을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제품 광고도 한몫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즘 어디를 가나 일제 휴대용 게임기를 갖고 노는 어린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기(초등학생): "아는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어요. (없으면 같이 어울리기 힘들어요?) 네. 그렇다고 보면 돼요."

대학생 등 젊은층에게도 이 게임기는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한수(대학생): "많이 하죠. 10명 중에 6~7명은 다 갖고 있죠."

일본의 닌텐도사가 만들었다는 이 게임기는 펜 터치 기능으로 글씨를 쓸 수 있고 확장팩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해 초부터 판매된 이 게임기는 1년 만에 100만 대 넘게 팔렸습니다.

국내 게임기 시장에서 단일 기종으로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기가 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을까?

<녹취> "당신의 뇌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매일매일 두뇌 트레이닝."

광고대로 라면 이 게임기를 갖고 놀 경우 마치 두뇌 개발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광고를 보고 게임기를 구입한 사람 가운데 상당수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재경(초등학생 학부모): "엄마들 마음은 두뇌 개발도 돼? 이런 마음 때문에 단순한 게임기가 아니고나 해서 사주게 됐죠."

그러나 실제 게임기 이용자들은 대부분 이른바 '두뇌개발'에 좋다고 선전하는 학습용 게임이 아니라 일반 게임에만 몰두합니다.

학습용 게임에 비해 일반 게임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장영미(초등학생 학부모): "막상 전자오락기에 가서 막 눌러서 게임하듯이 그렇게 게임하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요. 엄마 내 머릿속은 계속 닌텐도 게임이 그려져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더욱이 전문가들은 학습용 게임을 하더라도 책을 읽는 등의 일상 활동에서처럼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일 뿐 두뇌가 좋아지는 효과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두뇌 연령이 젊어진다고 하는 것도 단순한 지각 능력의 숙달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인터뷰>김민식(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지각적인 수행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냐는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레이닝을 한다고 해서 지능이 높아지기는 상당히 어렵거든요."

닌텐도사 측도 전두엽이 활성화되기는 하지만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시인합니다.

<인터뷰>김상연(한국닌텐도사 직원): "저희 게임기가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기나 두뇌를 개발하는 게임기는 아니거든요."

이미 영국의 과학홍보단체가 광고처럼 이 게임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실험을 요구하는 등 해외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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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게임기 열풍…‘두뇌개발’ 의문
    • 입력 2008-02-07 21: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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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휴대용 일제 게임기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여기엔 두뇌 개발에 좋을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제품 광고도 한몫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즘 어디를 가나 일제 휴대용 게임기를 갖고 노는 어린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기(초등학생): "아는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어요. (없으면 같이 어울리기 힘들어요?) 네. 그렇다고 보면 돼요." 대학생 등 젊은층에게도 이 게임기는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한수(대학생): "많이 하죠. 10명 중에 6~7명은 다 갖고 있죠." 일본의 닌텐도사가 만들었다는 이 게임기는 펜 터치 기능으로 글씨를 쓸 수 있고 확장팩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해 초부터 판매된 이 게임기는 1년 만에 100만 대 넘게 팔렸습니다. 국내 게임기 시장에서 단일 기종으로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기가 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을까? <녹취> "당신의 뇌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매일매일 두뇌 트레이닝." 광고대로 라면 이 게임기를 갖고 놀 경우 마치 두뇌 개발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광고를 보고 게임기를 구입한 사람 가운데 상당수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재경(초등학생 학부모): "엄마들 마음은 두뇌 개발도 돼? 이런 마음 때문에 단순한 게임기가 아니고나 해서 사주게 됐죠." 그러나 실제 게임기 이용자들은 대부분 이른바 '두뇌개발'에 좋다고 선전하는 학습용 게임이 아니라 일반 게임에만 몰두합니다. 학습용 게임에 비해 일반 게임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장영미(초등학생 학부모): "막상 전자오락기에 가서 막 눌러서 게임하듯이 그렇게 게임하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요. 엄마 내 머릿속은 계속 닌텐도 게임이 그려져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더욱이 전문가들은 학습용 게임을 하더라도 책을 읽는 등의 일상 활동에서처럼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일 뿐 두뇌가 좋아지는 효과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두뇌 연령이 젊어진다고 하는 것도 단순한 지각 능력의 숙달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인터뷰>김민식(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지각적인 수행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냐는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레이닝을 한다고 해서 지능이 높아지기는 상당히 어렵거든요." 닌텐도사 측도 전두엽이 활성화되기는 하지만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시인합니다. <인터뷰>김상연(한국닌텐도사 직원): "저희 게임기가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기나 두뇌를 개발하는 게임기는 아니거든요." 이미 영국의 과학홍보단체가 광고처럼 이 게임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실험을 요구하는 등 해외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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