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악예고 ‘입시 비리’ 의혹…뒤바뀐 합격자

입력 2008.02.1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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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국악 예술고등학교에서 입시 비리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입학시험에서 합격자 3명이 뒤바뀐 것으로 KBS가 단독 입수한 성적 원본 자료에서 확인됐습니다.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서울 국악예술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가 실기 시험을 통해 올해 신입생을 확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30일입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당시 수험생들의 점수표입니다.

교과점수와 실기점수등 모든 성적을 취합한 총점과 함께 순위까지 매겨져 있어 실상 합격자 명단과 다름 없습니다.

이번에는 나흘 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합격자 명단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3 명이 바뀌어 있습니다.

한국음악과를 지원한 김모 양과 백모 양, 그리고 무용과의 박모 양 등 3 명이 나중에 발표된 명단에서는 누락돼 있습니다.

그 자리에는 대신 순위가 뒤쳐졌던 다른 수험생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공교롭게 이 3명 모두 같은 재단 중학교 출신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관심이 많았던 다른 선생님이 전산실을 통해서 미리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가지게 됐죠. 마지막날 발표하는 달 당일에 보니까 (같은 재단 중학교 출신) 3명이 더 합격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영문도 모른채 탈락한 수험생은 국내 진학을 포기한 채 유학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수험생 학부모: "울었죠. 굉장히 일주일 동안 너무너무 고생했어요. 미련이 남은 건 그 쪽에 재능이 있기 때문에, 그걸 버리고 할 수 없이 악기를 그만 두고 가는 거잖아요, 상황이."

어찌된 일일까?

이 학교 김모 교장은 채점이 모두 완료된 다음날 심사위원들을 긴급 소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장은 채점 기록을 다시 작성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계산이 잘못됐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심사위원 참여 교사: "그건 교장선생님께서 그 정정하는 관계에서 계산이 잘못돼서 그걸 정정한 게 있었어요. 그걸 저희가 여쭤보고, 교장 선생님께서 나중에 그걸 고쳐도 된다는 특명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죠."

그러나 실기 시험 당일 최종 검산을 마치고 날인까지 마무리한 작업을 나중에 수정하는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당연히 보관해야할 심사위원들의 채점 기록 원본이 모두 파쇄기에 넣어져 분쇄됐고 초기 전산 기록도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장은 이에 대해선 더이상 얘기할 수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해당 학교 교장: "(분쇄됐습니까? 파기되지 않았습니까?) 거기까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파기는 누가 하신 건가요?) 그건 묻지 마세요. 저는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서 하늘 아래 부끄러운 짓 한 것 없이, 옳게 제가 바로잡은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학교 교사들과 동문들은 비상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도록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동문회 관계자: "앞으로 들어오는 후배들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말 사실 예민하게 조사를 해보고 그러고 있는 중이에요 사실은. 저희가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학교는 지난 2005년에도 편입학 비리가 드러나 교장이 교체되고 교육청의 특별 감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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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국악예고 ‘입시 비리’ 의혹…뒤바뀐 합격자
    • 입력 2008-02-13 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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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국악 예술고등학교에서 입시 비리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입학시험에서 합격자 3명이 뒤바뀐 것으로 KBS가 단독 입수한 성적 원본 자료에서 확인됐습니다.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서울 국악예술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가 실기 시험을 통해 올해 신입생을 확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30일입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당시 수험생들의 점수표입니다. 교과점수와 실기점수등 모든 성적을 취합한 총점과 함께 순위까지 매겨져 있어 실상 합격자 명단과 다름 없습니다. 이번에는 나흘 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합격자 명단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3 명이 바뀌어 있습니다. 한국음악과를 지원한 김모 양과 백모 양, 그리고 무용과의 박모 양 등 3 명이 나중에 발표된 명단에서는 누락돼 있습니다. 그 자리에는 대신 순위가 뒤쳐졌던 다른 수험생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공교롭게 이 3명 모두 같은 재단 중학교 출신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관심이 많았던 다른 선생님이 전산실을 통해서 미리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가지게 됐죠. 마지막날 발표하는 달 당일에 보니까 (같은 재단 중학교 출신) 3명이 더 합격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영문도 모른채 탈락한 수험생은 국내 진학을 포기한 채 유학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수험생 학부모: "울었죠. 굉장히 일주일 동안 너무너무 고생했어요. 미련이 남은 건 그 쪽에 재능이 있기 때문에, 그걸 버리고 할 수 없이 악기를 그만 두고 가는 거잖아요, 상황이." 어찌된 일일까? 이 학교 김모 교장은 채점이 모두 완료된 다음날 심사위원들을 긴급 소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장은 채점 기록을 다시 작성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계산이 잘못됐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심사위원 참여 교사: "그건 교장선생님께서 그 정정하는 관계에서 계산이 잘못돼서 그걸 정정한 게 있었어요. 그걸 저희가 여쭤보고, 교장 선생님께서 나중에 그걸 고쳐도 된다는 특명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죠." 그러나 실기 시험 당일 최종 검산을 마치고 날인까지 마무리한 작업을 나중에 수정하는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당연히 보관해야할 심사위원들의 채점 기록 원본이 모두 파쇄기에 넣어져 분쇄됐고 초기 전산 기록도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장은 이에 대해선 더이상 얘기할 수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해당 학교 교장: "(분쇄됐습니까? 파기되지 않았습니까?) 거기까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파기는 누가 하신 건가요?) 그건 묻지 마세요. 저는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서 하늘 아래 부끄러운 짓 한 것 없이, 옳게 제가 바로잡은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학교 교사들과 동문들은 비상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도록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동문회 관계자: "앞으로 들어오는 후배들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말 사실 예민하게 조사를 해보고 그러고 있는 중이에요 사실은. 저희가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학교는 지난 2005년에도 편입학 비리가 드러나 교장이 교체되고 교육청의 특별 감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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