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갈 길 먼 대학 국립대 통폐합

입력 2008.03.1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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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4년부터 추진돼온 지방 국립대 통폐합 작업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전국의 6개 대학이 합쳐졌지만 그야말로 말뿐인 통폐합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박상용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지방 국립대학 간 통폐합안은 대학 수를 50개에서 35개로 줄이고 입학정원도 10% 감축한다는 것입니다.

대학 경쟁력 강화가 그 목적입니다.

<인터뷰> 김영식(당시 교육부 차관) : "대학은 내부적으로 특성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통합이 시작된 지 4년째, 전국 12개 대학이 6개 대학으로 통폐합됐지만 아직도 곳곳이 시끄럽습니다.

<녹취> "강릉대학 차가 왜 들어옵니까. 저 밀고 들어가세요."

강릉대와 원주대는 통합 2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대학 명칭을 놓고 갈등을 빚고있습니다.

<인터뷰> 박용진(강릉대학교 기획처장) : "교명안 선정이 최우선이고, 교명안은 일부 동문회 반발있더라도 대학 발전 위해."

<인터뷰> 하정균(원주대 총동창회장) : "통합 추진한 총장, 학장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삼척대와 합친 강원대 역시 경영대학을 통폐합하고, 4개 부서를 줄였을 뿐 통합 효과가 큰 공과대학은 양 캠퍼스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녹취> 강원대학교 교수 : "한마디로 실패한 통합이죠.. 통합 원칙 지키지 않았고, 유사 중복학과의 통합 않았다.."

여수대와 통합한 전남대도 인문대와 공대가 학부로 명칭만 바꾼 채 통합 전이나 거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청주과학대와 통합한 충주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 영문과를 이름만 바꿔 양 캠퍼스에 존치 시키는 등 중복 학과 대부분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대학 통합이 지지부진한 데는 대학들이 예산을 따내기위해 통합 자체에만 급급한 나머지 지역사회나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우천식(KDI 선임연구위원) : "국립대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큰 밑그림 없었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금까지 통합에 투입한 예산은 천 2백억 원, 올해 2백50억을 추가로 쓸 예정입니다.

일부 대학은 이 돈을 체육대회 뒷풀이 식대 등에 엉터리로 썼다가 감사원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교육부 관계자 : "제 수준에선 인터뷰 할수 없고요. 과장선에서 인터뷰해야하는데 아마 (윗선의)통제를 받아서 못하실 겁니다."

부산대와 밀양대의 통합이 그나마 성공한 경우로 꼽힙니다.

두 대학은 유사학부와 조직 50여 곳을 없애고 부산캠퍼스는 연구 중심 분야, 밀양은 나노바이오, 양산은 의생명 분야로의 특화에도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정윤식(부산대 기획협력처장) : "동문회, 지역 사회 대상 수많은 설명회를 거치면서 의견 수렴하고 합의를 도출했다."

저출산으로 대학 입학 대상이 2030년에는 9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대학 구조 개혁은 피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전북대와 제주,한경대 등 4곳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에 따른 예산 차등 지원과 구조개혁 기금의 창설 등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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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갈 길 먼 대학 국립대 통폐합
    • 입력 2008-03-10 21:15:47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004년부터 추진돼온 지방 국립대 통폐합 작업이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전국의 6개 대학이 합쳐졌지만 그야말로 말뿐인 통폐합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박상용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지방 국립대학 간 통폐합안은 대학 수를 50개에서 35개로 줄이고 입학정원도 10% 감축한다는 것입니다. 대학 경쟁력 강화가 그 목적입니다. <인터뷰> 김영식(당시 교육부 차관) : "대학은 내부적으로 특성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통합이 시작된 지 4년째, 전국 12개 대학이 6개 대학으로 통폐합됐지만 아직도 곳곳이 시끄럽습니다. <녹취> "강릉대학 차가 왜 들어옵니까. 저 밀고 들어가세요." 강릉대와 원주대는 통합 2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대학 명칭을 놓고 갈등을 빚고있습니다. <인터뷰> 박용진(강릉대학교 기획처장) : "교명안 선정이 최우선이고, 교명안은 일부 동문회 반발있더라도 대학 발전 위해." <인터뷰> 하정균(원주대 총동창회장) : "통합 추진한 총장, 학장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삼척대와 합친 강원대 역시 경영대학을 통폐합하고, 4개 부서를 줄였을 뿐 통합 효과가 큰 공과대학은 양 캠퍼스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녹취> 강원대학교 교수 : "한마디로 실패한 통합이죠.. 통합 원칙 지키지 않았고, 유사 중복학과의 통합 않았다.." 여수대와 통합한 전남대도 인문대와 공대가 학부로 명칭만 바꾼 채 통합 전이나 거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청주과학대와 통합한 충주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 영문과를 이름만 바꿔 양 캠퍼스에 존치 시키는 등 중복 학과 대부분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대학 통합이 지지부진한 데는 대학들이 예산을 따내기위해 통합 자체에만 급급한 나머지 지역사회나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우천식(KDI 선임연구위원) : "국립대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큰 밑그림 없었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금까지 통합에 투입한 예산은 천 2백억 원, 올해 2백50억을 추가로 쓸 예정입니다. 일부 대학은 이 돈을 체육대회 뒷풀이 식대 등에 엉터리로 썼다가 감사원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교육부 관계자 : "제 수준에선 인터뷰 할수 없고요. 과장선에서 인터뷰해야하는데 아마 (윗선의)통제를 받아서 못하실 겁니다." 부산대와 밀양대의 통합이 그나마 성공한 경우로 꼽힙니다. 두 대학은 유사학부와 조직 50여 곳을 없애고 부산캠퍼스는 연구 중심 분야, 밀양은 나노바이오, 양산은 의생명 분야로의 특화에도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정윤식(부산대 기획협력처장) : "동문회, 지역 사회 대상 수많은 설명회를 거치면서 의견 수렴하고 합의를 도출했다." 저출산으로 대학 입학 대상이 2030년에는 9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대학 구조 개혁은 피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전북대와 제주,한경대 등 4곳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에 따른 예산 차등 지원과 구조개혁 기금의 창설 등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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