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고추장’ 알고 보니 중국산

입력 2008.03.2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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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된장·고추장을 만들기보다는 시중에서 사먹는 소비자가 많죠.

그런데 순수 국내산 원료를 이용해 전통 비법으로 만들었다는 한 업체의 제품을 확인해보니, 수입 원료로 만든, 그것도 다른 업체가 가공한 된장,고추장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대째 내려오는 전통 비법을 써 국내산 재료만으로 된장, 고추장을 만든다는 한 업체입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수입 콩과 고춧가루를 주 원료로 쓴 된장, 고추장 통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고추장엔 중국산 고춧가루가 63%나 들어있고, 된장에 쓴 대두, 즉 콩은 모두 수입된 것입니다.

<인터뷰> 농산물품질관리원: "인터넷 등에서 판매되는 것을 일괄 수거해 조사를 벌이다 원산지 경로를 파악하다 적발"

결국 다른 업체가 수입 원료로 만든 된장,고추장을 사다가 자신들이 만든 예쁜 1kg 용기에 옮겨 담아 '전통 장'으로 둔갑시킨 겁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 "스티커 디자인이 바뀌었어요. 중국산이라는 인쇄물을 저희가 출력을 못 했어요.국내산으로 잘못 나갔어요."

이 업체가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전국에 유통시킨 장은 올들어서만 4.5톤, 5천만 원어치나 됩니다.

이 업체가 직접 메주를 띄워 만든다는 광양의 생산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이곳 항아리 3분 2가량이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업체에 대량으로 납품하는 된장, 고추장은 찾아 보기 힘듭니다.

제품 생산은 이미 중단됐다고 털어놓기까지 합니다.

<인터뷰> 녹취: "늙고, 몸이 아파서 이제 못한다. 할 사람이 없다. 올해는 가져간 적이 없다."

이 업체는 '가업을 잇는 창업'으로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고 벤처기업 육성 차원에서 자치단체로부터 사무실까지 지원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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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고추장’ 알고 보니 중국산
    • 입력 2008-03-26 20:24:48
    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된장·고추장을 만들기보다는 시중에서 사먹는 소비자가 많죠. 그런데 순수 국내산 원료를 이용해 전통 비법으로 만들었다는 한 업체의 제품을 확인해보니, 수입 원료로 만든, 그것도 다른 업체가 가공한 된장,고추장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대째 내려오는 전통 비법을 써 국내산 재료만으로 된장, 고추장을 만든다는 한 업체입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수입 콩과 고춧가루를 주 원료로 쓴 된장, 고추장 통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고추장엔 중국산 고춧가루가 63%나 들어있고, 된장에 쓴 대두, 즉 콩은 모두 수입된 것입니다. <인터뷰> 농산물품질관리원: "인터넷 등에서 판매되는 것을 일괄 수거해 조사를 벌이다 원산지 경로를 파악하다 적발" 결국 다른 업체가 수입 원료로 만든 된장,고추장을 사다가 자신들이 만든 예쁜 1kg 용기에 옮겨 담아 '전통 장'으로 둔갑시킨 겁니다. <인터뷰> 업체 관계자: "스티커 디자인이 바뀌었어요. 중국산이라는 인쇄물을 저희가 출력을 못 했어요.국내산으로 잘못 나갔어요." 이 업체가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전국에 유통시킨 장은 올들어서만 4.5톤, 5천만 원어치나 됩니다. 이 업체가 직접 메주를 띄워 만든다는 광양의 생산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이곳 항아리 3분 2가량이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업체에 대량으로 납품하는 된장, 고추장은 찾아 보기 힘듭니다. 제품 생산은 이미 중단됐다고 털어놓기까지 합니다. <인터뷰> 녹취: "늙고, 몸이 아파서 이제 못한다. 할 사람이 없다. 올해는 가져간 적이 없다." 이 업체는 '가업을 잇는 창업'으로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고 벤처기업 육성 차원에서 자치단체로부터 사무실까지 지원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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