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으로] 초등생 ‘집단 성폭행’…학교는 뭐했나?

입력 2008.05.01 (12: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어떻게 이럴 수있을까요?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십 명의 초등학생이 음란물을 흉내내 집단 폭력 사건을 저질렀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인데요, 이를 막아야 할 학교와 해당 교육청은 오히려 사건을 덮는데 급급했습니다.

최성원 기자!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50여명이나 된다죠?

<리포트>

네 사고가 난 초등학교에서 지난해 11월에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사이 더 심각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초등학생들이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들을 집단성폭행한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피해를 당했던 남학생들이 나중에 다시 또 다른 남자어린이를 상대로 가해자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는 것조차 곤혹스럽습니다.

대구의 한 중학교입니다. 지난 달 21일 오후 5시쯤.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들이 남학생 10여명으로부터 집단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같은 학교 5,6학년, 그리고 지난 해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의 선배 중학생들이었습니다.

<녹취>OO경찰서 관계자 : “4월 21일에 OO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여학생 8명을 상대로 바지를 벗기고 추행을 하고 잔디밭에 눕혀놓고 성폭행을 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여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인근 중학교로 놀러왔다가, 같은 동네 사는 남학생들이 함께 놀자고 하자 큰 거부감 없이 따라 간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OO경찰서 관계자 : “(여자애들은) OO중학교 운동장 안에서 놀고 있었고, (남학생들이) 납치하듯이가 아니고 그냥 같이 놀자며...꼬드겼을 겁니다. 얘기하자고...”

이 같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여학생들을 성폭행한 중학교와 초등학생은 남자아이들도 성폭행해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임성무(전교조 대구지부) : “동성간 성폭력이 있었잖아요. 6학년 아이가 2학년 아이를, 6학년이 4학년 아이를, 또 그걸 시키고, 심지어는 저학년 아이는 유치원 아이까지 했다라는 진술까지 있는데... 이게 피라미드처럼 내려오는 폭력구조인데....”

초등학생사이의 집단 성폭력사건은 지난해 11월 이 학교 교실에서 남학생들끼리 성추행을 하는 장면을 한 교사가 우연히 보게 되면서 알려졌습니다.

<녹취>대구시 교육청 관계자 : “담임선생님이 애들이 휴식시간에 장난치고 물론 옷은 입은 상황인데 손으로 성기부분을 툭툭 손대거나 그런 장난을 치는 것을 관찰하고 교육차원에서 상담하면서 찾아낸 것 같습니다.”

태권도학원을 같이 다니며 친해진 5~6학년 남학생들이 3학년과 4학년 남녀학생들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해왔다고 합니다.

<녹취>OO 초등학교 관계자 : “태권도 같이 배운 애들입니다. 태권도 배우고 학교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심심하면 자기들끼리 모여서 부모 없는 집에 두 집에 왔다 갔다하면서 음란물을 많이 봤어요.”

주로 어른들의 눈을 피해서 부모님이 낮에 없는 집이나 학교 옆 공터, 놀이터 등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성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는 매를 맞거나 집단 따돌림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처음에 피해자였던 아이도 나중에 성폭력에 가담한 경우가 있어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기조차 모호합니다.

<인터뷰> 남은주(대책위 워원장) : “(피해자와 가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 자기가 피해를 봤고, 그 아이를 가해시키는 식으로 같이 맞물려 들어가서 피해범위가 확대되고, 잘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이들은 인터넷과 비디오에서 음란물이나 성인영화 등을 모여 보고,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OO 초등학교 관계자 : “그게 작년 4,5월경에 애들끼리 음란비디오를 보게 됐습니다. 음란물을 보면서 가위바위보게임해서 옷 벗기기 게임도 하고 따라해 보고 싶은 충동도 있고 그러다보니 유사행위를 하게 됐다고 보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교측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쉬쉬하며 아이들에게 학교방송을 통해 성교육을 하고 가해아동에게는 위인전을 읽게 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여자아이들까지 성폭행한 것입니다.

<녹취> OO 초등학교 관계자 : “바로 (교육청에) 보고는 안하고 우리가 지도를 하다가 어느 정도 잡혔고 그래도 보고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조금 뒤늦게 보고한 건 사실입니다. 남학생들끼리 있었던 사건이니까 성적호기심도 있고 클 때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거라고 봤죠. 이런 식으로 크게 발전할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죠.”

초등학생들끼리 그것도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학교안에서 성폭력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아이를 둔 부모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녹취> 동네주민 : “불안하죠. 우리도 이제 누구 따라가지 말라고 하면서 하긴 하는데 우리도 그 사건 척 보고 나서는 아예 못보내죠. 막상 여기라고 하니까 되게 충격 받았고... 이사를 가던지 그런 식이에요 저는...”

전교조 대구지부와 학부모 단체, 대구여성회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학교폭력과 성폭력 예방.치유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까지 꾸렸습니다.

<인터뷰>남은주 (대책위 위원장) : “처음에는 학교에서 동성간의 성적인 놀이가 아니냐라고... 그래서 수사를 할만한 건이 아니다라고 학교에서 얘기가 되었지요. 그걸 덮어서 동성간의 성범죄 그건 괜찮아 놀이지 뭐... 점점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사건이 터니고 나서야 교육청은 뒤늦게 대책회의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변창률(대구 교육청 부교감) : “이번일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책임을 소홀히 한데에 대해서 엄중한 문책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밀한 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대구여성회의 조사 결과 아동들끼리 이뤄지는 성범죄는 이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터뷰>남은주 (대책위 위원장) : “저희가 개별적으로 알고 있는 다른 학교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절한 사례들을 모아서 이게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고 많이 나타나고 있는 문제이고 지역사회 문제이고 또한 우리사회가 공동대처해야한다는 것을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하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집단적으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이라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피해자와 가해자를 정확히 가려내고 이들에 대한 정신적 치료를 포함해 사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속으로] 초등생 ‘집단 성폭행’…학교는 뭐했나?
    • 입력 2008-05-01 12:30:03
    뉴스 12
<앵커 멘트> 어떻게 이럴 수있을까요?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십 명의 초등학생이 음란물을 흉내내 집단 폭력 사건을 저질렀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인데요, 이를 막아야 할 학교와 해당 교육청은 오히려 사건을 덮는데 급급했습니다. 최성원 기자!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50여명이나 된다죠? <리포트> 네 사고가 난 초등학교에서 지난해 11월에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사이 더 심각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초등학생들이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들을 집단성폭행한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피해를 당했던 남학생들이 나중에 다시 또 다른 남자어린이를 상대로 가해자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는 것조차 곤혹스럽습니다. 대구의 한 중학교입니다. 지난 달 21일 오후 5시쯤.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들이 남학생 10여명으로부터 집단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같은 학교 5,6학년, 그리고 지난 해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의 선배 중학생들이었습니다. <녹취>OO경찰서 관계자 : “4월 21일에 OO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여학생 8명을 상대로 바지를 벗기고 추행을 하고 잔디밭에 눕혀놓고 성폭행을 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여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인근 중학교로 놀러왔다가, 같은 동네 사는 남학생들이 함께 놀자고 하자 큰 거부감 없이 따라 간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OO경찰서 관계자 : “(여자애들은) OO중학교 운동장 안에서 놀고 있었고, (남학생들이) 납치하듯이가 아니고 그냥 같이 놀자며...꼬드겼을 겁니다. 얘기하자고...” 이 같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여학생들을 성폭행한 중학교와 초등학생은 남자아이들도 성폭행해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임성무(전교조 대구지부) : “동성간 성폭력이 있었잖아요. 6학년 아이가 2학년 아이를, 6학년이 4학년 아이를, 또 그걸 시키고, 심지어는 저학년 아이는 유치원 아이까지 했다라는 진술까지 있는데... 이게 피라미드처럼 내려오는 폭력구조인데....” 초등학생사이의 집단 성폭력사건은 지난해 11월 이 학교 교실에서 남학생들끼리 성추행을 하는 장면을 한 교사가 우연히 보게 되면서 알려졌습니다. <녹취>대구시 교육청 관계자 : “담임선생님이 애들이 휴식시간에 장난치고 물론 옷은 입은 상황인데 손으로 성기부분을 툭툭 손대거나 그런 장난을 치는 것을 관찰하고 교육차원에서 상담하면서 찾아낸 것 같습니다.” 태권도학원을 같이 다니며 친해진 5~6학년 남학생들이 3학년과 4학년 남녀학생들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해왔다고 합니다. <녹취>OO 초등학교 관계자 : “태권도 같이 배운 애들입니다. 태권도 배우고 학교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심심하면 자기들끼리 모여서 부모 없는 집에 두 집에 왔다 갔다하면서 음란물을 많이 봤어요.” 주로 어른들의 눈을 피해서 부모님이 낮에 없는 집이나 학교 옆 공터, 놀이터 등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성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는 매를 맞거나 집단 따돌림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처음에 피해자였던 아이도 나중에 성폭력에 가담한 경우가 있어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기조차 모호합니다. <인터뷰> 남은주(대책위 워원장) : “(피해자와 가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 자기가 피해를 봤고, 그 아이를 가해시키는 식으로 같이 맞물려 들어가서 피해범위가 확대되고, 잘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이들은 인터넷과 비디오에서 음란물이나 성인영화 등을 모여 보고,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OO 초등학교 관계자 : “그게 작년 4,5월경에 애들끼리 음란비디오를 보게 됐습니다. 음란물을 보면서 가위바위보게임해서 옷 벗기기 게임도 하고 따라해 보고 싶은 충동도 있고 그러다보니 유사행위를 하게 됐다고 보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교측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쉬쉬하며 아이들에게 학교방송을 통해 성교육을 하고 가해아동에게는 위인전을 읽게 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여자아이들까지 성폭행한 것입니다. <녹취> OO 초등학교 관계자 : “바로 (교육청에) 보고는 안하고 우리가 지도를 하다가 어느 정도 잡혔고 그래도 보고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조금 뒤늦게 보고한 건 사실입니다. 남학생들끼리 있었던 사건이니까 성적호기심도 있고 클 때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거라고 봤죠. 이런 식으로 크게 발전할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죠.” 초등학생들끼리 그것도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학교안에서 성폭력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아이를 둔 부모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녹취> 동네주민 : “불안하죠. 우리도 이제 누구 따라가지 말라고 하면서 하긴 하는데 우리도 그 사건 척 보고 나서는 아예 못보내죠. 막상 여기라고 하니까 되게 충격 받았고... 이사를 가던지 그런 식이에요 저는...” 전교조 대구지부와 학부모 단체, 대구여성회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학교폭력과 성폭력 예방.치유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까지 꾸렸습니다. <인터뷰>남은주 (대책위 위원장) : “처음에는 학교에서 동성간의 성적인 놀이가 아니냐라고... 그래서 수사를 할만한 건이 아니다라고 학교에서 얘기가 되었지요. 그걸 덮어서 동성간의 성범죄 그건 괜찮아 놀이지 뭐... 점점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사건이 터니고 나서야 교육청은 뒤늦게 대책회의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변창률(대구 교육청 부교감) : “이번일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책임을 소홀히 한데에 대해서 엄중한 문책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밀한 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대구여성회의 조사 결과 아동들끼리 이뤄지는 성범죄는 이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터뷰>남은주 (대책위 위원장) : “저희가 개별적으로 알고 있는 다른 학교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절한 사례들을 모아서 이게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고 많이 나타나고 있는 문제이고 지역사회 문제이고 또한 우리사회가 공동대처해야한다는 것을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하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집단적으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이라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피해자와 가해자를 정확히 가려내고 이들에 대한 정신적 치료를 포함해 사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