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기업 수출전선 ‘비상’

입력 2008.06.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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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산발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업체의 수출 중단사태까지 빚어지는 등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업체들이 화물연대 지회의 운송 거부로 물류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의 경우 수출길까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솔제지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 차주들이 장항공장의 정문을 봉쇄해 제품 입출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하루 2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솔제지의 장항공장은 단일공장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75만t의 인쇄용지 공장으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세계 12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9일부터 화물연대 전북지부 소속 차주들이 정문을 봉쇄해 수출화물의 하역 및 선적작업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해외 거래처로부터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향후 거래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한솔제지측은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하주사무국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함께 군산에 소재한 현대자동차,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등도 화물연대 전북 지부의 파업으로 생산출하를 중단해 수출이 어려운 형편이다. 군산항의 하역 작업 또한 10일 오전 6시부터 중단된 상태다.
수출 물량이 많은 전자업체 또한 잔뜩 긴장해있다.
광주 삼성전자의 물류를 맡은 삼성로지텍의 경우 극동컨테이너 등 5개 운송사와 계약된 화물차 120대가 운송을 멈춰 물동량이 평소의 50%에 그치고 있으며, 광주 기아자동차 제품을 나르는 글로비스 역시 기아차 운송기사협의회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체도 화물 연대의 산발 파업으로 제품 출하에 애를 먹고 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대산 석유화학단지 출입구를 봉쇄하는 바람에 LG화학, 삼성토탈, 롯데유화 등의 생산 출하가 자질을 빚고 있다.
이들 업체는 생산제품의 조기 출하와 임시 차량 이용 등으로 나름의 대책을 찾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측은 "화물연대 전면파업은 국가적 차원의 물류대란 사태인 탓에 회사 차원에서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처럼 화물연대 파업이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됨에 따라 자체 운송수단 확보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LG전자는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등 수출 가전을 부산항으로 운송할 컨테이너와 대체 운송편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전자가 하루에 필요한 컨테이너는 창원공장만 해도 300TEU에 하고, 구미와 평택공장까지 합치면 400TEU에 이른다.
삼성전자도 수원, 광주,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가전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하루 300TEU의 컨테이너를 구해야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전자측은 "당장은 임시방편으로 유휴 컨테이너와 화물연소 소속이 아닌 개인차주를 물색해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할 수 있겠지만 파업이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에는 출하 및 납기 지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의 생산차량 운송을 맡고 있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소속의 현대 카캐리어분회가 운송을 거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매일 차량 500여대를 탁송해야 하는데 글로비스와 협력업체 5개사가 직영으로 보유 중인 16대를 동원해봐야 100여대만 운송 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11일 현재 700-800여대의 차량이 고객에게 제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현대차는 추산했다.
이에 따라 글로비스와 산하 협력업체는 직영과 비회원 차량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으며, 현대차 울산공장도 생산차량을 열차로 옮기거나 차량 1대씩 개별 탁송하는 방법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형 철강업체는 취급 물동량 중 화물연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중이 적어 아직 여유가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상운송의 비중이 높고 육상 운송의 경우 철도와 자체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권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는 입장이지만 파업의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현대제철은 제품 물량 중 화물연대가 운송을 맡고 있는 비율이 20% 정도여서 제품 출하에 아직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을 구상 중이다.
유통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예상되는 물류난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굵직한 유통업종 가운데 그나마 애로를 겪을만한 곳은 대규모 물류가 필요한 대형마트 등 할인점들이지만 거의 물류센터 소속의 자체 차량을 이용해 상품을 운송하기 때문에 파업에 큰 영향을 받지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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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연대 파업에 기업 수출전선 ‘비상’
    • 입력 2008-06-11 15:40:20
    연합뉴스
화물연대의 산발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업체의 수출 중단사태까지 빚어지는 등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업체들이 화물연대 지회의 운송 거부로 물류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의 경우 수출길까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솔제지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 차주들이 장항공장의 정문을 봉쇄해 제품 입출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하루 2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솔제지의 장항공장은 단일공장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75만t의 인쇄용지 공장으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세계 12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9일부터 화물연대 전북지부 소속 차주들이 정문을 봉쇄해 수출화물의 하역 및 선적작업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해외 거래처로부터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향후 거래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한솔제지측은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하주사무국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함께 군산에 소재한 현대자동차,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등도 화물연대 전북 지부의 파업으로 생산출하를 중단해 수출이 어려운 형편이다. 군산항의 하역 작업 또한 10일 오전 6시부터 중단된 상태다. 수출 물량이 많은 전자업체 또한 잔뜩 긴장해있다. 광주 삼성전자의 물류를 맡은 삼성로지텍의 경우 극동컨테이너 등 5개 운송사와 계약된 화물차 120대가 운송을 멈춰 물동량이 평소의 50%에 그치고 있으며, 광주 기아자동차 제품을 나르는 글로비스 역시 기아차 운송기사협의회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체도 화물 연대의 산발 파업으로 제품 출하에 애를 먹고 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대산 석유화학단지 출입구를 봉쇄하는 바람에 LG화학, 삼성토탈, 롯데유화 등의 생산 출하가 자질을 빚고 있다. 이들 업체는 생산제품의 조기 출하와 임시 차량 이용 등으로 나름의 대책을 찾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측은 "화물연대 전면파업은 국가적 차원의 물류대란 사태인 탓에 회사 차원에서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처럼 화물연대 파업이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됨에 따라 자체 운송수단 확보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LG전자는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등 수출 가전을 부산항으로 운송할 컨테이너와 대체 운송편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전자가 하루에 필요한 컨테이너는 창원공장만 해도 300TEU에 하고, 구미와 평택공장까지 합치면 400TEU에 이른다. 삼성전자도 수원, 광주,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가전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하루 300TEU의 컨테이너를 구해야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전자측은 "당장은 임시방편으로 유휴 컨테이너와 화물연소 소속이 아닌 개인차주를 물색해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할 수 있겠지만 파업이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에는 출하 및 납기 지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의 생산차량 운송을 맡고 있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소속의 현대 카캐리어분회가 운송을 거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매일 차량 500여대를 탁송해야 하는데 글로비스와 협력업체 5개사가 직영으로 보유 중인 16대를 동원해봐야 100여대만 운송 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11일 현재 700-800여대의 차량이 고객에게 제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현대차는 추산했다. 이에 따라 글로비스와 산하 협력업체는 직영과 비회원 차량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으며, 현대차 울산공장도 생산차량을 열차로 옮기거나 차량 1대씩 개별 탁송하는 방법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형 철강업체는 취급 물동량 중 화물연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중이 적어 아직 여유가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상운송의 비중이 높고 육상 운송의 경우 철도와 자체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권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는 입장이지만 파업의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현대제철은 제품 물량 중 화물연대가 운송을 맡고 있는 비율이 20% 정도여서 제품 출하에 아직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을 구상 중이다. 유통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예상되는 물류난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굵직한 유통업종 가운데 그나마 애로를 겪을만한 곳은 대규모 물류가 필요한 대형마트 등 할인점들이지만 거의 물류센터 소속의 자체 차량을 이용해 상품을 운송하기 때문에 파업에 큰 영향을 받지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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