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신병원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현행법을 악용해 멀쩡한 사람을 강제 입원시키는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3살 김모 씨는 지난 5월 집에서 잠을 자다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건장한 남성 2명이 느닷없이 들이닥쳐 김 씨를 묶더니 정신 병원에 끌고간 것입니다.
<녹취> 김모 씨(가명) : "손을 뒤로 꺾어서 묶고요. 팔부러져도 괜찮으니까 확 제껴가지고..."
멀쩡한 김 씨를 정신 병원에 입원시킨 건 다름아닌 김 씨의 동거녀입니다.
동거녀는 김 씨가 물려받은 유산 천 7백여만 원을 가로챈 뒤 어디론가 잠적했습니다.
김 씨는 결국 실제 보호자인 누나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취재진이 한 민간 이송업체에게 환자 이송을 요청해봤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기도 전에, 대뜸 입원부터 시키라고 권유합니다.
<녹취> 민간이송업체 관계자 : "지금 가시면 입원부터 하시고...(상담 안하고 입원부터 해요?) 환자분은 입원하시면서 보호자는 상담하시는거에요."
이송된 곳은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 원장은 곧 산후우울증이라고 진단한뒤 입원하라고 권유합니다.
<녹취> 정신과 원장 : "입원하면서 안정하시면서 심리검사 하고 산후우울증이라는게 치료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원 안하기로 했잖아요.)"
병원측은 본인 동의 없이도 입원을 시킬 수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신과 원장 : "(본인이 거부해도 입원할 수 있어요?) 그럴만한 사유되면 입원시킬 수 있어요."
취재진은 또 다른 병원에 미성년자도 부모를 입원시킬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병원관계자 : "(전에 대전에 있는 병원 알아봤는데 미성년자라서 안된다고 하셔서... 상관없어요. 다른 보호자가 주변에 없으니까 상관없으니 오셔도 된다고..."
현행법상 보호자 한사람의 동의만 있으면 손쉽게 가족을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정신 치료시설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6만 5천 3백여 명, 본인 의사와 달리 강제 입원했다는 사람이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멀쩡한 채로 강제 입원했는 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정백향(정신병원 피해자 모임대표) : "강제 입원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 잘못된 법에 의해서 단 한명의 억울한 피해자라도 발생을 해선 안됩니다."
어느날 갑자기 정신병원에 끌려간뒤 후유증에 평생 시달리는 사람들, 제도적인 허점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정신병원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현행법을 악용해 멀쩡한 사람을 강제 입원시키는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3살 김모 씨는 지난 5월 집에서 잠을 자다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건장한 남성 2명이 느닷없이 들이닥쳐 김 씨를 묶더니 정신 병원에 끌고간 것입니다.
<녹취> 김모 씨(가명) : "손을 뒤로 꺾어서 묶고요. 팔부러져도 괜찮으니까 확 제껴가지고..."
멀쩡한 김 씨를 정신 병원에 입원시킨 건 다름아닌 김 씨의 동거녀입니다.
동거녀는 김 씨가 물려받은 유산 천 7백여만 원을 가로챈 뒤 어디론가 잠적했습니다.
김 씨는 결국 실제 보호자인 누나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취재진이 한 민간 이송업체에게 환자 이송을 요청해봤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기도 전에, 대뜸 입원부터 시키라고 권유합니다.
<녹취> 민간이송업체 관계자 : "지금 가시면 입원부터 하시고...(상담 안하고 입원부터 해요?) 환자분은 입원하시면서 보호자는 상담하시는거에요."
이송된 곳은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 원장은 곧 산후우울증이라고 진단한뒤 입원하라고 권유합니다.
<녹취> 정신과 원장 : "입원하면서 안정하시면서 심리검사 하고 산후우울증이라는게 치료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원 안하기로 했잖아요.)"
병원측은 본인 동의 없이도 입원을 시킬 수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신과 원장 : "(본인이 거부해도 입원할 수 있어요?) 그럴만한 사유되면 입원시킬 수 있어요."
취재진은 또 다른 병원에 미성년자도 부모를 입원시킬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병원관계자 : "(전에 대전에 있는 병원 알아봤는데 미성년자라서 안된다고 하셔서... 상관없어요. 다른 보호자가 주변에 없으니까 상관없으니 오셔도 된다고..."
현행법상 보호자 한사람의 동의만 있으면 손쉽게 가족을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정신 치료시설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6만 5천 3백여 명, 본인 의사와 달리 강제 입원했다는 사람이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멀쩡한 채로 강제 입원했는 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정백향(정신병원 피해자 모임대표) : "강제 입원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 잘못된 법에 의해서 단 한명의 억울한 피해자라도 발생을 해선 안됩니다."
어느날 갑자기 정신병원에 끌려간뒤 후유증에 평생 시달리는 사람들, 제도적인 허점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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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입원 제도’ 악용
-
- 입력 2008-09-02 21:17:10

<앵커 멘트>
정신병원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현행법을 악용해 멀쩡한 사람을 강제 입원시키는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3살 김모 씨는 지난 5월 집에서 잠을 자다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건장한 남성 2명이 느닷없이 들이닥쳐 김 씨를 묶더니 정신 병원에 끌고간 것입니다.
<녹취> 김모 씨(가명) : "손을 뒤로 꺾어서 묶고요. 팔부러져도 괜찮으니까 확 제껴가지고..."
멀쩡한 김 씨를 정신 병원에 입원시킨 건 다름아닌 김 씨의 동거녀입니다.
동거녀는 김 씨가 물려받은 유산 천 7백여만 원을 가로챈 뒤 어디론가 잠적했습니다.
김 씨는 결국 실제 보호자인 누나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취재진이 한 민간 이송업체에게 환자 이송을 요청해봤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기도 전에, 대뜸 입원부터 시키라고 권유합니다.
<녹취> 민간이송업체 관계자 : "지금 가시면 입원부터 하시고...(상담 안하고 입원부터 해요?) 환자분은 입원하시면서 보호자는 상담하시는거에요."
이송된 곳은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 원장은 곧 산후우울증이라고 진단한뒤 입원하라고 권유합니다.
<녹취> 정신과 원장 : "입원하면서 안정하시면서 심리검사 하고 산후우울증이라는게 치료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원 안하기로 했잖아요.)"
병원측은 본인 동의 없이도 입원을 시킬 수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신과 원장 : "(본인이 거부해도 입원할 수 있어요?) 그럴만한 사유되면 입원시킬 수 있어요."
취재진은 또 다른 병원에 미성년자도 부모를 입원시킬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병원관계자 : "(전에 대전에 있는 병원 알아봤는데 미성년자라서 안된다고 하셔서... 상관없어요. 다른 보호자가 주변에 없으니까 상관없으니 오셔도 된다고..."
현행법상 보호자 한사람의 동의만 있으면 손쉽게 가족을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정신 치료시설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6만 5천 3백여 명, 본인 의사와 달리 강제 입원했다는 사람이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멀쩡한 채로 강제 입원했는 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정백향(정신병원 피해자 모임대표) : "강제 입원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 잘못된 법에 의해서 단 한명의 억울한 피해자라도 발생을 해선 안됩니다."
어느날 갑자기 정신병원에 끌려간뒤 후유증에 평생 시달리는 사람들, 제도적인 허점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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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기자 s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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