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철새 포획 논쟁

입력 2001.02.2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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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발이냐, 생태계 보존이냐는 문제가 이번에는 전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전남 해남 일대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철새들이 농사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수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세계의 대부분의 가창오리들이 겨울을 나는 전남 해남 일대의 관측지입니다.
천연기념물 200호인 먹황새와 독수리 등 맹금류 등도 보금자리를 틀고 있습니다.
해마다 25만여 마리의 각종 철새들이 찾아들어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그러나 습지가 농경지로 개발되면서 철새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15만여 마리의 철새가 겨울을 나는 해남 고천암 호입니다. 아직 철새가 떠날 시기가 아닌데도 철새를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김경환(목포 환경운동연합): 2,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3월까지 많은 객체 수가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먹이가 많이 줄어들었고요.
밀렵이 성행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기자: 먹이를 찾지 못한 일부 철새들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박병오(피해 농민): 보리밭 등 배추밭, 마늘밭 등에 철새들이 많이 와서 피해를 엄청나게 주고 있어요.
그래서 마지 못해서 방패로 삼아 이것을 비닐로 해 놨는데 별 소용이 없습니다.
⊙기자: 일부 농민들은 아예 총으로 철새를 쫓거나 잡기도 합니다.
해남군도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철새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포획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호용(해남군 환경녹지과): 3월 말이 되어도 떠나지 않는 철새가 2000마리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약 200마리 정도를 포획을 해서...
⊙기자: 환경운동단체에서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창원(목포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 사전에 철저한 피해조사도 없이 일부 농민들의 이야기만 듣고 총으로 철새를 포획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지 않냐 생각합니다.
⊙기자: 철새에게 먹이와 서식지를 확보해 주고 농지개발로 얻는 이익을 피해 농민들에게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두표(호남대학 생물학과 교수): 볏짚 태우기나 경운작업 같은 이런 철새먹이를 없애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은 철새들이 월동을 끝낸 2월 이후에 실시하도록...
⊙기자: 인근 농민들에게 철새가 불편을 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철새는 우리 생태계에 지표가 되는 소중한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KBS뉴스 정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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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철새 포획 논쟁
    • 입력 2001-02-2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개발이냐, 생태계 보존이냐는 문제가 이번에는 전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전남 해남 일대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철새들이 농사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수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세계의 대부분의 가창오리들이 겨울을 나는 전남 해남 일대의 관측지입니다. 천연기념물 200호인 먹황새와 독수리 등 맹금류 등도 보금자리를 틀고 있습니다. 해마다 25만여 마리의 각종 철새들이 찾아들어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그러나 습지가 농경지로 개발되면서 철새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15만여 마리의 철새가 겨울을 나는 해남 고천암 호입니다. 아직 철새가 떠날 시기가 아닌데도 철새를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김경환(목포 환경운동연합): 2,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3월까지 많은 객체 수가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먹이가 많이 줄어들었고요. 밀렵이 성행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기자: 먹이를 찾지 못한 일부 철새들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박병오(피해 농민): 보리밭 등 배추밭, 마늘밭 등에 철새들이 많이 와서 피해를 엄청나게 주고 있어요. 그래서 마지 못해서 방패로 삼아 이것을 비닐로 해 놨는데 별 소용이 없습니다. ⊙기자: 일부 농민들은 아예 총으로 철새를 쫓거나 잡기도 합니다. 해남군도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철새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포획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호용(해남군 환경녹지과): 3월 말이 되어도 떠나지 않는 철새가 2000마리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약 200마리 정도를 포획을 해서... ⊙기자: 환경운동단체에서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창원(목포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 사전에 철저한 피해조사도 없이 일부 농민들의 이야기만 듣고 총으로 철새를 포획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지 않냐 생각합니다. ⊙기자: 철새에게 먹이와 서식지를 확보해 주고 농지개발로 얻는 이익을 피해 농민들에게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두표(호남대학 생물학과 교수): 볏짚 태우기나 경운작업 같은 이런 철새먹이를 없애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은 철새들이 월동을 끝낸 2월 이후에 실시하도록... ⊙기자: 인근 농민들에게 철새가 불편을 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철새는 우리 생태계에 지표가 되는 소중한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KBS뉴스 정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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