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아줌마들

입력 2001.02.28 (20: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억대 연봉하면 으레 최신 기술을 가진 컴퓨터전문가나 증권분석가를 떠올리시겠습니다마는 여기에 어떤 특별한 전문기술을 가지지 않고도 억대 연봉을 받는 주부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발로 뛰는 세일즈만으로 억대 연봉을 이룬 주부들을 송진호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퇴계원의 한 주유소, 한 신용카드업체의 영업사원인 주부 최혜정 씨가 주유소를 찾은 고객의 차에 직접 기름을 넣고 있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선생님 카드 쓰시는 것 있으세요?
⊙인터뷰: 없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카드 하나 만들어드리려고요.
⊙기자: 틈틈이 주유소 일을 도와가며 이곳에서 카드세일즈를 해 온 것이 벌써 3년째.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도 카드 이용률이 좋은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주유소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영업장소가 됐습니다.
고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 않고 찾아다닌다는 최 씨는 지난해 입사 4년 만에 최우수 판매왕 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이번 달 최 씨의 월급 총액은 1240만원.
지난달에는 수당을 합해 모두 1290만원을 월급으로 받았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언제 날짜가 좋으신지 정하시면 돼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저는 꼭 10개를 받아야 된다는 목표의식이 있어서, 어디 들어가고 하는 것도 저는 자신있게 들어가요. 사무실을 들어가도 그렇고 큰 회사를 들어가도 너무 당당하게 들어가니까 경비 아저씨는 거기 들어오시는 손님인 줄 알았데요, 너무 당당하게 들어가 가지고...
⊙기자: 뛰는 만큼 버는 것이 성공이라는 최 씨.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저는 잘 기억을 못 하는데 상대편들은 잘 알아보시더라구요.
아줌마 안 가시는 데 없다고, 포천 저쪽 고양시 자유로쪽에서 카드를 만들어 줬는데 포천 저 끝에서 그 분을 만났어요.
인사가 그거야, 이 아줌마는 안 다니는 데가 없네.
⊙기자: 최 씨가 동두천의 한 섬유공장을 찾았습니다.
이미 직원의 상당수가 최 씨의 고객이지만 혹시나 신규 고객이 있을까 해서입니다.
복잡한 공장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는 최 씨.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카드 갖고 있으세요? 어느 회사 것 있으세요? 실적이니까 성함하고 주민등록번호만 써주세요.
⊙기자: 하지만 애교섞인 영업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카드하나 만들어 줄게요.
⊙인터뷰: 됐어요.
만들 용의가 없네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왜요?
⊙인터뷰: 더 만들어서 뭐해요, 귀찮게...
⊙최혜정(34살/카드영업사원): 한 번 읽어보세요.
빨리 읽어봐요.
하나 써 줘요.
⊙인터뷰: 안 만들 거라니까요.
⊙기자: 계속되는 실랑이, 그러나 최 씨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아까 계신 부장님 그런 분도 저한테 협력자가 되듯이 그렇게 도와줘요, 어떤 분이 새로 왔고 이런 식으로...
⊙기자: 신규고객 10명을 확보하는 것이 매일의 목표라는 최 씨.
일반적으로 영업이 힘든 것으로 손꼽히는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최 씨의 영업능력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기자: 5시간 만에 7장 받으셨잖아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예. 혼자 하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옆에 계셔 가지고 못 받은 거예요.
⊙기자: 오늘 목표 10장은 쉽게 달성할 수 있겠네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쉬울지 안 쉬울지 모르지만 10개는 해야죠. 할 수 있을 겁니다.
⊙기자: 입사 4년만에 억대 세일즈 여왕으로 변신한 최 씨는 이제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적금만 1년에 1억 모으는 게 지금 목표거든요.
⊙기자: 한 보험회사의 아침 조회시간.44살의 보험설계사 주부 김형구 씨의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오전의 주 업무는 고객과의 전화상담.
⊙인터뷰: 이번 달 쪽으로 들어가는 거 1년에 50만원쪽으로 해놓고 나중에, 왜요...
⊙기자: 입사 8년차인 김 씨 역시 한 달 월급 3400만원을 받는 억대 보험세일즈 여왕입니다.
보험업계에서는 베테랑 보험설계사로 통하는 김 씨, 하지만 입사 초기에는 말 못 할 고생이 많았습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10여 년 만에 전혀 아무 것도 않고 아이만 키우다 나왔을 때는 사실 처음에는 암담했어요.
계약하러 갔을 때도 등에서 남 쳐다만 봐도 땀이 줄줄이 나고 그랬었거든요.
⊙기자: 업무의 특성상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며 영업활동을 해야 하는 보험세일즈.
김 씨는 한 명의 고객 뒤에 숨은 수많은 잠재고객을 찾아내기 위해 고객관리에도 끊임없이 정성을 기울입니다.
기존 고객에게 아들의 생명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그 인지도하고 소비해 주신 분, 그분들 친구사이나 있을 거고, 친척이라면 두터운 뭐가 있을 거잖아요.
그런 거가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소개영업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기자: 베테랑 보험설계사인 김 씨, 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계약을 받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처음에는 30번 정도, 지금은 5번 정도 고객과 면담하면 계약이 나와...
⊙기자: 1800명에 달하는 김 씨의 고객관리 장부, 김 씨의 성공 뒤에는 고객만족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고객감동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조효정(삼성생명 소장): 고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선물 같은 것을 참 잘해요.
꽃을 활용을 잘 한다던가, 또는 어버이날 이런 때는 정말 나한테 향후 도움이 될 만한 고객이다 그러면 아낌없이 베풀어요.
⊙기자: 김 씨가 계약하는 고객마다 주는 복을 상징하는 금돼지입니다.
이미 많은 성공을 거둔 김 씨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현재 자산관리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아줌마다 그런 것은 없어요.
저는 나가서도 굉장히 제가 당당하게 말을 하거든요.
너무 좋은 일이고, 나를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준 게...
⊙기자: 누구나 노력 여하에 따라 억대연봉이 가능하다는 세일즈의 세계, 사회 곳곳에서 땀흘리며 뛰는 프로 주부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송진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억대 연봉 아줌마들
    • 입력 2001-02-28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억대 연봉하면 으레 최신 기술을 가진 컴퓨터전문가나 증권분석가를 떠올리시겠습니다마는 여기에 어떤 특별한 전문기술을 가지지 않고도 억대 연봉을 받는 주부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발로 뛰는 세일즈만으로 억대 연봉을 이룬 주부들을 송진호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퇴계원의 한 주유소, 한 신용카드업체의 영업사원인 주부 최혜정 씨가 주유소를 찾은 고객의 차에 직접 기름을 넣고 있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선생님 카드 쓰시는 것 있으세요? ⊙인터뷰: 없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카드 하나 만들어드리려고요. ⊙기자: 틈틈이 주유소 일을 도와가며 이곳에서 카드세일즈를 해 온 것이 벌써 3년째.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도 카드 이용률이 좋은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주유소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영업장소가 됐습니다. 고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 않고 찾아다닌다는 최 씨는 지난해 입사 4년 만에 최우수 판매왕 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이번 달 최 씨의 월급 총액은 1240만원. 지난달에는 수당을 합해 모두 1290만원을 월급으로 받았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언제 날짜가 좋으신지 정하시면 돼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저는 꼭 10개를 받아야 된다는 목표의식이 있어서, 어디 들어가고 하는 것도 저는 자신있게 들어가요. 사무실을 들어가도 그렇고 큰 회사를 들어가도 너무 당당하게 들어가니까 경비 아저씨는 거기 들어오시는 손님인 줄 알았데요, 너무 당당하게 들어가 가지고... ⊙기자: 뛰는 만큼 버는 것이 성공이라는 최 씨.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저는 잘 기억을 못 하는데 상대편들은 잘 알아보시더라구요. 아줌마 안 가시는 데 없다고, 포천 저쪽 고양시 자유로쪽에서 카드를 만들어 줬는데 포천 저 끝에서 그 분을 만났어요. 인사가 그거야, 이 아줌마는 안 다니는 데가 없네. ⊙기자: 최 씨가 동두천의 한 섬유공장을 찾았습니다. 이미 직원의 상당수가 최 씨의 고객이지만 혹시나 신규 고객이 있을까 해서입니다. 복잡한 공장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는 최 씨.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카드 갖고 있으세요? 어느 회사 것 있으세요? 실적이니까 성함하고 주민등록번호만 써주세요. ⊙기자: 하지만 애교섞인 영업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카드하나 만들어 줄게요. ⊙인터뷰: 됐어요. 만들 용의가 없네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왜요? ⊙인터뷰: 더 만들어서 뭐해요, 귀찮게... ⊙최혜정(34살/카드영업사원): 한 번 읽어보세요. 빨리 읽어봐요. 하나 써 줘요. ⊙인터뷰: 안 만들 거라니까요. ⊙기자: 계속되는 실랑이, 그러나 최 씨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아까 계신 부장님 그런 분도 저한테 협력자가 되듯이 그렇게 도와줘요, 어떤 분이 새로 왔고 이런 식으로... ⊙기자: 신규고객 10명을 확보하는 것이 매일의 목표라는 최 씨. 일반적으로 영업이 힘든 것으로 손꼽히는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최 씨의 영업능력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기자: 5시간 만에 7장 받으셨잖아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예. 혼자 하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옆에 계셔 가지고 못 받은 거예요. ⊙기자: 오늘 목표 10장은 쉽게 달성할 수 있겠네요?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쉬울지 안 쉬울지 모르지만 10개는 해야죠. 할 수 있을 겁니다. ⊙기자: 입사 4년만에 억대 세일즈 여왕으로 변신한 최 씨는 이제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최혜정(43살/카드 영업사원): 적금만 1년에 1억 모으는 게 지금 목표거든요. ⊙기자: 한 보험회사의 아침 조회시간.44살의 보험설계사 주부 김형구 씨의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오전의 주 업무는 고객과의 전화상담. ⊙인터뷰: 이번 달 쪽으로 들어가는 거 1년에 50만원쪽으로 해놓고 나중에, 왜요... ⊙기자: 입사 8년차인 김 씨 역시 한 달 월급 3400만원을 받는 억대 보험세일즈 여왕입니다. 보험업계에서는 베테랑 보험설계사로 통하는 김 씨, 하지만 입사 초기에는 말 못 할 고생이 많았습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10여 년 만에 전혀 아무 것도 않고 아이만 키우다 나왔을 때는 사실 처음에는 암담했어요. 계약하러 갔을 때도 등에서 남 쳐다만 봐도 땀이 줄줄이 나고 그랬었거든요. ⊙기자: 업무의 특성상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며 영업활동을 해야 하는 보험세일즈. 김 씨는 한 명의 고객 뒤에 숨은 수많은 잠재고객을 찾아내기 위해 고객관리에도 끊임없이 정성을 기울입니다. 기존 고객에게 아들의 생명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그 인지도하고 소비해 주신 분, 그분들 친구사이나 있을 거고, 친척이라면 두터운 뭐가 있을 거잖아요. 그런 거가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소개영업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기자: 베테랑 보험설계사인 김 씨, 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계약을 받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처음에는 30번 정도, 지금은 5번 정도 고객과 면담하면 계약이 나와... ⊙기자: 1800명에 달하는 김 씨의 고객관리 장부, 김 씨의 성공 뒤에는 고객만족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고객감동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조효정(삼성생명 소장): 고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선물 같은 것을 참 잘해요. 꽃을 활용을 잘 한다던가, 또는 어버이날 이런 때는 정말 나한테 향후 도움이 될 만한 고객이다 그러면 아낌없이 베풀어요. ⊙기자: 김 씨가 계약하는 고객마다 주는 복을 상징하는 금돼지입니다. 이미 많은 성공을 거둔 김 씨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현재 자산관리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형구(44살/보험설계사): 아줌마다 그런 것은 없어요. 저는 나가서도 굉장히 제가 당당하게 말을 하거든요. 너무 좋은 일이고, 나를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준 게... ⊙기자: 누구나 노력 여하에 따라 억대연봉이 가능하다는 세일즈의 세계, 사회 곳곳에서 땀흘리며 뛰는 프로 주부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송진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