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돈내기·술·도우미까지…스크린 골프장 ‘불법 백태’

입력 2009.02.04 (08:52) 수정 2009.02.1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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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수정했습니다.


<앵커 멘트>

겨울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내운동, 선호하는 분들 많으시죠? 요즘은 특히 골프인구가 늘면서 스크린 골프가 특히 인기라고 하는데요.

네. 주말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예약도 꽉 차 있다고 하는데... 이동환 기자, 하지만 일부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변칙영업이 성행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요즘 아마 한 집 건너 스크린골프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크린골프장이 많이 생겨났죠. 이렇게 동네마다 스크린골프장이 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다보니, 일부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술을 팔고 심지어 여성도우미까지 고용하는 등 변칙영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단속규정이 없는 게 현실인데요. 오늘 <현장>에서는 건전한 생활 스포츠를 넘어 유흥에 가까운 업소로 변질되고 있는 실내 스크린골프장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의 한 스크린골프장, 주말이다보니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일찌감치 예약 손님들로 꽉 찼습니다.
요즘같은 겨울철에 실내 스크린 골프장은 그야말로 인기 최고라고 합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직원 : "오전 예약은 오전에 문 열면 바로 끝나고 오후 예약 같은 경우 예약 안 하신 손님들이 왔다가 돌아가는 경우도 대단히 많고요."

그 인기를 반영하듯 스크린 골프장 이용객수도 어림잡아 하루 평균 2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야외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약 3만 명 인 것을 감안하면 6배나 되는 셈입니다.

<인터뷰> "스윙만 할 수 있으면 같이 즐겨도 되고 남녀노소 누구든지 큰 비용 부담 없고, (야외골프는) 20만 원 정도 되죠. (스크린골프는) 4~5시간씩 18홀 즐겨도 절반 가격이면 되죠."

스크린 골프 기계는 대당 3천만 원 정도, 최소 기계 4개짜리 골프방을 차리려면 2억 원 정도는 족히 듭니다. 하지만 최근 동네마다 스크린골프장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일부 스크린 골프장에선 변칙영업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스크린골프장, 방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술이며 안주 등을 판다는 메뉴판은 여느 술집 모습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우리 동네만 스크린 골프장이 10개가 넘고 다 술을 파는데... 손님들은 (술을) 찾고 나만 안 팔 수가 없잖아요. 그럼 손님이 안 오는 걸 어떻게 해요."

밀폐된 공간이라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보니 돈 내기까지 합니다.
베팅 액수도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까지..그러다보니 거금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이용객 : "내기는 늘 한다고 보면 맞죠. 보통 게임비 정도 하고 홀당 천오백 원씩... 들리는 얘기로는 천만 원 정도 잃어봤다는 사람도 있고 스크린에서..."

일부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아예 여성 도우미까지 고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유흥 주점인 듯 운영해 흥을 돋궈줘야 손님들 반응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여자들은 같이 기분 맞춰주고 박수 쳐주고 술 따라주고 뭐 그런 거죠. 다른데 도우미라고 생각하면 돼요. 똑같아요."

이렇다보니 내부 한 켠에 맥주와 양주를 팔기 위해 아예 미니바까지 갖춰놓은 곳까지 등장했는데요. 이곳에서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할 젊은 여성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쓴다기에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바에서 손님들이 커피나 맥주 마실 때 접대해주면 되고 양주 마시는 사람 챙겨주면 돼요."

예닐곱 시간 남짓 일하는 대가로 130여만 원이 되는 적지 않은 월급에 능력여하에 따라 별도조건까지 제시합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손님이 말 걸면 대답도 해야 하고 분위기 잘 맞으면 얘기도 좀 해야 하니까... 일하면서 좋은 건 골프 배울 수 있다는 거... 어디 호프집에서 접대하는 것보다 나아요."

현재 이처럼 스크린골프장에서의 주류 판매와 여성 도우미 고용 등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스크린골프장의 경우 체육시설로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등록하는데 특별한 제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구청 관계자 : "(스크린골프장은) 체육시설로 분류되거든요? 저희는 체육시설로 신고받아서 신고필증만 내보내기 때문에..."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해 울산과 대구 등에서는 관할 구청에 아예 신고를 하지 않거나 술을 파는 등 불법 영업을 해오던 스크린 골프연습장이 적발되고 업주가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대구경찰서 관계자 : "신고 안 하고 영업한 게 있었고요. 골프연습장하고 음식점 영업을 하려면 따로따로 해야 하는데 같은 시설 안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시설 기준 위반으로 단속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성업 중인 스크린골프장 수는 3.000여개... 건전한 레저시설이 자칫 유흥 시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명확한 법적 제도 마련과 함께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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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9-02-12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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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수정했습니다.
<앵커 멘트> 겨울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내운동, 선호하는 분들 많으시죠? 요즘은 특히 골프인구가 늘면서 스크린 골프가 특히 인기라고 하는데요. 네. 주말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예약도 꽉 차 있다고 하는데... 이동환 기자, 하지만 일부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변칙영업이 성행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요즘 아마 한 집 건너 스크린골프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크린골프장이 많이 생겨났죠. 이렇게 동네마다 스크린골프장이 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다보니, 일부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술을 팔고 심지어 여성도우미까지 고용하는 등 변칙영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단속규정이 없는 게 현실인데요. 오늘 <현장>에서는 건전한 생활 스포츠를 넘어 유흥에 가까운 업소로 변질되고 있는 실내 스크린골프장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의 한 스크린골프장, 주말이다보니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일찌감치 예약 손님들로 꽉 찼습니다. 요즘같은 겨울철에 실내 스크린 골프장은 그야말로 인기 최고라고 합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직원 : "오전 예약은 오전에 문 열면 바로 끝나고 오후 예약 같은 경우 예약 안 하신 손님들이 왔다가 돌아가는 경우도 대단히 많고요." 그 인기를 반영하듯 스크린 골프장 이용객수도 어림잡아 하루 평균 2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야외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약 3만 명 인 것을 감안하면 6배나 되는 셈입니다. <인터뷰> "스윙만 할 수 있으면 같이 즐겨도 되고 남녀노소 누구든지 큰 비용 부담 없고, (야외골프는) 20만 원 정도 되죠. (스크린골프는) 4~5시간씩 18홀 즐겨도 절반 가격이면 되죠." 스크린 골프 기계는 대당 3천만 원 정도, 최소 기계 4개짜리 골프방을 차리려면 2억 원 정도는 족히 듭니다. 하지만 최근 동네마다 스크린골프장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일부 스크린 골프장에선 변칙영업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스크린골프장, 방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술이며 안주 등을 판다는 메뉴판은 여느 술집 모습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우리 동네만 스크린 골프장이 10개가 넘고 다 술을 파는데... 손님들은 (술을) 찾고 나만 안 팔 수가 없잖아요. 그럼 손님이 안 오는 걸 어떻게 해요." 밀폐된 공간이라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보니 돈 내기까지 합니다. 베팅 액수도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까지..그러다보니 거금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이용객 : "내기는 늘 한다고 보면 맞죠. 보통 게임비 정도 하고 홀당 천오백 원씩... 들리는 얘기로는 천만 원 정도 잃어봤다는 사람도 있고 스크린에서..." 일부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아예 여성 도우미까지 고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유흥 주점인 듯 운영해 흥을 돋궈줘야 손님들 반응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여자들은 같이 기분 맞춰주고 박수 쳐주고 술 따라주고 뭐 그런 거죠. 다른데 도우미라고 생각하면 돼요. 똑같아요." 이렇다보니 내부 한 켠에 맥주와 양주를 팔기 위해 아예 미니바까지 갖춰놓은 곳까지 등장했는데요. 이곳에서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할 젊은 여성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쓴다기에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바에서 손님들이 커피나 맥주 마실 때 접대해주면 되고 양주 마시는 사람 챙겨주면 돼요." 예닐곱 시간 남짓 일하는 대가로 130여만 원이 되는 적지 않은 월급에 능력여하에 따라 별도조건까지 제시합니다. <인터뷰> 스크린골프장 업주(음성변조) : "손님이 말 걸면 대답도 해야 하고 분위기 잘 맞으면 얘기도 좀 해야 하니까... 일하면서 좋은 건 골프 배울 수 있다는 거... 어디 호프집에서 접대하는 것보다 나아요." 현재 이처럼 스크린골프장에서의 주류 판매와 여성 도우미 고용 등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스크린골프장의 경우 체육시설로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등록하는데 특별한 제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구청 관계자 : "(스크린골프장은) 체육시설로 분류되거든요? 저희는 체육시설로 신고받아서 신고필증만 내보내기 때문에..."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해 울산과 대구 등에서는 관할 구청에 아예 신고를 하지 않거나 술을 파는 등 불법 영업을 해오던 스크린 골프연습장이 적발되고 업주가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대구경찰서 관계자 : "신고 안 하고 영업한 게 있었고요. 골프연습장하고 음식점 영업을 하려면 따로따로 해야 하는데 같은 시설 안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시설 기준 위반으로 단속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성업 중인 스크린골프장 수는 3.000여개... 건전한 레저시설이 자칫 유흥 시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명확한 법적 제도 마련과 함께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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