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에 밀려 문 닫는 동네책방

입력 2001.03.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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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 온 동네 책방들이 대형 서점과 온라인 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불황을 타개할 묘책은 과연 무엇인지 나신하, 이현님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번화가의 한 서점이 온통 할인광고로 뒤덮여 있습니다.
52년 동안 책만 팔아온 서점 주인이 경영난 때문에 점포정리에 나섰습니다.
⊙홍태은(금호서적 대표): 월 임대료 내기가 벅차고 몇 달을 심사숙고한 끝에 3일 전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기자: 동네 책방을 살리자는 광고문까지 내건 서점도 있습니다.
⊙김영기(현대문고 대표): 영업을 거의 포기할 정도로 수치를 얘기한다면 한 30%, 40% 감소한 추세예요.
⊙기자: 대형 서점들의 물량공세와 온라인 서점 등의 할인경쟁이 치명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97년 5400여 곳이던 전국의 서점 수는 해마다 감소하다가 지난해 3400여 곳으로 급감했습니다.
1년 새 1100여 곳이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들어 동네 서점 1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현 추세대로 라면 올해 말쯤 500여 곳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네 책방은 채산성 유지에 큰 보탬이 됐던 참고서 판매마저 크게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창연(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 그래도 좀 영업이 되겠지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3월달 영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서점들이 거의 자포자기에 빠져 있다...
⊙기자: 지역문화의 사랑방으로 사랑받아온 동네 책방들이 지금 벼랑끝에 몰려 있습니다.
KBS뉴스 나신하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가에 있는 이 서점은 고객들이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를 만들었습니다.
책을 사지 않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내집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는 이곳을 찾게 하는 매력입니다.
⊙천예선(대학생): 말 그대로 책방처럼 따뜻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굳이 제가 책을 산다면 다른 곳에서 사고 싶지 않고 이쪽에서 사고 싶거든요.
⊙기자: 휴일과 명절에도 문을 여는 이 서점의 주인은 신간과 단골들의 책 취향을 꽤고 있습니다.
책을 척척 찾아주는 것은 물론 더 앞선 정보를 전해 줍니다.
⊙이재필(대표/논장서점): 103인의 현대사상가들이라는 책도 있고 그리고 또 문화적인 측면에서 나온 현실문화연구 책도 있거든요...
⊙기자: 고객이 찾는 책이 없으면 구해다 주고 그래도 없으면 그 책이 있는 도서관까지 찾아 알려줍니다.
또 책을 무조건 많이 갖다놓기보다는 주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책과 테마와 저자 등으로 나누어 진열해 더 쉽게 고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점인근에 있는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배달까지 해 줍니다.
⊙한종철(논장서점 고객): 아는 사람한테 가면 책에 대한 품질이라고 그럴까, 그게 더 정확도가 있으니까...
⊙기자: 1년에 이곳에서 30만원 이상 책을 사는 단골만도 300여 명, 또 입과 입으로 전해진 소문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도 늘고 있어 동네 책방의 생존경쟁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현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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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서점에 밀려 문 닫는 동네책방
    • 입력 2001-03-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 온 동네 책방들이 대형 서점과 온라인 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불황을 타개할 묘책은 과연 무엇인지 나신하, 이현님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번화가의 한 서점이 온통 할인광고로 뒤덮여 있습니다. 52년 동안 책만 팔아온 서점 주인이 경영난 때문에 점포정리에 나섰습니다. ⊙홍태은(금호서적 대표): 월 임대료 내기가 벅차고 몇 달을 심사숙고한 끝에 3일 전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기자: 동네 책방을 살리자는 광고문까지 내건 서점도 있습니다. ⊙김영기(현대문고 대표): 영업을 거의 포기할 정도로 수치를 얘기한다면 한 30%, 40% 감소한 추세예요. ⊙기자: 대형 서점들의 물량공세와 온라인 서점 등의 할인경쟁이 치명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97년 5400여 곳이던 전국의 서점 수는 해마다 감소하다가 지난해 3400여 곳으로 급감했습니다. 1년 새 1100여 곳이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들어 동네 서점 1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현 추세대로 라면 올해 말쯤 500여 곳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네 책방은 채산성 유지에 큰 보탬이 됐던 참고서 판매마저 크게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창연(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 그래도 좀 영업이 되겠지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3월달 영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서점들이 거의 자포자기에 빠져 있다... ⊙기자: 지역문화의 사랑방으로 사랑받아온 동네 책방들이 지금 벼랑끝에 몰려 있습니다. KBS뉴스 나신하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가에 있는 이 서점은 고객들이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를 만들었습니다. 책을 사지 않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내집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는 이곳을 찾게 하는 매력입니다. ⊙천예선(대학생): 말 그대로 책방처럼 따뜻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굳이 제가 책을 산다면 다른 곳에서 사고 싶지 않고 이쪽에서 사고 싶거든요. ⊙기자: 휴일과 명절에도 문을 여는 이 서점의 주인은 신간과 단골들의 책 취향을 꽤고 있습니다. 책을 척척 찾아주는 것은 물론 더 앞선 정보를 전해 줍니다. ⊙이재필(대표/논장서점): 103인의 현대사상가들이라는 책도 있고 그리고 또 문화적인 측면에서 나온 현실문화연구 책도 있거든요... ⊙기자: 고객이 찾는 책이 없으면 구해다 주고 그래도 없으면 그 책이 있는 도서관까지 찾아 알려줍니다. 또 책을 무조건 많이 갖다놓기보다는 주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책과 테마와 저자 등으로 나누어 진열해 더 쉽게 고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점인근에 있는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배달까지 해 줍니다. ⊙한종철(논장서점 고객): 아는 사람한테 가면 책에 대한 품질이라고 그럴까, 그게 더 정확도가 있으니까... ⊙기자: 1년에 이곳에서 30만원 이상 책을 사는 단골만도 300여 명, 또 입과 입으로 전해진 소문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도 늘고 있어 동네 책방의 생존경쟁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현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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