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환경 파괴하는 ‘한강 잇기’ 사업

입력 2009.03.14 (21:50) 수정 2009.03.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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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가 최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다며 이른바 '한강잇기 6대 사업'이란 걸 내놨습니다.

23조원에 이 대형사업이 환경을 오히려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강하류 강변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습지, 재두루미,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들이 살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경기도는 이곳에서 10여km 하류로 내려간 곳에 경인운하에서 연결되는 이산포 물류터미널 설치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김포대교 아래 물속에 있는 둑, 수중보가 가로막습니다.

경기도의 당초 계획대로 이 신곡수중보를 터미널 예정지보다 하류로 옮겨 수심을 높이면 물류수송은 가능해지지만, 장항습지는 물에 잠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박평수(고양환경련 정책위원장): "지금 이야기 나오는 것으로는 60% 이상이 잠기고, 철새들은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을 겁니다."

논란이 되자 경기도는 이산포터미널은 놔둔 채 수중보 이설 부분만 계획에서 슬그머니 빼냈습니다.

한강 상류 지역.

경기도가 물길을 잇겠다며 복원하자는 나루터와 포구는 모두 68곳.

테마관광열차, 수상스포츠 시설까지 강변을 메우게 됩니다.

천년고찰 신륵사.

경기도는 이곳에 강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인데, 환경단체들은 오히려 경관을 망치고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모래땅에서 자라는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의 마지막 생육지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터뷰>이항진(여주환경련 집행위원장): "모래톱과 모래톱에 있는 미생물들은 정수기능을 하는 필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모든 걸 파괴하게 됩니다."

팔당상수원 오염 걱정도 있지만,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이희준(경기도 비전기획관): "개별 사업이 구체화될 때 환경단체들이 우려하는 문제들이 구체화 단계에서 걸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보전을 위한 정밀한 대비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경기도의 물길잇기 사업은 또 한번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우려됩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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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환경 파괴하는 ‘한강 잇기’ 사업
    • 입력 2009-03-14 21:19:05
    • 수정2009-03-14 21: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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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가 최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다며 이른바 '한강잇기 6대 사업'이란 걸 내놨습니다. 23조원에 이 대형사업이 환경을 오히려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강하류 강변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습지, 재두루미,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들이 살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경기도는 이곳에서 10여km 하류로 내려간 곳에 경인운하에서 연결되는 이산포 물류터미널 설치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김포대교 아래 물속에 있는 둑, 수중보가 가로막습니다. 경기도의 당초 계획대로 이 신곡수중보를 터미널 예정지보다 하류로 옮겨 수심을 높이면 물류수송은 가능해지지만, 장항습지는 물에 잠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박평수(고양환경련 정책위원장): "지금 이야기 나오는 것으로는 60% 이상이 잠기고, 철새들은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을 겁니다." 논란이 되자 경기도는 이산포터미널은 놔둔 채 수중보 이설 부분만 계획에서 슬그머니 빼냈습니다. 한강 상류 지역. 경기도가 물길을 잇겠다며 복원하자는 나루터와 포구는 모두 68곳. 테마관광열차, 수상스포츠 시설까지 강변을 메우게 됩니다. 천년고찰 신륵사. 경기도는 이곳에 강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인데, 환경단체들은 오히려 경관을 망치고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모래땅에서 자라는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의 마지막 생육지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터뷰>이항진(여주환경련 집행위원장): "모래톱과 모래톱에 있는 미생물들은 정수기능을 하는 필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모든 걸 파괴하게 됩니다." 팔당상수원 오염 걱정도 있지만,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이희준(경기도 비전기획관): "개별 사업이 구체화될 때 환경단체들이 우려하는 문제들이 구체화 단계에서 걸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보전을 위한 정밀한 대비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경기도의 물길잇기 사업은 또 한번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우려됩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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