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에 ‘16조 원 로열티 달라!’

입력 2009.07.2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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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는 오늘부터 '냉혹한' 특허 전쟁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미국의 특허 전문회사로부터 16조 원이 넘는 로열티를 요구받고 있다는 소식부터 전합니다. 박영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서양의 환타지 영화에는 '트롤'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등장합니다.

이 '트롤'이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특허를 수집해서 기업들로부터 특허사용료를 챙기는 Patent Troll, 즉 특허괴물 때문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 약 250개의 특허괴물이 활동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인털렉추얼 벤처스라는 회사가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방문했습니다.

삼성과 LG전자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으니 특허사용료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노키아, 인텔, 구글,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세계 각국 기업과 연구소로부터 특허 2만여 건을 끌어모은 미국의 '인털렉츄얼 벤처스', 이들이 요구하는 특허사용료는 매출액의 1%에서 1.5%에 이릅니다.

지난해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의 경우 1%만 해도 1조원이고, 미국 특허법에 따라 과거 6년치를 소급하고 향후 5년치를 합산하면 요구액이 11조원이나 됩니다.

지난해에 50조원의 매출을 올린 LG전자도 5조 5천억원이나 돼서 두 회사에 요구하는 금액은 최소 16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 6조 원의 3배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입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드레이크 : "특허사용료 규모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서로 이익이 되는 상황을 바랍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인텔렉추얼 벤처스와 비밀보호협약을 맺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사상 최대규모의 특허소송으로까지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환(LG전자 부사장) : "저희가 차라리 소송비용을 들이는 게 낫지 그쪽에 굴복하고 그냥 들어가서 상대방이 요구하는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는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굴복할 경우 국내 다른 기업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렵니다.

<인터뷰> 박대식(전경련 상무) : "이들 대기업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부품이나 소재 여타 화학이나 자동차 등 다른 기업에도 확산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눈부신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이들에게 부품을 납품해온 중소기업들까지 글로벌 특허괴물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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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에 ‘16조 원 로열티 달라!’
    • 입력 2009-07-23 21:23:13
    뉴스 9
<앵커 멘트> KBS는 오늘부터 '냉혹한' 특허 전쟁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미국의 특허 전문회사로부터 16조 원이 넘는 로열티를 요구받고 있다는 소식부터 전합니다. 박영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서양의 환타지 영화에는 '트롤'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등장합니다. 이 '트롤'이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특허를 수집해서 기업들로부터 특허사용료를 챙기는 Patent Troll, 즉 특허괴물 때문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 약 250개의 특허괴물이 활동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인털렉추얼 벤처스라는 회사가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방문했습니다. 삼성과 LG전자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으니 특허사용료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노키아, 인텔, 구글,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세계 각국 기업과 연구소로부터 특허 2만여 건을 끌어모은 미국의 '인털렉츄얼 벤처스', 이들이 요구하는 특허사용료는 매출액의 1%에서 1.5%에 이릅니다. 지난해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의 경우 1%만 해도 1조원이고, 미국 특허법에 따라 과거 6년치를 소급하고 향후 5년치를 합산하면 요구액이 11조원이나 됩니다. 지난해에 50조원의 매출을 올린 LG전자도 5조 5천억원이나 돼서 두 회사에 요구하는 금액은 최소 16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 6조 원의 3배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입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드레이크 : "특허사용료 규모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서로 이익이 되는 상황을 바랍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인텔렉추얼 벤처스와 비밀보호협약을 맺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사상 최대규모의 특허소송으로까지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환(LG전자 부사장) : "저희가 차라리 소송비용을 들이는 게 낫지 그쪽에 굴복하고 그냥 들어가서 상대방이 요구하는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는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굴복할 경우 국내 다른 기업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렵니다. <인터뷰> 박대식(전경련 상무) : "이들 대기업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부품이나 소재 여타 화학이나 자동차 등 다른 기업에도 확산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눈부신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이들에게 부품을 납품해온 중소기업들까지 글로벌 특허괴물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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