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도시 광산, 폐기물에서 ‘금’ 캐기

입력 2009.09.15 (20: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원자재 가격 상승세, 참 무섭죠.

지난 4월, 1온스에 86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금 가격. 지난 11일엔 1006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구리와 납, 알루미늄 등 다른 비철금속 가격도 적게는 60%대에서 배 가까이 뛰었죠.

안정적인 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세계 각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겁니다.

이렇게 귀하신 몸이 된 광물자원, 흔히 깊은 산속에서나 캐내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주 가까운 곳, 집안에서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폐기된 가전제품에서 광물을 뽑아내는 이른바 도시 광산, 박일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북히 쌓인 전자 기판을 화학 약품 속에 넣습니다.

금을 분리하는 작업입니다.

이 용액에 녹은 물질을 가라앉히고 열을 가하면 노란 순금이 얻어집니다.

1킬로그램 금괴의 가격은 약 4천만 원.

과거에는 버려졌던 전자기판 1톤이 4천만 원짜리 금괴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인터뷰> 김봉진(애강리메텍 이사) : "주로 전자기판 같은 데서 금을 추출을 하고요. 작년 매출은 6백억 원 정도 됩니다."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에서 광물을 캐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도시 광산'.

공정도 광산에서 금을 캐는 일과 비슷합니다.

이 기계는 전자기판을 녹여 광물의 성분을 분석하는 장치입니다.

과거 산에서 캔 광석을 분석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입니다.

최근 금값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원자재값이 뛰면서, 버리지는 가전제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한대에서는 금 0.02그램, 은 0.14그램, 구리 14그램 등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광물을 추출했을 경우 효율도 높아 휴대전화 1톤을 가공했을 경우 금을 280그램 정도 얻을 수 있어 금광석 1톤에서 나오는 금 4그램보다 70배나 많습니다.

분해해서 얻는 재활용 자원이 서른 가지가 넘습니다.

<인터뷰> 김선주(에코그린 사업개발 차장) : "들어오는 물량이 서른 두가지 정도 들어오고요, 제품화가 돼서 나가는 게 서른 네가지 정도로 분류되서 나갑니다."

지자체들도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수거와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대엄(서울 도봉구청 재활용팀) : "소형가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수거를 했는데 지금은 무상으로 수거를 하기 때문에 종전보다 버리는 데 편리해졌다."

그러나 한국의 폐가전 수거율은 5% 수준에 불과한 형편입니다.

원자재값 급등과 자원 무기화를 대비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장원익(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적은 양의 지원을 해주고 어느정도의 희소한 광물을 확보할 수 있다면그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속 원자재를 95% 이상 수입하는 상황에서 재활용 비율을 두 배 높이면 2조 원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 도시 광산, 폐기물에서 ‘금’ 캐기
    • 입력 2009-09-15 20:15:00
    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원자재 가격 상승세, 참 무섭죠. 지난 4월, 1온스에 86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금 가격. 지난 11일엔 1006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구리와 납, 알루미늄 등 다른 비철금속 가격도 적게는 60%대에서 배 가까이 뛰었죠. 안정적인 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세계 각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겁니다. 이렇게 귀하신 몸이 된 광물자원, 흔히 깊은 산속에서나 캐내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주 가까운 곳, 집안에서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폐기된 가전제품에서 광물을 뽑아내는 이른바 도시 광산, 박일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북히 쌓인 전자 기판을 화학 약품 속에 넣습니다. 금을 분리하는 작업입니다. 이 용액에 녹은 물질을 가라앉히고 열을 가하면 노란 순금이 얻어집니다. 1킬로그램 금괴의 가격은 약 4천만 원. 과거에는 버려졌던 전자기판 1톤이 4천만 원짜리 금괴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인터뷰> 김봉진(애강리메텍 이사) : "주로 전자기판 같은 데서 금을 추출을 하고요. 작년 매출은 6백억 원 정도 됩니다."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에서 광물을 캐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도시 광산'. 공정도 광산에서 금을 캐는 일과 비슷합니다. 이 기계는 전자기판을 녹여 광물의 성분을 분석하는 장치입니다. 과거 산에서 캔 광석을 분석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입니다. 최근 금값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원자재값이 뛰면서, 버리지는 가전제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한대에서는 금 0.02그램, 은 0.14그램, 구리 14그램 등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광물을 추출했을 경우 효율도 높아 휴대전화 1톤을 가공했을 경우 금을 280그램 정도 얻을 수 있어 금광석 1톤에서 나오는 금 4그램보다 70배나 많습니다. 분해해서 얻는 재활용 자원이 서른 가지가 넘습니다. <인터뷰> 김선주(에코그린 사업개발 차장) : "들어오는 물량이 서른 두가지 정도 들어오고요, 제품화가 돼서 나가는 게 서른 네가지 정도로 분류되서 나갑니다." 지자체들도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수거와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대엄(서울 도봉구청 재활용팀) : "소형가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수거를 했는데 지금은 무상으로 수거를 하기 때문에 종전보다 버리는 데 편리해졌다." 그러나 한국의 폐가전 수거율은 5% 수준에 불과한 형편입니다. 원자재값 급등과 자원 무기화를 대비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장원익(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적은 양의 지원을 해주고 어느정도의 희소한 광물을 확보할 수 있다면그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속 원자재를 95% 이상 수입하는 상황에서 재활용 비율을 두 배 높이면 2조 원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