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농촌으로…‘산촌 유학생’ 증가

입력 2009.10.26 (20:35) 수정 2009.10.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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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콘크리트 숲에 갇혀 시험에 학원가느라 바쁘기는 학생들도 마찬가진데요.

요즘 이런 번잡함에서 벗어나려 도시에서 농촌으로 전학해 가는 이른바 산촌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산촌 생활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얻을까요?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교를 마치고 황금빛 들녘을 따라 집으로 향하는 어린이들.

얼마 전 도시에서 전학을 온 학생들입니다.

집에 오기가 무섭게 컴퓨터앞에 앉았던 아이들이 이제는 딴 사람이 됐습니다.

뜨끈뜨끈한 밤과 고구마를 든든히 챙겨 먹고는 저마다 호미를 들고 텃밭으로 나갑니다.

<현장음> "일단 쫙~ 뽑아보라고 그랬지, 선생님이. 자! 일단 한 번 들어봐."

<현장음> "헉! (오~ 많이 열렸네.) 대박이다."

불과 30분 만에 광주리에 하나 가득 결실이 담겼습니다.

<인터뷰> 권구휘(산촌유학생) : "진짜 농사꾼이 된 느낌이에요. (힘들지는 않아요?) 약간 힘들어도 재밌어요."

집 앞 감나무역시 좋은 놀이터입니다

장대로 가지를 떨어보고, 떨어진 감을 덥썩 물어 봅니다.

<현장음> "(덜 익은 거야) 엑~"

시간에 쫓겨 이 학원에서 저학원으로 달음질 칠 일도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동이 트기도 전인 새벽 6시. 졸리운 눈을 비비며 일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명상을 통해 하루를 계획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요일별로 정해진 체험 활동을 합니다

<인터뷰> 서동현(초교 5학년/산촌유학생) : "게임·오락 친구 집에 가도 TV만 봤는 데 여기서는 그런 게 없어서 계속 운동만 하게됩니다."

<인터뷰> 송일(산촌유학협의회장) : "산촌 유학이 실제로 도농 교류역할을 담당하리라 확신합니다."

도시에서 시골 학교로 전학와 농촌과 자연을 체험하는 이른바 산촌유학은 30여 년 전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뒤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는 3년 가량 됐습니다.

산촌유학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는 아직 미비합니다.

하지만 최대 1년의 시골살이를 통해 도시 어린이들이 변화해 간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인터뷰> 이현숙(前 교사/산촌유학 운영) : "여유로움 같아요.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 아이들 마다 긍정적인 힘이 있거든요."

<인터뷰> 김희숙(산촌유학생 학부모) : "우리 아이가 정말 작은 일 하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 마무리 한다면 낳은 부모로서 가장 행복할 것 같아요."

산촌 유학을 떠나는 어린이는 줄잡아 한 해 수백 명, 최근에는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성에 대한 고민 보다는 최고를 키우는 데만 집착해 온 우리 교육...

지식 쌓기 경쟁보다는 인성교육과 마음의 성장을 원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산촌유학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주는 교육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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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에서 농촌으로…‘산촌 유학생’ 증가
    • 입력 2009-10-26 20:19:18
    • 수정2009-10-26 20: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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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콘크리트 숲에 갇혀 시험에 학원가느라 바쁘기는 학생들도 마찬가진데요. 요즘 이런 번잡함에서 벗어나려 도시에서 농촌으로 전학해 가는 이른바 산촌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산촌 생활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얻을까요?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교를 마치고 황금빛 들녘을 따라 집으로 향하는 어린이들. 얼마 전 도시에서 전학을 온 학생들입니다. 집에 오기가 무섭게 컴퓨터앞에 앉았던 아이들이 이제는 딴 사람이 됐습니다. 뜨끈뜨끈한 밤과 고구마를 든든히 챙겨 먹고는 저마다 호미를 들고 텃밭으로 나갑니다. <현장음> "일단 쫙~ 뽑아보라고 그랬지, 선생님이. 자! 일단 한 번 들어봐." <현장음> "헉! (오~ 많이 열렸네.) 대박이다." 불과 30분 만에 광주리에 하나 가득 결실이 담겼습니다. <인터뷰> 권구휘(산촌유학생) : "진짜 농사꾼이 된 느낌이에요. (힘들지는 않아요?) 약간 힘들어도 재밌어요." 집 앞 감나무역시 좋은 놀이터입니다 장대로 가지를 떨어보고, 떨어진 감을 덥썩 물어 봅니다. <현장음> "(덜 익은 거야) 엑~" 시간에 쫓겨 이 학원에서 저학원으로 달음질 칠 일도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동이 트기도 전인 새벽 6시. 졸리운 눈을 비비며 일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명상을 통해 하루를 계획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요일별로 정해진 체험 활동을 합니다 <인터뷰> 서동현(초교 5학년/산촌유학생) : "게임·오락 친구 집에 가도 TV만 봤는 데 여기서는 그런 게 없어서 계속 운동만 하게됩니다." <인터뷰> 송일(산촌유학협의회장) : "산촌 유학이 실제로 도농 교류역할을 담당하리라 확신합니다." 도시에서 시골 학교로 전학와 농촌과 자연을 체험하는 이른바 산촌유학은 30여 년 전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뒤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는 3년 가량 됐습니다. 산촌유학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는 아직 미비합니다. 하지만 최대 1년의 시골살이를 통해 도시 어린이들이 변화해 간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인터뷰> 이현숙(前 교사/산촌유학 운영) : "여유로움 같아요.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 아이들 마다 긍정적인 힘이 있거든요." <인터뷰> 김희숙(산촌유학생 학부모) : "우리 아이가 정말 작은 일 하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 마무리 한다면 낳은 부모로서 가장 행복할 것 같아요." 산촌 유학을 떠나는 어린이는 줄잡아 한 해 수백 명, 최근에는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성에 대한 고민 보다는 최고를 키우는 데만 집착해 온 우리 교육... 지식 쌓기 경쟁보다는 인성교육과 마음의 성장을 원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산촌유학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주는 교육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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