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리나라 출산율이 불과 1.2명,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이 발표한 2009 인구 보고서 내용인데, 이 정도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정말 그런데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친 프랑스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도 원래 아이를 안 낳기로 유명한 나라였지만 최근엔 출산율이 2.02명으로 유럽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프랑스가 어떻게 이렇게 저 출산 문제를 극복했는지 그 비결을 이충형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파리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 몸무게 4킬로그램도 되지 않는 이 아기는 태어난 지 이틀 됐습니다.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
새로운 가족을 맞은 어머니가 생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나이마(중학교 교사) : “처음에 남편은 5명의 아이를 갖고자 했습니다. 깊이 생각해본 뒤 3명이 좋겠다고 조정했습니다. 첫째가 나왔으니 또 생각해보면 3명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셀린 사공스(에어프랑스 스튜어디스) : “여러 가지 보육시스템이 있습니다. 탁아소가 있고 영아도우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지원도 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난해 83만 4천 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출산율 2.02명. 가임 여성 한 명이 평균적으로 아기 두 명을 낳아 유럽 최고의 출산율을 기록했습니다.
국가의 지원은 바로 출산 이전부터 시작됩니다. 임신 7개월이 되면 800유로, 우리 돈 140만 원 가량이 부모의 통장으로 입금되고 출산과 관련된 병원비는 모두 공짜입니다.
<인터뷰> 신디(조산사) : "산모가 공립 병원에서 출산을 하면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사립 병원의 경우에는 돈을 내야합니다. 우리 같은 병원은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한때 유럽에서도 출산율 꼴찌를 달리던 프랑스. 이제 대가족은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두 살 에서 여덟 살까지 모두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쟌은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힘이 들 법도 한데 앞으로 아이를 하나 더 낳을 생각입니다.
<인터뷰> 쟌 데스트무스 : "아이를 3명 이상 낳으면 '다가족 카드'를 받게 되고, 대중교통 할인을 받습니다. 셋이면 30%,넷이면 40%,다섯이면 50%의 할인을 받습니다."
프랑스는 '수당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아이를 낳는 가족에게 현금을 손에 쥐어주고 있습니다.
셋째 아이를 낳는 여성이 육아 휴직을 하게 되면 기본 수당 외에도 매달 750유로, 우리 돈 130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인터뷰> 브뢰이(프랑스 통계청 인구사회팀장) : "1,2명의 자녀는 자연스럽게 태어나기 때문에 큰 지원을 하지 않지만 3번째 자녀를 가지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돈을 지급합니다."
여기다 휴가비와 이사 가는 특별 수당이 주어지고 주택 보조금과 연금납부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이 두루 주어집니다.
심지어 식당이나 영화관, 옷이나 신발 가게에서도 2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프랑스에서 셋째 아이부터는 '황금 덩어리'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프랑스 정부가 출산, 양육 지원비로 쓰는 돈은 GDP의 4.7%. 해마다 880억 유로, 우리 돈으로 150조 원에 이릅니다.
아이는 부모가 낳지만 기르는 건 국가가 기른다!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 까지 국가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인식이 출산 정책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일하는 엄마들이 마음 놓고 직장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완벽한 육아 지원책을 세운 겁니다.
아기는 생후 1년만 돼도 공립 유아원에 맡길 수 있습니다. 크레쉬로 불리는 유아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아기를 맡긴 뒤 일터로 향하는 엄마들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인터뷰> 셀린 : "오전 8시~8시 15분에 아이를 맡기고 저녁에는 5시~5시 30분에 찾아갑니다."
소득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라 보육료도 많이 내지 않습니다.
파리 근교인 쉬렌느에 사는 맞벌이 부부 로랑 씨 집에도 아침이 밝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남매를 데리고 집을 나서는 게 부부의 출근길 시작입니다. 이들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직장으로 향합니다.
<인터뷰> 로랑 : "아내와 분담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주는데 그런 날은 밤늦게 귀가해도 문제가 없죠."
프랑스의 공립학교들은 시청 등 자치단체와 연계해 맞벌이 부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수업이 없는 아침 8시부터 9시 사이, 그리고 오후 4시 반부터 6시까지는 특별활동 명목으로 학교에서 아이를 돌봐줍니다.
<인터뷰> 마르셀(특별활동 강사) : "우선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정오가 되면 다른 도우미들이 아이들의 급식을 도와줍니다."
심지어 공휴일이나 방학 때도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레저 센터를 열어 아이들을 맡아줍니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퇴근한 부모가 찾으러 올 때 까지 컴퓨터나 음악, 미술, 무용 등 다양한 과외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렌느(교사) : "많은 엄마들이 일을 합니다. 우리 학교 학부모 가운데 약 85%의 엄마가 일을 합니다."
프랑스에서 인구 장려 장책이 시작된 것은 1930년대로 세계 최초였습니다. 처음엔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력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여성들의 자아실현과 사회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 안전판이 됐습니다.
<인터뷰> 알렉상드라 : "프랑스에서는 유치원이 엄마들을 자유롭게 일하게 하고, 이로써 출산 여성의 노동이 발전합니다."
공교육에 대한 믿음도 출산율을 높인 요인입니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비용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사회 여건이 오랜 전통으로 굳어졌습니다.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바깥에서 영어, 수학 등을 배우는 사설 학원이 없으니 사교육비란 말 자체가 없습니다.
<인터뷰> 기 브뤼네(인구학자) : "프랑스의 출산율은 20세기 전반에 세계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영국보다 낮았습니다. 그 대책으로 국력을 키우자는 겁니다. 어린이가 많은 나라가 강한 나라입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40년 뒤인 2050년에 예상되는 프랑스의 인구는 7500만 명. 지금보다 1100만 명이 늘어나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프랑스 정부가 그동안 좌우파를 막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출산 장려 정책을 펴온 것이 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특히 아이를 많이 낳자는 구호보다도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해온 결과입니다.
국가가 부모와 함께 교육을 책임지는 사회 체계. 여기다 출산을 통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 발전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린이들의 꿈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불과 1.2명,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이 발표한 2009 인구 보고서 내용인데, 이 정도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정말 그런데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친 프랑스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도 원래 아이를 안 낳기로 유명한 나라였지만 최근엔 출산율이 2.02명으로 유럽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프랑스가 어떻게 이렇게 저 출산 문제를 극복했는지 그 비결을 이충형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파리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 몸무게 4킬로그램도 되지 않는 이 아기는 태어난 지 이틀 됐습니다.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
새로운 가족을 맞은 어머니가 생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나이마(중학교 교사) : “처음에 남편은 5명의 아이를 갖고자 했습니다. 깊이 생각해본 뒤 3명이 좋겠다고 조정했습니다. 첫째가 나왔으니 또 생각해보면 3명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셀린 사공스(에어프랑스 스튜어디스) : “여러 가지 보육시스템이 있습니다. 탁아소가 있고 영아도우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지원도 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난해 83만 4천 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출산율 2.02명. 가임 여성 한 명이 평균적으로 아기 두 명을 낳아 유럽 최고의 출산율을 기록했습니다.
국가의 지원은 바로 출산 이전부터 시작됩니다. 임신 7개월이 되면 800유로, 우리 돈 140만 원 가량이 부모의 통장으로 입금되고 출산과 관련된 병원비는 모두 공짜입니다.
<인터뷰> 신디(조산사) : "산모가 공립 병원에서 출산을 하면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사립 병원의 경우에는 돈을 내야합니다. 우리 같은 병원은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한때 유럽에서도 출산율 꼴찌를 달리던 프랑스. 이제 대가족은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두 살 에서 여덟 살까지 모두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쟌은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힘이 들 법도 한데 앞으로 아이를 하나 더 낳을 생각입니다.
<인터뷰> 쟌 데스트무스 : "아이를 3명 이상 낳으면 '다가족 카드'를 받게 되고, 대중교통 할인을 받습니다. 셋이면 30%,넷이면 40%,다섯이면 50%의 할인을 받습니다."
프랑스는 '수당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아이를 낳는 가족에게 현금을 손에 쥐어주고 있습니다.
셋째 아이를 낳는 여성이 육아 휴직을 하게 되면 기본 수당 외에도 매달 750유로, 우리 돈 130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인터뷰> 브뢰이(프랑스 통계청 인구사회팀장) : "1,2명의 자녀는 자연스럽게 태어나기 때문에 큰 지원을 하지 않지만 3번째 자녀를 가지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돈을 지급합니다."
여기다 휴가비와 이사 가는 특별 수당이 주어지고 주택 보조금과 연금납부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이 두루 주어집니다.
심지어 식당이나 영화관, 옷이나 신발 가게에서도 2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프랑스에서 셋째 아이부터는 '황금 덩어리'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프랑스 정부가 출산, 양육 지원비로 쓰는 돈은 GDP의 4.7%. 해마다 880억 유로, 우리 돈으로 150조 원에 이릅니다.
아이는 부모가 낳지만 기르는 건 국가가 기른다!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 까지 국가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인식이 출산 정책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일하는 엄마들이 마음 놓고 직장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완벽한 육아 지원책을 세운 겁니다.
아기는 생후 1년만 돼도 공립 유아원에 맡길 수 있습니다. 크레쉬로 불리는 유아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아기를 맡긴 뒤 일터로 향하는 엄마들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인터뷰> 셀린 : "오전 8시~8시 15분에 아이를 맡기고 저녁에는 5시~5시 30분에 찾아갑니다."
소득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라 보육료도 많이 내지 않습니다.
파리 근교인 쉬렌느에 사는 맞벌이 부부 로랑 씨 집에도 아침이 밝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남매를 데리고 집을 나서는 게 부부의 출근길 시작입니다. 이들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직장으로 향합니다.
<인터뷰> 로랑 : "아내와 분담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주는데 그런 날은 밤늦게 귀가해도 문제가 없죠."
프랑스의 공립학교들은 시청 등 자치단체와 연계해 맞벌이 부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수업이 없는 아침 8시부터 9시 사이, 그리고 오후 4시 반부터 6시까지는 특별활동 명목으로 학교에서 아이를 돌봐줍니다.
<인터뷰> 마르셀(특별활동 강사) : "우선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정오가 되면 다른 도우미들이 아이들의 급식을 도와줍니다."
심지어 공휴일이나 방학 때도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레저 센터를 열어 아이들을 맡아줍니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퇴근한 부모가 찾으러 올 때 까지 컴퓨터나 음악, 미술, 무용 등 다양한 과외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렌느(교사) : "많은 엄마들이 일을 합니다. 우리 학교 학부모 가운데 약 85%의 엄마가 일을 합니다."
프랑스에서 인구 장려 장책이 시작된 것은 1930년대로 세계 최초였습니다. 처음엔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력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여성들의 자아실현과 사회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 안전판이 됐습니다.
<인터뷰> 알렉상드라 : "프랑스에서는 유치원이 엄마들을 자유롭게 일하게 하고, 이로써 출산 여성의 노동이 발전합니다."
공교육에 대한 믿음도 출산율을 높인 요인입니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비용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사회 여건이 오랜 전통으로 굳어졌습니다.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바깥에서 영어, 수학 등을 배우는 사설 학원이 없으니 사교육비란 말 자체가 없습니다.
<인터뷰> 기 브뤼네(인구학자) : "프랑스의 출산율은 20세기 전반에 세계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영국보다 낮았습니다. 그 대책으로 국력을 키우자는 겁니다. 어린이가 많은 나라가 강한 나라입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40년 뒤인 2050년에 예상되는 프랑스의 인구는 7500만 명. 지금보다 1100만 명이 늘어나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프랑스 정부가 그동안 좌우파를 막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출산 장려 정책을 펴온 것이 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특히 아이를 많이 낳자는 구호보다도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해온 결과입니다.
국가가 부모와 함께 교육을 책임지는 사회 체계. 여기다 출산을 통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 발전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린이들의 꿈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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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저출산 극복의 비결
-
- 입력 2009-11-21 19:42:04

<앵커 멘트>
우리나라 출산율이 불과 1.2명,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이 발표한 2009 인구 보고서 내용인데, 이 정도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정말 그런데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친 프랑스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도 원래 아이를 안 낳기로 유명한 나라였지만 최근엔 출산율이 2.02명으로 유럽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프랑스가 어떻게 이렇게 저 출산 문제를 극복했는지 그 비결을 이충형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파리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 몸무게 4킬로그램도 되지 않는 이 아기는 태어난 지 이틀 됐습니다.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
새로운 가족을 맞은 어머니가 생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인터뷰> 나이마(중학교 교사) : “처음에 남편은 5명의 아이를 갖고자 했습니다. 깊이 생각해본 뒤 3명이 좋겠다고 조정했습니다. 첫째가 나왔으니 또 생각해보면 3명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셀린 사공스(에어프랑스 스튜어디스) : “여러 가지 보육시스템이 있습니다. 탁아소가 있고 영아도우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지원도 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난해 83만 4천 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출산율 2.02명. 가임 여성 한 명이 평균적으로 아기 두 명을 낳아 유럽 최고의 출산율을 기록했습니다.
국가의 지원은 바로 출산 이전부터 시작됩니다. 임신 7개월이 되면 800유로, 우리 돈 140만 원 가량이 부모의 통장으로 입금되고 출산과 관련된 병원비는 모두 공짜입니다.
<인터뷰> 신디(조산사) : "산모가 공립 병원에서 출산을 하면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사립 병원의 경우에는 돈을 내야합니다. 우리 같은 병원은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한때 유럽에서도 출산율 꼴찌를 달리던 프랑스. 이제 대가족은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두 살 에서 여덟 살까지 모두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쟌은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힘이 들 법도 한데 앞으로 아이를 하나 더 낳을 생각입니다.
<인터뷰> 쟌 데스트무스 : "아이를 3명 이상 낳으면 '다가족 카드'를 받게 되고, 대중교통 할인을 받습니다. 셋이면 30%,넷이면 40%,다섯이면 50%의 할인을 받습니다."
프랑스는 '수당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아이를 낳는 가족에게 현금을 손에 쥐어주고 있습니다.
셋째 아이를 낳는 여성이 육아 휴직을 하게 되면 기본 수당 외에도 매달 750유로, 우리 돈 130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인터뷰> 브뢰이(프랑스 통계청 인구사회팀장) : "1,2명의 자녀는 자연스럽게 태어나기 때문에 큰 지원을 하지 않지만 3번째 자녀를 가지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돈을 지급합니다."
여기다 휴가비와 이사 가는 특별 수당이 주어지고 주택 보조금과 연금납부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이 두루 주어집니다.
심지어 식당이나 영화관, 옷이나 신발 가게에서도 2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프랑스에서 셋째 아이부터는 '황금 덩어리'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프랑스 정부가 출산, 양육 지원비로 쓰는 돈은 GDP의 4.7%. 해마다 880억 유로, 우리 돈으로 150조 원에 이릅니다.
아이는 부모가 낳지만 기르는 건 국가가 기른다!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 까지 국가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인식이 출산 정책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일하는 엄마들이 마음 놓고 직장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완벽한 육아 지원책을 세운 겁니다.
아기는 생후 1년만 돼도 공립 유아원에 맡길 수 있습니다. 크레쉬로 불리는 유아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아기를 맡긴 뒤 일터로 향하는 엄마들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인터뷰> 셀린 : "오전 8시~8시 15분에 아이를 맡기고 저녁에는 5시~5시 30분에 찾아갑니다."
소득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라 보육료도 많이 내지 않습니다.
파리 근교인 쉬렌느에 사는 맞벌이 부부 로랑 씨 집에도 아침이 밝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남매를 데리고 집을 나서는 게 부부의 출근길 시작입니다. 이들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직장으로 향합니다.
<인터뷰> 로랑 : "아내와 분담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주는데 그런 날은 밤늦게 귀가해도 문제가 없죠."
프랑스의 공립학교들은 시청 등 자치단체와 연계해 맞벌이 부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수업이 없는 아침 8시부터 9시 사이, 그리고 오후 4시 반부터 6시까지는 특별활동 명목으로 학교에서 아이를 돌봐줍니다.
<인터뷰> 마르셀(특별활동 강사) : "우선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정오가 되면 다른 도우미들이 아이들의 급식을 도와줍니다."
심지어 공휴일이나 방학 때도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레저 센터를 열어 아이들을 맡아줍니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퇴근한 부모가 찾으러 올 때 까지 컴퓨터나 음악, 미술, 무용 등 다양한 과외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렌느(교사) : "많은 엄마들이 일을 합니다. 우리 학교 학부모 가운데 약 85%의 엄마가 일을 합니다."
프랑스에서 인구 장려 장책이 시작된 것은 1930년대로 세계 최초였습니다. 처음엔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력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여성들의 자아실현과 사회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 안전판이 됐습니다.
<인터뷰> 알렉상드라 : "프랑스에서는 유치원이 엄마들을 자유롭게 일하게 하고, 이로써 출산 여성의 노동이 발전합니다."
공교육에 대한 믿음도 출산율을 높인 요인입니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비용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사회 여건이 오랜 전통으로 굳어졌습니다.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바깥에서 영어, 수학 등을 배우는 사설 학원이 없으니 사교육비란 말 자체가 없습니다.
<인터뷰> 기 브뤼네(인구학자) : "프랑스의 출산율은 20세기 전반에 세계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영국보다 낮았습니다. 그 대책으로 국력을 키우자는 겁니다. 어린이가 많은 나라가 강한 나라입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40년 뒤인 2050년에 예상되는 프랑스의 인구는 7500만 명. 지금보다 1100만 명이 늘어나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프랑스 정부가 그동안 좌우파를 막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출산 장려 정책을 펴온 것이 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특히 아이를 많이 낳자는 구호보다도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해온 결과입니다.
국가가 부모와 함께 교육을 책임지는 사회 체계. 여기다 출산을 통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 발전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린이들의 꿈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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