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성추행까지…119 구급대원 ‘수난시대’

입력 2009.12.23 (22:15) 수정 2009.12.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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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 대원들 참으로 고마운 분들 아닙니까?

그런데 술취한 환자나 보호자들의 도를 넘는 폭력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살충제를 탄 술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 50대 남성,

출동한 구급대원의 목을 억세게 움켜쥐고 마구 흔듭니다.

<녹취> "병원 가시자고요. (뭐, 병원 가자고?)"

보호자가 말리는데도 욕설과 폭행을 멈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라의승(당시 폭행 피해 구급대원) : "(그런 일이 있고 나서)출동을 나가게 되면 적극적이질 못하게 되요. 저 사람이 제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해하지 않을까."

구급차에서 내린 환자와 보호자가 느닷없이 구급대원의 얼굴을 때립니다.

<녹취> "이런 ○○야..."

이유는 차 안에서의 흡연을 말렸다는 것.

구급대원은 20여 차례나 맞았습니다.

폭행은 병원 응급실에서도 일어납니다.

구급 대원 뒤로 다가간 환자가 갑자기 목을 조르고 주먹을 휘두릅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서야 난동은 끝납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2006년 28건에서 지난해엔 71건으로 2.5배나 늘었습니다.

음주 상태 환자의 폭행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여성대원들은 술 취한 환자를 혼자 상대하기가 버거울뿐더러 성추행 위험에도 노출돼있습니다.

<인터뷰> 김유화(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구급대원) : "성추행은 증거가 안 남고 여자 입장에서 수치스럽고."

구급 대원에 대한 폭행을 막기 위해 최근, 구급차 안에 CCTV를 설치하고 있지만 설치율은 전체 구급차의 겨우 10%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유순규(을지대 응급구조학과) : "형법 136조의 공무집행방해죄는 사법권이기 때문에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에도 이런 형법에 관련된 법을 넣어서."

'환자의 폭행에 대비해야 한다.'라는 구급대 행동 매뉴얼을 만들 정도로 심각해진 폭행, 119구급대원은 지금 수난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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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행·성추행까지…119 구급대원 ‘수난시대’
    • 입력 2009-12-23 22:15:46
    • 수정2009-12-24 09: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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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 대원들 참으로 고마운 분들 아닙니까? 그런데 술취한 환자나 보호자들의 도를 넘는 폭력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살충제를 탄 술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 50대 남성, 출동한 구급대원의 목을 억세게 움켜쥐고 마구 흔듭니다. <녹취> "병원 가시자고요. (뭐, 병원 가자고?)" 보호자가 말리는데도 욕설과 폭행을 멈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라의승(당시 폭행 피해 구급대원) : "(그런 일이 있고 나서)출동을 나가게 되면 적극적이질 못하게 되요. 저 사람이 제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해하지 않을까." 구급차에서 내린 환자와 보호자가 느닷없이 구급대원의 얼굴을 때립니다. <녹취> "이런 ○○야..." 이유는 차 안에서의 흡연을 말렸다는 것. 구급대원은 20여 차례나 맞았습니다. 폭행은 병원 응급실에서도 일어납니다. 구급 대원 뒤로 다가간 환자가 갑자기 목을 조르고 주먹을 휘두릅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서야 난동은 끝납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2006년 28건에서 지난해엔 71건으로 2.5배나 늘었습니다. 음주 상태 환자의 폭행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여성대원들은 술 취한 환자를 혼자 상대하기가 버거울뿐더러 성추행 위험에도 노출돼있습니다. <인터뷰> 김유화(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구급대원) : "성추행은 증거가 안 남고 여자 입장에서 수치스럽고." 구급 대원에 대한 폭행을 막기 위해 최근, 구급차 안에 CCTV를 설치하고 있지만 설치율은 전체 구급차의 겨우 10%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유순규(을지대 응급구조학과) : "형법 136조의 공무집행방해죄는 사법권이기 때문에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에도 이런 형법에 관련된 법을 넣어서." '환자의 폭행에 대비해야 한다.'라는 구급대 행동 매뉴얼을 만들 정도로 심각해진 폭행, 119구급대원은 지금 수난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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