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국가대표, ‘밴쿠버 꿈’ 끝내 물거품

입력 2010.01.2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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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키점프 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국가대표'란 영화가 지난 가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선 영화와 달리 우리 대표단이 밴쿠버 하늘을 함께 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도전과 좌절이 되풀이되고 있는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안타까운 소식을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늘을 향한 스키점프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

<녹취> "뛰어, 뛰란 말야. 병신아. 뭐가 무서워. 니가 지금 왜 뛰어야 하는 지 몰라?"

열악한 환경을 딛고 올림픽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에 850만 관중도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국가대표는 영화와는 반대의 결론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최근 올림픽 출전 규정이 바뀌면서 대표팀의 막내 강칠구 선수가 '나홀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그 바람에 네 명이 한 팀을 이루는 단체전 출전마저 물거품이 됐습니다.

<인터뷰> 강칠구(스키점프 국가대표) : "저희 팀 구성원 4명이 어떻게 보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볼 수 있었어요. 제일 선배 형도 적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아쉬운 것 같아요."

든든한 스폰서는 커녕 정책적 지원도 변변치 못했던 이들에게 영화 국가대표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줬습니다

꿈에 그리던 소속팀이 생겨 막노동에 주차 요원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활비를 보태던 일은 이젠 추억이 됐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훈련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안정적인 팀 운영을 위한 스폰서가 없어 이런 일회성 광고 촬영도 아쉬운 형편.

외국인 감독을 포함해 코치진 만 7명인 일본 대표팀과 달리 코치는 단 한명 뿐입니다.

올림픽 출전규정이 바뀌어 본인이 탈락됐다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확인했을 정돕니다.

출전이 좌절된 뒤 차라리 아무도 없는 곳에 숨고 싶었지만, 좌절하지 말라는 부모님의 문자메시지를 볼 때마다 자신을 추스려봅니다.

<인터뷰> 최흥철(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주장) : "이렇게 된 상황에서 저희들까지 침울해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칠구 몫까지 열심히 하는 게 칠구한테는 더 좋지 않을까."

영화가 아닌 실력과 성적으로 스키점프의 중흥기를 이끌겠다는 국가대표팀 선수들.

<인터뷰> 강칠구(스키점프 국가대표) : "아시안 게임에서 다시 8년 만에 정상, 정상 자리를 지키는 게 목표이고, 그걸로써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서야죠."

꿈을 향해 나가고 있는 이들에게 최종 목표는 이제 메달이 아닌, 좌절을 넘어선 도전 그 자체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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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점프 국가대표, ‘밴쿠버 꿈’ 끝내 물거품
    • 입력 2010-01-20 20: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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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키점프 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국가대표'란 영화가 지난 가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선 영화와 달리 우리 대표단이 밴쿠버 하늘을 함께 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도전과 좌절이 되풀이되고 있는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안타까운 소식을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늘을 향한 스키점프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 <녹취> "뛰어, 뛰란 말야. 병신아. 뭐가 무서워. 니가 지금 왜 뛰어야 하는 지 몰라?" 열악한 환경을 딛고 올림픽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에 850만 관중도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국가대표는 영화와는 반대의 결론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최근 올림픽 출전 규정이 바뀌면서 대표팀의 막내 강칠구 선수가 '나홀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그 바람에 네 명이 한 팀을 이루는 단체전 출전마저 물거품이 됐습니다. <인터뷰> 강칠구(스키점프 국가대표) : "저희 팀 구성원 4명이 어떻게 보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볼 수 있었어요. 제일 선배 형도 적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아쉬운 것 같아요." 든든한 스폰서는 커녕 정책적 지원도 변변치 못했던 이들에게 영화 국가대표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줬습니다 꿈에 그리던 소속팀이 생겨 막노동에 주차 요원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활비를 보태던 일은 이젠 추억이 됐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훈련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안정적인 팀 운영을 위한 스폰서가 없어 이런 일회성 광고 촬영도 아쉬운 형편. 외국인 감독을 포함해 코치진 만 7명인 일본 대표팀과 달리 코치는 단 한명 뿐입니다. 올림픽 출전규정이 바뀌어 본인이 탈락됐다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확인했을 정돕니다. 출전이 좌절된 뒤 차라리 아무도 없는 곳에 숨고 싶었지만, 좌절하지 말라는 부모님의 문자메시지를 볼 때마다 자신을 추스려봅니다. <인터뷰> 최흥철(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주장) : "이렇게 된 상황에서 저희들까지 침울해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칠구 몫까지 열심히 하는 게 칠구한테는 더 좋지 않을까." 영화가 아닌 실력과 성적으로 스키점프의 중흥기를 이끌겠다는 국가대표팀 선수들. <인터뷰> 강칠구(스키점프 국가대표) : "아시안 게임에서 다시 8년 만에 정상, 정상 자리를 지키는 게 목표이고, 그걸로써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서야죠." 꿈을 향해 나가고 있는 이들에게 최종 목표는 이제 메달이 아닌, 좌절을 넘어선 도전 그 자체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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